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떠한 노력도 하지 않으면서 성공만은 꿈꾸는 한심한 백수들도 무언가를 열심히 배우고 있는 척
전문직 비슷한 뉘앙스를 풍기며 자신만은 정말 하루하루 노력하며 살고 있는 것처럼 포장하는 곳이 싸이월드다.
싸이월드 일기장 같은 경우는 가식의 메카이다. 그만큼 은밀하면서도 타인을 의식하는 역겨운 글쓰기장이다. 읽을 대상을 염두해두고 쓰는 그 자기자랑 가득한 논픽션 드라마 일기에 우리는 과연 얼마나 솔직해질 수 있을까?
친하지도 않은 사람 사진까지 마구 스크랩하며 친구 폴더의 페이지수를 늘려
내 대인관계는 이 정도다 뽐내고, 렌트카에서 사진을 찍거나 고급레스토랑에서 사진을 찍는 것 따위로 자신의 가치를 올리려고 시도한다.
마치 영원한 사랑을 할 듯 홈피 전체를 '그 사람'과의 사진과 이야기로 도배했다 불과 몇 주 만에 '그 사람'이 '다른 사람'으론 바뀌곤 또 다른 '그 사람'으로 똑같은 패턴으로 홈피를 꾸미기 시작한다.
현실과는 관계도 없는 달콤한 김제동식 말장난 철학으로 도배하여 자신의 행동을 합리화 시킨다. 여기저기서 쓸데없는 몇 줄짜리 글귀들을 마구 스크랩 해와선 거기에 자신을 맞추어 나간다. 남들이 써놓은 짧은 몇 줄짜리 글 따위에 자신의 신념마저 흔들리며 자신의 정체성을 잃고 결국 또 하나의 '나'가 만들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