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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대학교수가 쓴 '가식적인 싸이월드'
게시물ID : humorstory_15183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머리좀감우성
추천 : 23
조회수 : 852회
댓글수 : 7개
등록시간 : 2008/04/09 01:26:50
어느대학교수가쓴
'가식적인 싸이월드'

 

어떠한 노력도 하지 않으면서 
성공만은 꿈꾸는 한심한 백수들도 
무언가를 열심히 배우고 있는 척 

전문직 비슷한 뉘앙스를 풍기며 
자신만은 정말 하루하루 노력하며 살고 있는 것처럼 
포장하는 곳이 싸이월드다. 


싸이월드 일기장 같은 경우는 가식의 메카이다. 
그만큼 은밀하면서도 타인을 의식하는 역겨운 글쓰기장이다. 
읽을 대상을 염두해두고 쓰는 그 자기자랑 가득한 
논픽션 드라마 일기에 우리는 과연 얼마나 
솔직해질 수 있을까? 

친하지도 않은 사람 사진까지 마구 스크랩하며 
친구 폴더의 페이지수를 늘려 

내 대인관계는 이 정도다 뽐내고, 
렌트카에서 사진을 찍거나 고급레스토랑에서 사진을 찍는 것 
따위로 자신의 가치를 올리려고 시도한다. 


마치 영원한 사랑을 할 듯 홈피 전체를 
'그 사람'과의 사진과 이야기로 도배했다 불과 몇 주 만에 
'그 사람'이 '다른 사람'으론 바뀌곤 또 다른 '그 사람'으로 
똑같은 패턴으로 홈피를 꾸미기 시작한다. 

 

현실과는 관계도 없는 달콤한 김제동식 말장난 철학으로 
도배하여 자신의 행동을 합리화 시킨다. 
여기저기서 쓸데없는 몇 줄짜리 글귀들을 마구 스크랩 해와선 
거기에 자신을 맞추어 나간다. 
남들이 써놓은 짧은 몇 줄짜리 글 따위에 
자신의 신념마저 흔들리며 자신의 정체성을 잃고 
결국 또 하나의 '나'가 만들어진다. 


어딜가서 무얼 했고, 어딜가서 무얼 먹었으며, 
어제의 기분은 어떠했고, 오늘의 기분은 어떠하며.. 

설렘, 우울, 짜증 같은 기분표시 따위를 하루하루 변경하면서 
자기의 기분을 모든 사람이 다 알아주고 이해해 주길 바란다. 

 

마치 보험설계사가 자신의 고객을 관리하듯이 
일촌리스트를 펼쳐놓고 

첫번부터 끝번까지 방명록 순회를 하며 
다 비슷비슷한 글들을 남기곤 자신의 홈피에도 와달라는 
은근한 암시를 한다. 

 

 

애초에 무언가를 바라고 상대방의 홈피에 흔적을 남긴다. 
Give and Take. '내가 너 사진에 예쁘다고 남겼으니 
너도 예쁘다고 남겨야지' 하다못해 자신의 싸이 투데이라도 
올라가겠지 하는 생각으로. 


일촌평의 길이와 방명록의 숫자가 
자신의 가치를 보여준다고 믿고 있다. 
그 아무 의미 없는 일촌평과 방명록의 숫자를 늘리기 위해 
타인을 생각하는 척 그러나 지극히 자기중심적인, 
결국 자기자신을 포장하는데 
서로가 이용되어 주고, 이용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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