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토요일이었나, 친구 생일 준비한다고 시내를 돌아다녔어요. 케이크 사고, 와인 사고 한다고 3시간 넘게 시내를 돌아다닌다고 곤두세워져 있던 판. 겨우 살거 다 사고 집에 돌아간다고 지하철 기다리는데 어떤 두 여자가 내 앞을 지나갔어요. ..... 지나가면서 눈을 마주쳤는데, 아니나 다를까, 갑자기 나한테 말을 걸어왔지요.
"저기요, 전 심리학을 공부하는 학생인데요 지금 보니까 너무 안타까워서 말씀드리는건데요 지금 정말 엄청난 잠재력을 갖고 계신데 그걸 잘 못 펼치고 계신것 같아요 조금만 도와드리면 너무 잘 될 수 있을것 같은데...."
그래서 내가 말을 끊고 말했죠
"혹시 이거 아니에요? 지금 갖고 기운은 조상한테 물려받은거고 그게 나쁜기운 같은게 있고 좋은 기운이 잘 이어지지 않네요 그걸 어쩌고 저쩌고 하려면 결국 뭐 제사 지내야되고, 돈내야 한다는거 아니에요?"
"아니 그게 아니라요..... "
하면서 말을 흐리더니
"혹시 나이가 어떻게 돼세요?"
"몇살로 보여요?"
"그걸 제가 어떻게 알아요;;"
"스물 여섯이요. (실제로는 스물셋)"
"지금 전역 하셨어요?"
"아뇨.."
"그럼 군인이세요?"
"맞춰봐요"
"그걸 제가 어떻게 알아요.. 자꾸 그러시네 군인이에요?"
"네ㅋ"
"아, 휴가나오셨구나"
"네ㅋㅋㅋㅋ" (사실은 공익이다 병신아)
이렇게 내가 몇살인지도 뭐하고 있는지도 모르는 년이 내 잠재력은 어떻게 알아 씨발ㅋㅋㅋㅋㅋㅋ
그래서 진짜 사이비다고 생각하고 지하철 오기만 기다리면서 대춛대충 응답해줬음 그런데 아까 얘랑 같이 지나가던 여자까지 어느새 나한테 접근해서는,
"아, 지금 집에 가시면 뭐하실건데요?"
"잘건데요? 친구 생일 준비도 해야하고"
"아 그럼 그렇게 자고 할 무의미한 시간에 인생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하면 좋잖아요? 진짜 아 엄청난 잠재력이 있으신데..."
-_- 내가 무슨 손오공이냐
"아 그럼 여기 옆에 있는 학생도 잠재력 있어 보이네 이 학생한테나 이야기하세요!"
하면서 엉뚱한 애를 끄집어들이자,
"아 그러는게 아니고요 혹시 지나가는데 할아버지가 넘어져 있으면 어쩌실거에요? 부축해 드리죠? 마찬가지에요. 너무 안되어 보이셔서.."
무시하고 갈건데요? 라는 말이 목구녕에서 치솟아 올랐지만 참고,
"제가 그런 상황에 처한게 아니잖아요 ㅡㅡ"
이렇게 2:1로 공격받고 있는데 지하철 와서 탑승하고 ㅂㅂ 했지영.
아 이게 왜 갑자기 생각나냐면, 영어 공부하는데 preech라는 단어가 나오길래 영어사전 찾아보고 빡쳐서 그랬어요. 그래서 옆에 있는 형한테,
"형, 뺨따구 때려도 경찰에 잡혀가요? 벌금 얼마 정도 물어요?" 라고 물어봤죠.
벌금 어느정도 나오냐에 따라서 나중에 다시 만나면 한번쯤 때려볼 용의가 있어요ㅋ
근데 진단서는 몇주따위 고무줄이고, 잘못 고소당하면 된통 당할수도 있다길래
앞으로 '이년을 때리면 벌금이 얼마정도 나올까' 하는 고민은 접어요.
이런 고민 대신 효율적으로 퇴치할 수 있는 방법좀 알려주세요ㅠㅠ
ps. 근데 잠재력 운운하는 쪽은 정체가 뭔가요??? 제사 지내라는 파는 본적 있긴 한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