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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 건 아니고 우연에 우연이 겹친 즐거운 재회ㅎㅎ
게시물ID : lovestory_5189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하늘나린
추천 : 3
조회수 : 400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3/02/19 01:34:43

저는 인간관계가 굉장히 담백한 편입니다.

이걸 나쁘게 말하면 칼같이 끊기는 편이죠.

초등학교 졸업하면서 초등학교 친구들은 모두 연락이 끊겼고, 이건 중학교를 졸업할 때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남는 게 없는 인간관계'를 아주 잘 보여주는 경우입니다 -_-;;

 

 

고등학교 2학년 11월 모의고사를 본 후 등급컷에 간당간당한 수리 점수에 절망하고 저는 학원을 다니기로 마음먹었습니다.

학원에서 새로 시험을 치고 반을 배정받아 선생님하고 상담을 했는데, 제가 배정받을 반이 기존에 다니던 영어랑 시간이 겹치더군요.

그래서 하는수없이 부담스러운 마음을 안고 하나 높은 반으로 들어갔습니다.

 

놀랍게도 제가 학원에 들어간 당일날 저희 반에 들어온 애가 하나 더 있더군요.

그것도 이과반에선 보기 힘든 여자애가.

(저도 여자입니다. 이대로 커플로 이어졌다! 이런 이야기 아니니 보셔도 돼요ㅋㅋㅋ)

첫날은 그냥 그러려니 하고 지나갔는데 그 다음날 보니까 묘하게 익숙한 거에요

초등학교 어디 나왔냐고 물었더니 역시나.. 동창이었습니다.

분명히 5학년 때 같은 반이었는데, 기억나냐고 물으니 눈을 동그랗게 뜨면서 그건 기억나지 않는다고 하더군요.

저는 그 친구 얼굴, 목소리, 키, 집 주소(?).. 다 기억하는데 말이에요ㅋㅋㅋ

여하튼 그런 이야기를 하니까 당황하면서 미안해하더라구요.

사실 그 친구는 변한 게 거의 없고 저는 거의 1년 단위로 생김새가 변해서 그런 것 뿐인데..

 

그 뒤로 여차저차해서 요즘은 꽤 친하게 지내고 있습니다.

(졸업앨범 찾아보고도 5학년 때가 기억은 안 나지만 제가 있었다는 건 봤다네요.)

왠지 대학을 가도 이 친구는 연락 하고 지낼 것 같아요ㅋㅋ

 

초등학교 때 저는 지금과는 다르게 공부만 하고 친구도 별로 없고.. 친구들이랑 어울리기 힘들어하던 성격이었는데

그 친구는 공부도 잘 하고 키도 크고 생김새도 말끔하면서, 굳이 남들이랑 어울리려고 애쓰지 않아도 친구들이 다가오고, 항상 임원을 맡고 해서 제 눈에는 참 대단하게 보였거든요ㅋㅋ

그런 친구가 제 옆에서 수업 들으면서 졸다가 책상에 머리 찧어서 쿵 소리가 난다던지

영어 성적이 안 나와서 우울하다면서 쉬는시간마다 영어 단어를 붙잡고 있다던지

집에 가는 버스 놓쳤다고 머리를 쥐어뜯는다던지

이런 일상이 너무너무 즐겁네요.

학원은 새로이 친구를 사귀기도 힘든 경직된 분위기라 항상 학원에서는 혼자였는데 이 친구가 지금 마치 한줄기 빛 같습니다.

 

과거사는 깔끔히 정리하는 게 나쁜 건 아니지만..

가끔은 옛날의 기억을 공유하는 사람을 만난다는 게 굉장히 기분 좋은 일이 될 수도 있는 것 같습니다.

ㅎㅎ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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