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는 군 입대전 알바를 한참 하던 때였어요
그 날도 다른 때와 다름 없이 막차가 끊긴 밤까지 아르바이트를 하고 택시를 타고 집으로 왔어요
그 날은 제가 일하는 매장에서 판매하는 음식이 남아 조금 싸들고 가는 중이었지요
기사님과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던 중 집에 도착을 했어요
밤늦게 까지 고생하시는 기사님께 챙겨왔던 것 몇개 나눠 드린 후 수고하시라고 인사를 한 후 내렸어요
다음 날
늦잠을 잤습니다 (그냥 잠이 많은 편이어서요)
부랴부랴 출근 준비를 하고 나왔는데 웬걸, 지갑이 없네요
늦은 와중에도 집으로 다시 돌아와 지갑을 찾는데 없는 거예요
어쩔 수 없이 비상금으로 택시를 타고 출근을 하고 일단 쉬는 시간에 전화로 카드부터 정지 시켰어요
전 날 밤 택시비를 계산 했으니 지갑을 잃어버린 곳은 택시 또는 우리집 이라고 생각 했어요
그런데 전화가 한통 오는 거예요
정말 놀랬어요 (왜냐면 제 전화는 울지 않거든요. 하지만 저는 웁니다ㅠㅠ)
헌혈의 집이라네요
뜬금없이 헌혈의 집에서 전화가 오니 별별 생각이 다 드는겁니다
얼마전에 뽑은 피에서 에이즈 균이 나왔나? 난 그렇게 문란하지 않은데?? 아님 내 피를 수혈 받은 누군가가 내 피 때문에 문제라도???
네 저 소심해요
제 머릿속에 든 생각들과는 달리 제 지갑을 보관하고 있다는 내용의 전화였어요
제 두자릿 수 머리로는 이해가 되지 않는 상황 이었어요
다음 날 헌혈의 집에 들렀어요
무슨 일인고 여쭤봤더니
택시 기사님이 지갑을 맡기고 가셨다는 거예요
어떻게?
제가 헌혈증을 지갑에 몇장 들고 다니는데 그걸 보고서 맡기고 가신거예요
게다가 정확히 기억은 안나지만 헌혈협회? 뭐 그런데에 직책을 겸하고 계신 기사님이시더라구요
너무 감사한 마음에 정말 감사 인사라도 드려야 겠다 싶어 기사님의 전화번호를 물어 번호를 따서 나왔어요
그런데 도가 넘치게 소심하고 숫기없는 제가 미루고 미루고 미루다 결국 감사인사를 드리지 못했어요
베오베 눈팅도중 분실물을 찾아 주었다는 글을 보고 갑자기 생각이나 적어봅니다
쓸데 없이 글만 길어졌는데 이 말을 하고 싶었어요
제 지갑을 찾아주신 기사님 정말 감사하고 죄송합니다
바로바로 감사인사를 드렸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해 정말 죄송합니다
몇 년 동안 가끔 생각날 때마다 죄송한 마음이 들었는데 이 자리를 빌어 감사의 인사를 드려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