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고등학교 2학년때, 학교에 큰 사고가 났던 적이 있었습니다.
애들이 바다에서 활동하다가 단체로 물에 빠졌던 사건이었습니다.
그중 5명이 돌아오지 못했죠. 제 친구도 있었어요.
마음이 너무 아팠습니다. 죽으면 안되는 아이들이었다는 걸 잘 알고 있었거든요.
그리고 고등학교 3학년 때, 일이 터졌습니다.
세월호 침몰...비극입니다. 비슷한 일을 당한 저로써 너무 가슴에 와닿고 마음이 아팠습니다.
그들을 정말 추모했습니다. 다시는 벌어지면 안되는 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렇게 신념을 가졌습니다.
그런데... 정말 충격적인 일을 겪었습니다.
앞서 말했다시피 저의 학교는 이미 비슷한 일을 겪은 학교였습니다.
당연히 우리학교 아이들도 같이 슬퍼할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한번 교실에서 쉬는시간에 세월호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한 10명정도 아이들이 앉아있었는데, 아이들 반응이... 웃고 놀리더라고요.
네. 저희반 저를 제외한 10명 모두가 세월호 사건을
씹던껌 그 이상 이하도 아닌 일로 언급했습니다.
'세월이 가면' 노래를 아주 맛깔나게 불렀습니다.
저 혼자 부들부들거리고 있었습니다. 전 그게 틀린 일이고, 그러면 안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그 당시, 그 누구도,
친구도, 부모님도, 선생님도,
제 이야기에 대해 한결같이 이야기했습니다.
'그럴 수도 있지'
네. 그럴수도 있으니 공부하라는 말만 들었습니다.
누구도 '너가 옳은 신념을 가졌으니, 열심히 살아라'라고 이야기하지 않았습니다.
저에겐 정말 충격이었습니다.
나 혼자만 옳다고 생각했던건가, 내가 틀린건가.
이 문제로 밤낮 고민했습니다.
결국 시름시름 앓다가 정신적으로 굉장히 힘든 시기를 보내게 되었습니다.
그래도 운이 좋았던건지, 제 생존본능이 발동한 건지.
어떻게 어떻게 해서 미래가 불안하진 않은 대학생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최근에서야.
우연히 만난 익명의 어떤 분에게서
'너가 옳다. 먼저 간 다섯명의 아이들이 너에게 고마워할 것이다'
라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네. 저는 틀린 게 아니었습니다.
옳게 생각했을 뿐이었습니다.
나를 제외한 모두가 넌 틀렸다고 해도, 전 옳은 거였습니다.
그걸 사건이 터지고 2년이 지난 이제서야 깨달았습니다.
두서없이 쓴 글이라 난해할 수 있다는 점 죄송합니다.
당신이 열심히 살고,
무엇이 올바른지 구분하실 수 있는 분이면,
항상 자신이 옳다는 신념을 갖고 살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저같은 실수는 하지 말아주세요.
이만 마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