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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계열 진학 희망자를 위한 글
게시물ID : science_1907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물리스
추천 : 5
조회수 : 602회
댓글수 : 5개
등록시간 : 2013/04/27 02:22:17

저는 고등학교때 물리성적이 썩 좋지 않았습니다. 내신이 10점정도 나온적도 있었어요.

학교에서 이과 학생들도 물리 선택을 별로 안했었고, 그닥 재미는 없었어요.

오히려 화학2는 아주 재미가 있었죠.

화학2는 학생들이 잘 선택 안했고, 그걸 선택한 희소성의 멋이 나니까요.

게다가 비누만 보면 비누화 반응이 생각나고 pH를 고민하는 정도까지 좋아했습니다.

그런데 어느날 오비탈 파트를 공부하는데, 오비탈 파트를 그냥 외우기가 너무 싫었고 나는 그게 뭔지 꼭 알아야 겟더군요.

그래서 그게 뭐냐고 화학 선생에게 물었더니 그게 물리라네요.

그래서 물리의 멋짐을 느끼고 물리공부만 했어요.


그치만 애초에 물리학과 대학을 갈 생각이 없었어요.

물리공부 한들 화학보다 성적 잘나오는 것도 아니고...

고등학교 물리가 썩 재미있는 교재도 아니었고...

취직 잘되는 공대나 돈 잘버는 기계공학이나 생각했었죠.

그런데 고등학교 2학년때 문득 그런생각이 듭디다.


'취직이든, 돈이든 그건 부모나 환경에 의한 결정이 아닌가. 나는 순수하게 아무 생각없이 내 '선택'과 단지 '그냥' 이라는 이유가 멋지므로 그런 학과가 있다면 저돌적으로 주장해야겟다. 왜냐면 멋지니까.'


그래서 수능 3개를 다 물리학과에 넣고 수시도 넣었는데 너무 상향 지원했는지 다 떨어졌네요.

그래서 전문대 가서 돈이나 벌까 싶어 전문대에 갔습니다.

(사실 부모님의 재수에 대한 완강한 반대와 전문대에 대한 요구도 있었음)

근데 가만 생각해보니, 내가 여기서 물리학과를 다시 가겟다고 주장해서 진짜로 가면

나중에 동창회에 가면 존나 멋질꺼 같았어요.

게다가 평생 부모 원망하면서 사는 찌질이 일순 없잔아요?

(이렇게 마찰이 큰데 이겨내면 뭔가 멋짐!)


그래서 학교 자퇴하고 물리학과 드가서 1학년때부터 랩실에 짱박히게 됬네요.


지금은 내 선택이 너무 행복합니다.

스스로가 너무 멋져요 (크- 쩐다.)

윗 글에는 물리학에 심취한 내용이나 물리를 배워가며 느끼는 행복은 적지 않았어요.

왜냐면 저는 그런 행복을 대학에 와서야 제대로 느낄 수 있었거든요.


지금 당장 꿈이나 어느 대학에 진학해야 겟다는 목표가 뚜렸하지 않아 고민이라면,

아무 생각없이 하나 정하세요. 이유가 거창할 필요는 없어요. 내가 골랐다는게 가장 중요하죠!

그리고 나는 그게 뭔지 잘모르지만 그걸 잘 알아야 겟고 그걸 좀 조져놔야 겟다고 스스로 다짐해보는 것도,

사는데 충분히 행복한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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