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따듯한 남쪽나라에서 군생활을 했다.
짧았지만 이런저런 섬을 돌아다니며 경비근무를 했던 고속정 생활을 했는데,
그때 우리 배 선임수병이 이런 이야기를 해줬다.
사람이 살면서 본전 생각만 안해도 세상이 훨씬 좋아질거여.
생각해보면 당연한거지만 사람이라면 저렇게 잘 되진 않지.
군대만 해도 그래. 사실 말로 해도 충분히 다 되거든.
근데 때리쟎아. 왜냐. 내가 맞았으니까.억울하거든. 본전 생각나쟎아.
니가 군생활하면서 얼마나 맞을지는 모르겠지만,
혹시 때리더라도 그보다 적게 때려.
그럼 조금씩이라도 군대는 좋아질거야.
그리고 이런 이야기도 좀 해주고.
그럼 언젠간 안때리지 않겠냐.
내 위치에서 보기엔 진짜 새카만 선임이었는데,
전입오고 한달인가 됐을때, 저런 이야기를 해줬다.
물론, 나중에 이시키가 몇번 때리긴 했지만...
배 분위기를 생각하면 본전생각 많이 안한거긴 했을듯.
지금 군대가 좋아지고 편해지고 있는건,
그동안 군대생활을 한 '본전생각을 덜 하는 사람'들 덕분도 있지 않았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