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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시기사 아저씨의 이야기
게시물ID : humorbest_52137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택시와아이
추천 : 181
조회수 : 18290회
댓글수 : 3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12/09/01 04:17:17
원본글 작성시간 : 2012/09/01 02:31:38



저녁에 마트 갔다가 택시타고 집에 오는데 갑자기 택시기사 아저씨가 말을 거심.


나 - 안녕하세요. 경대정문 가주세요.

택 - 네. 그 있잖아요. 아까 내가 중앙로에서 손님을 태우고 왔는데 도착해서 딱 뒤를 돌아보니까 손님이 없는거예요.

나 - 네?? 왜... 왜없어요?(갑자기 예전에 공포특집 책에서 본 흰소복 택시귀신이 생각나서 덜컥...)

택 - 아 그게 나도 놀라가꼬 딱 뒤돌아보니까... 누워서 자고있더라고. 

나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내 반응이 맘에 드셨는지 다른 썰을 풀어놓으심.



택 - 이것 뿐이 아니고 택시하다보믄 별의 별일이 다 있어요. 지난번에는 중앙예식장에서 포항에 온가족이 타고 갔거든.

나 - 네에~

택 - 아버지랑 어머니랑 아이들이 둘정도 탔는데 뭐 짐이랑 이것저것해서 정신이 없었지. 일단 포항까지 막 가는데 거의 다 갔거든

       근데 갑자기 애 엄마가 소리를 딱 지르는거야

나 - 헉 왜요??

택 - 애가 하나 없다고 카는거야. 그래서 '아니 애들 저기 둘 있잖수' 이랬더니 '얘들 말고 한명 더 있어야 되요' 이러는거지...

나 - 헐......

택 - 그래서 내가 '이제 집에 거의 다 오신거 아닙니까?' 이랬드니 거의 다 오긴 왔데. 근데 어쩌겠어 애가 없는데. 그래서  

       거기서 차를 돌려서 다시 예식장 앞에 왔지. 근데 애가 부모가 없어서 울고불고 했으면 찾는데 시간이 오래 걸렸을텐데...

       택시탔던 그 도로의 턱 위에 그냥 얌전히 앉아있는거야.

나 - 아 다행이네요

택 - 그래가 태워가지구 '너 어떻게 어디 안가고 거기 가만 앉았었냐?' 했더니 '엄마가 다 탈때까지 여기서 가만 앉아았으래서요' 

       이러더라고

나 - 아 되게 말을 잘듣네요. 

택 - 여튼 그런 일이 있었음

나 - 다행이네요 찾아서...



여기서 끝났는줄 알았는데 갑자기 또 말을 거심. 마트에서 도착하는데까지 별로 걸리지도 않는데 ㅋㅋ


택 - 택시 하다보면 뭐 그거 말고도 일이 엄청 많이 생기지...

나 - 아 그런가요....

택 - 지난번에는 도로 딱 가는데 한 네다섯살 된 애가 손을 들고 차를 세우는거야.

       애들도 뭐 친척집 왔다가 혼자 택시타고 그런 일이 있긴 한데 그래도 어른들이 같이 나와서 차를 태우거든.

       근데 걔는 혼자 세우길래 어쨌든 서긴 섰지.

       그러니까 애가 딱 뒷문을 열더니 타더라고.

       그래서 내가 '어디 가니?' 물었더니

       갑자기 나한테 '아저씨 우리 집 좀 찾아줘요' 이러는거야

나 - 헐...........

택 - 아 그래가지고 내가 딱 마침 거기가 내 사는 동네라. 애를 데리고 파출소에 갔더니 파출소 보면 애들이 좀 겁먹고 그러잖어

       막 울길래 일단 신고는 하고 애는 우리 집에 데리고 있겠다. 부모한테 연락오면 데리러 와라 해서 데리고 있었거든.

       근데 그렇게 일주일이 지나도 연락이 안오는거야. 

나 - 헉............

택 - 아 그래서 파출소에서 연락이 와서 아무래도 너무 오래동안 연락이 안오니까 계속 데리고 있을 수도 없고,

       미아 처리 해야된다고 그러는거야. 근데 아무래도 고아원같은데 들어가버리면 찾기가 더 힘들수 있잖어. 

       그래서 내가 좀 더 기다릴테니까 좀만 더 있어보자 그랬지

나 - 네.....


그때 쯤에 내 목적지에 거의 도착을 해버림 ㅋㅋㅋㅋㅋ


아 뒷이야기 궁금한데 ㅋㅋㅋㅋㅋ 그래서 돈 내면서 마저 들음.


택 - 아 그래서 10일쯤 되니까 부모한테 드디어 연락이 왔어. 근데 걔 집이 부산이었던거야.

나 - 헉!! (여기는 대구임)

택 - 알고보니까 그 애 집이 부산 고속버스터미널 근처인데 걔 아버지가 출장가면 늘 터미널에서 버스 타고 가니까...

       걔도 버스타면 아버지 있는데 데려다주는 줄 알고 그냥 버스에 올라탄거지.

       버스기사는 그냥 어른들 타는데 애가 따라타니까 일행이 있는줄 알고 그냥 태운거고....

나 - 헐.... 그랬군요.....



마지막 함정은 분명 내 목적지 도착할때 3400원 나왔는데 내가 오천원 냈는데 아저씨가 1500원 거슬러줌.. ㅋㅋㅋ

이야기 값으로 자체적으로 100원 더 받으시는건가 싶어서 그냥 아무말 안하고 내렸음 ㅋㅋㅋ


쓰고나니깐 마무리가 힘드넹. 그냥 택시기사아저씨에게 들은 썰 풀어봤음


빠잉~!!



+ 아 생각해보니까 이야기가 하나 더 있었음.



택 - 이것말고 또 있는데 어느날 여기서 어떤 갓난애기 안은 엄마가 걷는정도의 남자애를 하나 더 데리고 탔어.

나 - 네에...

택 - 그래가 목적지에 도착해서 요금정산하고 출발해서 나는 그냥 가고 있었거든.

       근데 그 다음에 손님을 태우려고 섰는데 갑자기 뒷문 열고 타던 손님이 깜짝 놀라서 소리를 지르는거야.

나 - 헐 왜요??

택 - 아니 뒷자리 구석에 남자애가 자고있더라고 ㅋㅋ

나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니 애기엄마가 왜 못보고 내렸데요?

택 - 짐이랑 갓난애도 있으니까 못볼 수도 있겠지. 어쨌든 다행히 내가 그 애기엄마를 내려준게 길가가 아니고

       대문 앞까지 태워다 줬단 말이야. 그래서 애를 태우고 대문에 가서 초인종을 눌렀지.

       그리고 '혹시 이 애 모르냐고' 물어보니까 아 우리 애라고 ....

나 - ㅋㅋ

택 - 알고보니까 애 엄마가 짐 들고 내려서 집에 들어가보니까 남자애가 없더래.

       근데 택시에서 내려서 바로 놀이터에 놀러 간 줄 알고.

       그래도 아무 말 없이 놀러갔나 걱정이 되서 막 찾으러 나가려고 했다는거야. 

나 - 다행이네요 ...ㅋㅋ



이거 써놓고 나니까 택시아저씨 썰을 참 많이도 들었다 싶군 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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