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944일을 맞이하는 11월 14일 오늘은 단원고등학교 2학년 7반 이근형 학생과 2학년 6반 남윤철 선생님의 생일입니다. 학생부터 소개합니다.
이근형 학생입니다.
근형이는 형이 하나 남동생이 하나 있는 세 형제의 가운데입니다. 사진에서도 보시듯이 동생을 무척 사랑해서 부모님도 막내는 근형이가 다 키웠다고 하실 정도로 알아주는 "동생바보"였습니다. 근형이는 과학을 좋아하고 공부도 잘 했지만 노래도 잘 해서 학교에서는 보컬부에서 활동했습니다. 근형이의 꿈은 과학 선생님이 되는 것이었습니다. 아버지는 근형이가 공무원이 되었으면 하고 바라셨지만 어쨌든 근형이가 원하는 것을 최우선으로 삼으셨다고 합니다.
근형이는 애교가 많은 "딸 같은 아들"이었습니다. 근형이는 키도 크고 체격도 좋았는데, 저녁에 아버지가 퇴근해서 소파에 누워 텔레비전을 보고 계시면 그 큰 체격으로 아버지를 깔아뭉갰다고 합니다. 아버지는 근형이가 그렇게 애교부리는 것을 좋아하셨고 지금도 근형이가 그렇게 부비던 것이 너무 그립다고 하셨습니다. 부모님은 밥 먹을 때도 근형이가 생각나고 근형이 동생을 데리고 놀러가도 근형이가 생각난다고 하십니다.
근형이가 생활했던 7반 교실입니다.
근형이는 참사 22일만인 5월 8일 어버이날 같은 7반 나강민 학생과 꼭 끌어안은 채로 발견되었습니다. 잠수사님이 근형이와 강민이에게 "엄마 보러 가자" 하고 달래시자 마치 그 말을 알아들은 것처럼 스르르 팔을 풀고 강민이가 먼저 나왔고 몇 시간 뒤에 근형이도 따라 나왔다고 합니다.
함께 생일을 맞이한 6반 남윤철 선생님입니다.
남윤철 선생님은 충북 청주 출신으로 국민대학교를 졸업하고 안산에서 영어 선생님으로 근무하셨습니다. 첫 부임지는 안산에 있는 중학교였는데, 남윤철 선생님은 이곳에서 가출한 학생을 찾기 위해 밤을 새며 돌아다니시기도 하고 안산 지역 다문화 가정 학생들을 더 잘 지도하기 위해서 한국어 지도교사 자격증도 준비하셨다고 합니다.
학생들에게 남윤철 선생님은 "세상에 둘도 없는 친구 같은 선생님"이셨습니다. 세월호가 가라앉기 시작했을 때 남윤철 선생님은 학생들부터 먼저 대피시키다가 자신은 배에서 빠져나오지 못하셨습니다. 선생님의 희생을 기리기 위해서 선생님의 모교인 국민대학교에서는 영문과 강의실 708호를 "남윤철 강의실"로 지정하고 남윤철 장학금도 조성하여 끝까지 학생들을 먼저 생각하셨던 선생님을 기리고 있습니다.
단원고 기억교실 교무실에 있던 남윤철 선생님 자리입니다. 수업준비를 하시던 중에 펼쳐놓은 책이 그대로 있습니다.
안산 합동분향소 전광판 #1111은 언제나 정상 운영하며 무료입니다. #1111로 문자 보내 근형이와 남윤철 선생님 생일을 축하해 주세요. 동생을 무척 사랑했던 애교쟁이 둘째 근형이, 학생들과 마지막 순간까지 함께 하셨던 남윤철 선생님을 잊지 말아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