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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도대체 어떡해야 하는건데?
게시물ID : humorstory_5209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Emin∃m
추천 : 23
조회수 : 426회
댓글수 : 7개
등록시간 : 2004/02/18 17:53:06
  
 

◆ 화장실 


우리 동네에 내가 아는 한 아저씨가 


자기 집에 하수구가 막혔다면서 


나에게 일손좀 도와달라고 부탁하신다. 


워낙에 인자하시고 평판이 좋으신분이라 


이런 자질구레한 일 한번정도는 도와주는게 예의다 싶어서 


그 아저씨네 집에 들어갔다. 


아저씨 : 바로 여기네... 




힘없는 말투로 아저씨가 날 이끈 곳은 바로 화장실. 


화장실 꼬락서니를 보았더니 


하수구가 막혀서 온갖 똥들이 바닥에 쭈욱 깔려있는 상황. 


천상 : 헉.... 


아저씨 : 일단 여기 엎지러져 있는 똥부터 치워주겠나? 


적어도 화장실 바닥에 깔린 똥이 10센치는 되보이는데 


아저씨는 나더러 이걸 맨손으로 좀 치워달랜다. 



-_- 


난 도대체 어떡해야 하는건데? 





◆ 장갑 


아저씨 : 여기에 삽이 없어서.. 일단 이거라도 끼고 치우겠나..? 


미안하다는 듯이 고개를 푹 숙인 채 


나에게 장갑을 건내는 그 아저씨. 


그래. 


똥을 만질 때의 물컹물컹한 기분이 좀 찝찝하긴 하겠지만 


장갑을 끼고 똥을 만지면 


손에 묻진 않겠지? 


하는 생각에 역겨워진 내 속을 달래고 있는데 


아저씨가 주신 장갑을 잘 보니 


가죽 장갑도 아니고, 비닐 장갑도 아니고 



면장갑이다. 


졸라 통풍이 잘되고 수분흡수가 빠르다는 그 면장갑. 


물론 똥도 졸라 잘 통과하겠지. 



-_- 


난 도대체 어떡해야 하는건데? 





◆ 인자한 웃음 


그래, 손에 똥이 묻든 말든 일단은 


한시간쯤 바쁘게 뛰어 다니면서 일하다보니 


대충 똥들이 바닥을 보이더라. 


그때 아저씨가 부른다 


아저씨 : 배고플텐데 이 김치전이라도 한조각 먹고 다시 일하지? 


마침 배고팠던 참이라 


졸라 기쁜 마음으로 달려갔다. 


천상 : 와하하 맛있겠다! 


그랬더니 



나에게 인자한 웃음을 지어주시며 


김치전을 손으로 찢어주시는 그 아저씨. 




천상 : 저.. 아저씨 손에 똥 묻었는데 그 손으로 찢.. 


내 말이 차마 다 끝나기도 전에 


똥들로 인해 누렇게 변한 그 손으로 


내 입에 다정다감하게 김치전을 넣어주시는 그 아저씨. 



-_- 


난 도대체 어떡해야 하는건데? 





◆ 냄새 


아저씨가 다정다감하게 손으로 찢어 먹여주신 


그 김치전을 먹고나니 


왠지 입에서 똥냄새가 나는 듯 하다. 


천상 : 시..시..싯팔... 


입에서 똥냄새가 나는 듯한 이 불쾌감에 


당최 어찌할 바를 모르고 서있는데 


그때 아저씨가 갑자기 



아저씨 : 우욱!! 


천상 : 아저씨 왜그러세요? 


아저씨 : 자네 입에서 똥냄새가 나!! 



지가 똥묻은 손으로 


정성스럽게 음식 먹여준건 기억 못하나? 



아무튼 


아저씨는 입에서 똥냄새가 나는 놈이랑은 


더이상 함께 있기 싫다며 


나를 매우 혼내신다. 



-_- 


난 도대체 어떡해야 하는건데? 





◆ 사과 


기껏 똥 치워줬더니 


입에서 똥냄새 난다고 내 쫓는 아저씨를 뒤로한 채 


투덜투덜 대면서 집으로 가려고 하는데 


아저씨가 미안한 마음이 들었는지 


나를 뒤에서 붙잡으신다. 


아저씨 : 이..이봐.. 내가 말이 좀 심했던거 같네.. 




그래.. 나이도 나보다 훨씬 많으신 아저씨께서 사과하시는데 


내가 사과를 받아 들여야 옳은 거겠지.. 




천상 : 괜찮아요 아저..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아저씨 : 씨팔! 말하지마! 니 입에서 똥내나!! 


라고하면서 멀리 도망치시는 아저씨. 


왠지모르게 화가 난다. 



-_- 


난 도대체 어떡해야 하는건데? 





◆ 요구르트 


아저씨가 이번엔 진짜진짜진짜로 미안하다면서 


사과의 의미로 나에게 요구르트를 건내주신다. 


아저씨 : 기껏 일도와줬는데 냄새난다고 놀려서 미안하네. 이거라도 마셔^^ 


졸라 인자하신 웃음으로 나를 쳐다보시는 아저씨. 


그리고 나에게 작은 요구르트 하나를 건내주신다. 



마침 목이 말랐던 터이라 


고마운 마음으로 벌컥 벌컥 들이키고 나서 



무의식적으로 요구르트 유통기한란을 보았더니 


유통기한이 한달이나 지난 요구르트. 



-_- 


난 도대체 어떡해야 하는건데?(이 아저씨를 패야돼 말아야돼-_-?) 





◆ 배탈 


아까 아저씨가 주신 요구르트를 맛있게 먹고 나니 


배가 슬슬 아려오기 시작한다. 


천상 : 아.. 역시 한달지난 유통기한의 위력인가.. 


찢어질듯이 아파오는 배를 부여잡고 


집으로 달려갔다. 



그랬더니 내 여동생이 지 친구들을 잔뜩 데리고 와서 


거실에서 신나게 낄낄대며 놀아댄다. 




배아파서 금방이라도 쌀거같은데 


한참 멋부릴 나이인 내가 


저런 여고생들이 바로 화장실 앞에 있는 상황에서 


시원하게 똥 쌀 수는 없을 것같다. 



-_- 


난 도대체 어떡해야 하는건데? 





◆ 고통 


거실에 있는 내 여동생 친구들 때문에 최대한 참으려고 했는데 


아무래도 배에서 똥들이 요동치는 몸부림이 


예사스럽지 않은 몸부림이다. 


뱃속에서 똥들이 파도타기를 즐기는 듯. 


점점 더 고통스러워지는 배를 부여잡고 


할 수 없이 


난 온갖 쪽을 무릅쓰고 


항문을 손으로 부여잡은 채 


화장실로 뛰쳐들어갔다. 



근데 이때 내 여동생 친구들이 


날 졸라 똥쟁이 취급하듯 


야려본다. 



-_- 


난 도대체 어떡해야하는건데? 





◆ 변기 


화장실로 들어가서 


최대한 조용하게 일을 봤다. 


천상 : 휴우... 일단 급한 불은 껐군..^^ 


근데.. 




변기가 물이 안내려간다. 




이때 밖에서 들리는 소리. 



동생 : 오빠! 나 급해!! 빨리 나와! 



-_- 


난 도대체 어떡해야하는건데? 





◆ 쪽팔림 


어떻게든 변기 물을 내려볼려고 


발악을 하고있는데 


밖에서 자꾸 미친듯이 문을 열어달라고 


외쳐대고 있는 졸라 썅콤쟁이 내동생. 



동생 : 문열어 문!! 


쾅쾅쾅 


쾅쾅쾅 


쾅쾅쾅 


문을 힘껏 두들겨 대고 있는 동생. 


그리고 팬티를 무릎까지 내린 상태에서 


미친듯이 


뚫어뽕으로 욜라 변기를 쑤셔대고 있는 나. 




이때 




쾅쾅쾅 



쾅쾅 



쾅 철커덕 




화장실 문이 열리고.. 







나의 이 추잡은 모습을 신기하다는 듯이 


똘망똘망한 눈빛으로 


쳐다보고 있는 이 여고생들... 




-_- 


난 도대체 어떡해야 하는건데? 







-------------------------------------------------------------- 


방금 내 글 다 읽고 


정확히 두번씩이나 피식 웃으신 한분이 


추천도 안누르고 그냥 뒤로가기를 누르려고 한다. 



-_- 


난 도대체 어떡해야 하는건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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