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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어디까지 가봤니?
게시물ID : freeboard_67970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스카이워커
추천 : 1
조회수 : 492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3/04/29 16:37:42

 

# 1

혼자, 밥 먹기

 

무엇을 할까 생각 하던 중 인터넷에서 ‘혼자 밥 먹기 난위도’를 보게 되었다.

기본적으로 김0천국에서 혼자 많이 먹어봤으니 낮은 단계는 넘어가고 높은 단계로 바로 가자.

 

높은 단계의 난위도에는 패밀리레스토랑, 고기집이 있는데 왠지 오늘은 삼겹살이 땡긴다. 적당한 삼겹살 집으로 향했다. 첫 경험은 언제나 떨리나보다.

 

여자 알바생이 온다.

 

‘몇 분이세요?

‘혼자 왔어요’

 

피식 웃는 듯하다.

창가 자리를 잡고 앉았다. 다행인지 주위 테이블에는 사람이 없고 구석진 곳 몇 테이블에 사람들이 있다. 역시 혼자 온 사람은 나뿐이다.

겉옷을 벗어놓고 화장실을 다녀왔는데, 이번에는 남자 알바생이 온다.

 

몇 분이서 오셨어요?’

 

고녀석 목소리가 우렁차다. 주위가 집중되는 느낌이다.

 

‘혼자 왔는데요, 주문했어요.’

‘헛...’

 

살짝 당황한 듯하다. 내가 혼자 왔다고해서 당황한 것일까, 아님 주문을 했다고 해서 당황한 것일까. 알 수 없다.

 

고기가 나오고 사진을 찍는다.


고기를 조금 굽기 시작하자 내 앞 테이블에 두 커플이 와서 앉는다.

고개를 들면 눈을 마주치게 되어 약간은 민망스러운 상황이 된다.

 

앞 테이블에서 즐거운 대화가 오가는지 웃음소리가 들린다.

 

‘저기 저사람 혼자 왔나봐'

 '고기 집에 혼자 오는거 쪽팔리지 않나? 하하하‘

‘그러게 어떻게 혼자 밥 먹지 호호호’

‘왕따인가봐 불쌍하다.’

 

물론 내 귀에만 그렇게 들리는 것이지 사실 신경쓰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마음이 약해진거다. 이럴수록 마음을 다잡아 본다.

 

‘나는 친구가 없는게 아니라, 자발적 아웃사이더다. 하하하’

  조심스럽게 셀카 자세를 취한다. 주위를 한 번 둘러본다. 역시 저들은 나에게 관심이 없다.

 

‘내 얼굴도 작품이 된다.’

라는 카피가 인상적인 광고의 카메라 시리즈인데 사진을 보니 과장 광고가 틀림없다.



꾸역꾸역 말도 안하고 혼자 먹으니 금방 먹는다. 2인분인데...

계산하고 커피를 한 잔 빼들고 다음 코스로 향한다.

 

 

 

# 2

 

혼자, 영화보기

 

뭐 영화 보는거야 껌이지.

전에도 혼자 영화 보러 온 적이 있었다. 표 사는 것은 문제도 아니다.

 

영화관에 앉아서 광고 보는 시간이 최대 위기였었다.

주위에는 커플들도 있고 친구나 가족과 같이 온 사람들이 있어 훤한 곳에서 혼자앉아서 광고를 보는 것도 그렇고, 고개 숙이고 핸드폰 만지는 것도 찌질한 것 같아 중간에 뛰쳐나갔었다.

 

그리고 몇분 후 영화가 시작되고 영화관에 어둠이 깔린 후에 자리에 앉을수 있었다.

러나 이번에는 기필코 그것마저 즐겨보리라 마음을 다 잡는다.

 

‘아000 맨, 8시 50분요’

‘네, 아000 맨 성인 2명이요?’

‘아니요, 1장요’

‘아, 네...’

 

영화는 둘 이상 같이 보는 것이 기본인가 보다.

중간 줄 1자리 빈곳이 있다. 그래 바로 거기가 나를 위한 자리다.

 

대기하다 영화시작 10분전에 들어간다. 왼쪽에는 커플이 있고 오른쪽에는 한자리가 비어 있다.

화장실 갔나 보다.

 

지리한 광고가 끝나고 영화가 시작될 즈음 한 남자가 내 앞을 지나간다.

그래 오른쪽 한 자리 주인이다. 그 한자리...

 

그래 내가 너 맘을 안다. 밖에서 기다리느라 고생했다. 즐거운 맘으로 같이 영화보자.

아이한테 눈 던지는 로버트의 모습이 왜 이렇게 웃기냐 하하하

 

엔딩크레딧 다 올라가고 뭐가 더 있다던데... 기다리며 사진을 한 장 찍어본다.




그리고, 셀카를 찍는다. 아... 셀카 참 쉽지 않다.




# 3

 

혼자, 커피 마시기

 

적당한 커피숍을 찾는다. 시간이 조금 늦었으니 그냥 저기 보이는 가까운 곳으로 가자

음~ 갓 볶은 커피 향을 맡으니 마치 뉴요커가 된 것 같았다. 음~ 스멜

일단 주문을 하자

 

‘11시 50분까지 하는데 괜찮으세요?’라고 알바생이 물어본다.

‘네’ (어차피 혼자 사진만 찍으면 돼요. - 이 말은 차마 못하겠다.)

‘에스프레소 한 잔요’

 

이름이 멋있어서 골랐다. 어느 라디오에서 커피 주문할 때 ‘에스프레소 더블 샷’을 시키면 커피에 대해 조예가 있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걸 들었다. 물론 허세용이다.

 

‘종이컵 괜찮으시죠?’

‘네’

 

앗 세상에... 에스프레소를 종이컵에 마시다니, 맛도 모르고 마시는 쓰디쓴 에스프레소는 작은 잔에 담겨 있어야 맛있어 보이고, 사진 찍을 때도 이쁜데. 내가 왜 ‘네’라고 대답했을까?

 

1. 혼자 온 것에 신경 쓰느라 이 상황을 빨리 벗어나고 싶어서

2. 마감때니까 알바생 설겆이 하는 수고를 덜어주고 싶어서

3. 알바생이 이뻐서 쳐다보느라 어떨결에

4. 그냥?

 

잘 모르겠다.

 

커피를 받아들고 자리를 잡았다.

커피사진을 찍어본다. 종이컵이 끝내 아쉽다.

 



그리고 주위를 살피며 셀카 자세를 취한다.

주위에 사람이 지나가길 기다렸다 잽싸게 사진을 찍는다.

피 마시며 잡지 좀 보다 ‘내가 뭐하고 있지?’라는 생각이 든다.

빨리 집에 가서 씻고 자야겠다. 피곤한 하루다




출처: 


네이트 펌이 면서 나

http://pann.nate.com/talk/318234203


'오늘의 톡'이 되고 싶었으나 묻히는거 같아 오유에서 재도전 힝 ㅡㅡ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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