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21살의 남자입니다.
본론만 말하자면 너무나도 두렵습니다.
어렸을때부터 정신건강이 약해서 이래저래 문제가 많았습니다.
그러다가 최근 2년전 즈음부터 치료를 받기 시작했는데요.
치료를 받는 도중에도 눈에 띄게 좋아지고 하는 점은 없었네요..
그래서인지 그 도중에도 사람들과의 관계에 상처를 많이 받고 점점 혼자가 되어갔습니다.
그러다가 군대문제때문에 또 맘고생을 심하게 했습니다.
애초에 저도 남자이지만 남자를 대하는게 너무나 불편하고 두려울뿐더러 무언가에 구속된다는것 자체는
제가 태생적으로 갖고있는 엄청난 두려움이었습니다.
그렇게 절박하다보니 무어라도 해야겠다 싶어서 정말 죽음에 쫒기듯이 뛰어다녀 결국 공익판정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공익을 시작하기 전까지 그동안 의사선생님이 계속해서 권유하던 상담치료를 겨우 시작했죠.
그래도 공익이니 상담치료를 하다보면 공익이라도 잘 다닐 수 있지 않을까 싶은 마음이었습니다.
그러는 동안에도 제 마음 털어놓을 곳이 하나도 없더군요. 상담치료만이 유일한 희망이었습니다.
이런상황까지 오면 자살시도까지 생각하게 됩니다만. 뒤에 남겨진 사람들의 아픔을 아는 저로써는
도저히 죽을 수도 없었습니다. 그러다가 며칠 전 첫 출근을 하게되었습니다. 지금도 마찬가지지만 그 당시의 두려움과
불안함이 저를 미치게 만들더군요. 출근을 하고 나서도 도중에 화장실에 간다는 이유를 대고
몇번이나 혼자 오열했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런 공동체 생활이 저는 너무 두렵고 미칠것같더라구요. 왜인지는 모르겠습니다. 아마 과거 환경의 문제겠죠.
이렇게 주말을 지내고 다시 내일 출근 할 생각을 하니까 끊임없이 눈물만 나오네요. 지금도...그러네요..
몇년만에 사회생활을 한다는 소식에 기뻐하시던 어머니의 목소리...그 목소리를 들으니 어머니께도 이런 제 심정을
털어놓을 수가 없습니다. 친구...? 는 오랜 칩거생활로 인해 한명도 남지가 않았네요. 생존의 이유라곤 가족들 뿐이지만
그 가족들 때문에 삶에서 도망칠수도 없습니다. 새삼스럽지만 이런게 절망인가 합니다.
희망따위 하나도 보이지 않아서 결국엔 주저앉아버리는 저를 바라보며 든 생각입니다.
그간 살아오면서 문제가 생길 때는 되도록 해결하려고 했으나 제가 이겨낼 수 없던 문제들은 도망치곤 했습니다.
제가 너무 심약한 것도 문제겠지요. 힘들어서의 도망이 아니라 '제가 죽으려고 생각을 할까봐'의 도망이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어디로도 도망칠수가 없네요. 삶으로부터의 도망도. 사회로부터의 도망도. 그냥 회사생활이라면
사표를 쓰겠지만 법에 관련된 문제입니다. 가족들에게 피해를 안가게 하기 위해서는 어쩔수 없습니다.
인간은 적응하는 생물이라 하면 저는 인간이 아닌가봅니다. 고교생활3년도 적응하지 못해서 쩔쩔맸는데
모르겠네요. 지금의 제 시선으로는 더이상 피할곳이 하나도 없습니다. 이렇게 글을 쓰는것도 더이상은 없겠죠.
다만 누군가 저와 같은 상황이셨다면 조금의 조언이라도 받고 싶어 글을 써봤습니다.
세상에 저 혼자밖에 남지 않았는데. 그 상황에 깊고깊은 우물속에 빠져버린. 그게 지금 제 기분이네요.
더이상 도망칠 수가 없습니다....눈앞의 벽을 넘어갈 손도, 발도 없는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