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모가 나쁜편도 아니에요. 주변 사람들은 왜 애인 없냐고 신기해 하면서도 이상해하고,
친구들은 내가 너정도 신체스펙이었으면 수십명은 후리고 다녔을거라고 낄낄대고요.
근데 남들이 일할때 놀고, 남들 놀때 일하고 이렇게 낮밤이 바뀌어 있는 서비스직이다보니 정말 답이 없네요...
정말 평범하다고 하는 퇴근후 밥먹고 영화보고 커피마시는 데이트의 정석코스조차 꿈도 못꾸죠.
간단하게 커피 한잔 하는것도 한명이 잠도 안자고 날밤 새고 나와야 하니까요...
만날때마나 이렇게 누군가가 희생을 해야 한다는거,
처음엔 애정으로 극복할 수 있겠지 싶었는데 이거 안되더라구요...
전에 헤어진 그사람도 이런 것들이 쌓이고 쌓이고 하다가 결국 서로가 지쳐서 끝나버렸구요.
홧김에 헤어진거라 헤어지고 나서 생각해보니까 미련이 많이 남더라구요...
다시 연락해서 잡고 싶었는데 이미 새로운 사람이 생겨버린 상태... 저랑 있을때보다 훨씬 행복해 보이더라구요...
남들 다 하는 데이트다운 데이트도 하고 여행도 다니고....그래서 못잡았어요.
한참을 혼자서 찌질대다가 이렇게는 안되겠다 싶어서 아주 주변 인맥 탈탈탈탈 털어서 소개팅도 수십번 해봤어요. 근데 별거 없었네요.
또 그 전처럼 되기 싫어서 미리 '나는 이러이러한 상황이니 서로 이러이러한 배려가 필요하다' 라고 하면 바로 상황 끝.
어느순간부터 '내가 이걸 하나하나 양해를 구하면서까지 사람을 만나야 되나?' 라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그 이후로는 쭉 혼자 다녔죠.
혼자서 까페 돌아다니고, 혼자서 밥먹으러 다니고, 혼자서 술 마시고, 혼자서 고깃집 가서 고기 구워먹고,
혼자서 노래방가서 막 두시간씩 지르다 오고...
얼마전부터는 최후의 선이었던 혼자 영화보기도 시작했는데 오히려 편하다...고 까지 느껴지네요.
아직까지는 이러고 다니면서도 마음 한켠엔 '허전하다', '외롭다' 라는게 있는데
이게 점점 무뎌지고 있는것 같아요.
언젠간 조금 남아있는 그런 감정까지 없어져서 평생 독신으로 살게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걱정이 되네요.
지금이야 가끔씩 놀아줄 친구들이 있어서 절 달래주고는 있지만
앞으로 더 시간이 지나서 다들 나이들고 각자의 가정이 생기고 하면 그때는 정말로 혼자가 되는건데...
그런건 싫거든요...
제 짝이 있기는 한걸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