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936일을 맞이하는 11월 6일 오늘은 단원고등학교 2학년 4반 박정훈 학생과 2학년 8반 조찬민 학생의 생일입니다.
4반 박정훈 학생입니다.
정훈이는 네 살 터울 누나가 있는 두 남매의 막내라고 합니다. 아버지가 안 계셔서 어머니 혼자 꾸려가시는 집안이라 정훈이는 엄마와 누나에게 항상 든든한 집안의 기둥이었습니다. 돌아가신 아버지를 닮아 손글씨를 잘 쓰고 손재주가 좋았고, 요리도 잘 해서 찌개도 잘 끓이고 밥도 잘 하고 스파게티나 떡볶이도 잘 만들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체격이 좋고 운동을 아주 잘 했는데 특히 축구는 거의 선수급이었다고 합니다.
정훈이에 대해서는 인터넷 등에 공개된 믿을 만한 자료가 많지 않아서 죄송합니다. 정훈이의 흔적이 남아 있던 단원고 기억 교실 사진으로 정훈이에 대한 추모를 대신합니다.
정훈이가 생활했던 2학년 4반 기억교실 풍경입니다. 정훈이 자리는 뒷문에서 가까운 2분단 끝자리입니다.
이송식을 기다리던 8월 19일 단원고 기억교실 풍경입니다. 슬라바와 윤수 뒤에 왼쪽 가장 끝에 조그맣게 "박정훈"이라는 이름이 보입니다.
8반 조찬민 학생도 정훈이와 함께 오늘 생일을 맞이했습니다.
조찬민 학생입니다.
찬민이는 형이 하나 있는 두 형제의 막내입니다. 엄마가 겨울 산에서 빨간 리본을 따오시는 꿈이 찬민이 태몽이었다고 합니다.
찬민이도 정훈이처럼 요리를 특히 잘 했습니다. 두부와 계란, 참치를 넣어 만든 동그랑땡이 찬민이 특기였다고 합니다. 찬민이는 요리를 만들면 꼭 형이랑 나눠 먹었습니다.
찬민이가 생활했던 2학년 8반 기억교실의 모습입니다.
찬민이는 절약 정신도 뛰어난 알뜰한 아이였습니다. 찬민이는 용돈을 쪼개 꼬박꼬박 저축을 했는데, 그렇게 모은 돈으로 엄마랑 형한테 치킨을 쏠 때는 인심 좋게 팍팍 쏘았다고 합니다. 수학여행을 갈 때도 찬민이는 엄마한테 받은 용돈 10만원 중에서 절반은 두고 갔습니다.
찬민이는 맞벌이하시는 엄마가 힘들까봐 설거지도 하고 청소도 하고 엄마가 저녁에 퇴근해서 집에 오시면 꼭 현관에 나와 마중하고 가방을 들어 드렸다고 합니다. 찬민이가 생활했던 2학년 8반 기억교실 칠판 왼쪽 아랫부분에 "찬민 사랑해 보고싶어 아들 찬민"이라고 부모님께서 남기신 그리움의 메시지가 보입니다.
안산 합동분향소 전광판 #1111은 무기한 정상 운영하며 무료입니다. #1111로 문자 보내 정훈이와 찬민이 생일을 축하해 주세요. 엄마와 누나에게 든든하고 자상한 집안의 기둥이었던 정훈이, 요리 잘 하고 다정하고 알뜰했던 효자 찬민이를 잊지 말아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