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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소연이나 하고 가도 되나요
게시물ID : today_5223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cause
추천 : 8
조회수 : 172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5/10/03 06:15:04
새벽 다섯시인데 잠이 깼어요.
모기녀석 참..

그제 누굴 만났어요. 그 사람이 그러대요, 매일 내일 무얼 하면 가장 즐거울까를 고민 한다고.
신기했어요. 내가 내일에 대해 생각할 수 있는 유일한 것은 또 종일을 버텨낼 방도 뿐인데.

온 생을 관통하는 어떤 목표 간절함 같은 게 있다면 내게는 그것이 사랑 받는 일이었어요. 언제나 그랬어요. 사랑하는 그 사람에 오래 사랑 받는 일. 생의 목표는 타인과 관련해 두는 게 아닌데, 관계에 두어선 안 되는데, 홀로 단단해질 방도를 찾아 꿈 두어야 하는 건데, 내가 어떤 영향 미칠 수 없을 너의 마음에 기대를 걸 밖에 달리 내가 할 수 있는 것도 없는 일에 생에 있어 가장 큰 가치를 둔다는 게 참 되지 않을 일인데 말이예요.
그래도 어쩔 수가 없어요. 정한 게 아니라 정해진 거라서. 누가 떠나면 그래 늘상 엉망진창이네요. 떠난 당신이 미치게 그립다가 당신을 내 곁에 두지 못했음이 이번에도 다시 그러했음이 절망스럽고 이어 바닥을 기는 자존으로 오늘을 버벅거려요. 너를 곁에 두는, 관계를 지켜내는 일만이 내게 있어 가치로움의 기준이라서, 다른 가치들에의 기회를 다 버리고서라도 취하고 싶은 절박한 것이라서 그 가능성을 잃었을 때 내내 허우적거려요. 내 가치가, 이어 내가 분분히 흩어져요. 하나로 오롯이 모여들지 못해서 휘청거려요. 당신이 떠나고 나는 그나마 디디고 있던 전부가 한순간에 무너지는 모양을 눈 앞에서 목격하면서 무너지는 전부 그 속에 내도록 있어요.
외롭다고 말 할 때 외로운 사태로 나를 몰아넣은 것이 기어이 나라서 비참한데 그 밖으로 끄집어낼 수가 없어요. 어지럽고 혼란하고 방향 잡히지 않아요.
어떤 글처럼 사랑받고 싶어서 사랑하지 못 하는 거겠지요. 사랑 받고 싶어요. 나를 혼자 버티는 일이 힘에 부쳐요. 나조차 버티기에 버거운 나를 버텨달라고 말하는 일이어서 당신에 미안했어요. 그럼에도 조금 더 버텨주길 바랐던 내 이기심에 당신을 원망했던 일은 더 미안해요. 그럼에도 여지껏 당신이 보고 싶어서 다시 미안합니다.

쓰는 동안 한 시간이 지났네요. 혹여 읽은 분이 계실 지는 모르겠지만 별스럽지도 않은 중구난방 들어주셔서 고맙습니다. 슬슬 해 드는데 잘 수 있으려나 모르겠네요. 한 시간만 더 잘 수 있으면 좋겠어요. 좋은 하루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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