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웅 교수님의 '동화독법'(이봄) 가운데 한 토막입니다.
민초들의 지혜와 경험이 집약된 민담을 보노라면, 역사는 반복된다는 것을 다시한번 느낍니다.
이 시대에도 여전히 통하는 우화읽기 한 토막 감상하시죠.
(내용에 영향을 주지 않는 범위 내에서 읽기 편하게 살짝 편집했습니다)
(좋아하시는 분이 계시면 또 올리겠습니다. 일부를 발췌해서 올리는 거 문제가 없겠죠?)
사자가 지배하는 세상의 분배방식
당나귀는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어리석고
평생 남의 부림이나 당하면서 사는 존재를 상징합니다.
못 배웠다고 이리 채이고 저리 밟히는
민중의 현실과 맞닿아 있는 동물이기도 하지요.
그런 당나귀였기에 그는 강자인 사자에게 언제나 밥이었습니다.
[이솝우화]에 이런 이야기가 있습니다.
사자와 여우, 그리고 당나귀가 함께 사냥을 나갔습니다.
이들은 곧 큰 사냥감을 잡을 수 있었어요.
사자는 당나귀에게 셋으로 나누어 보라고 했지요.
그러자 당나귀는 이걸 똑같이 3등분으로 나누었습니다.
이에 사자는 머리끝까지 화를 내고는 당나귀에게 달려들어
갈기갈기 찢어버리고 말았습니다.
사자는 여우를 쳐다보고는 다시 나누어 보라고 했습니다.
그러자 여우는 사냥감의 거의 전부를 한 뭉텅이로 모아
사자 앞에 갖다 바치고 나머지 아주 조금만을 제 몫으로 남겼습니다.
사자가 말했습니다.
"여, 자넨 멋진 친구로군. 어떻게 이렇게 잘 나눌 줄 아나?"
여우가 대답했습니다.
"뭘요. 방금 저 당나귀한테서 배우지 않았겠습니까?"
사자는 균등하게 나누는 사회를 용납하지 않습니다.
당나귀는 그런 시도를 하려다가 살해당합니다.
민중들이 오랜 세월 겪어왔던 일입니다.
여우는 사자와 같은 막강한 권력자 앞에서 당나귀의 희생을 목격한 뒤
자기 몫을 포기하고 굴종할 수밖에 없는 처지의 사람들이지요.
당나귀는 여우에게 반면교사가 된 것입니다.
이 우화는 '사자의 욕심과 폭력'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사자의 비위를 건드리지 말고 조심하라는 경고도 있지만,
이 사자가 악당인 것을 숨기지 않고 있기 때문이지요.
당하지 않으려거든 강자에게 굽실거려라.
사자가 지배하는 세상의 논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