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바램이란 언젠가 이루어 진다고 믿었습니다. 그리고 어느 새벽... 하늘에서 하얀 눈이 내려와 온 세상을 뒤덮어 버렸습니다. 눈이 내리면... 세상의 소리들은 모두 눈 속으로 스며들어... 어느새 고요한 적막이 찾아옵니다. 난 하얗게 변해버린 세상속에 선 채 주위를 빙 둘러보았습니다. 내 귀를 스치는 작은 바람은 속삭이듯 "휘-" 하는 소리를 들려줍니다. 살갗이 저릴 만큼 차가운 공기가 머릿속을 상쾌하게 해 줍니다. 주위의 풍경을 가득 메운 채, 밀도있게 가라앉아 있는 그 적막이 오히려 나의 귓속을 자극해 줍니다. 어렸을적 부터 꿈꿔왔던, 세상을 뒤덮은 눈의 풍경이란... 아마 그런 것이었나 봅니다. 어떤 종류의 바램은... 의외의 순간에 소리없이 다가와, 선뜻 선물을 주고서 떠나갑니다. 마치 산타할아버지처럼... 난 눈을 감아... 마음속 상자를 열고서... 또 하나의 작은바램을 적어넣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