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23살일때...현장 책임자였고...37살이던 모 선생은...맨날 저녁마다 같은 지시를 하곤 했다..
라면하나 끓여오고...냉장고에 소주 한병 꺼내온나...(부산 사람이었다..)
...나름 신경쓴다고 잔을 씻어다 주니까 필요 없단다..
.....라면에 소주를 병나발불며..뉴스를 본다...
....어린마음에 욕을했다.....소주를 병나발물정도면 저건 폐인아닌가....현장책임자라지만 저건 폐인같다..
...근데 오늘...내가 31살인데....그짓을 해보니...이유를 알겠다...
....너무 답답하고....답이 안나오는 생활에...잔을 채워서 따라마실 여유가 없는거였어..
.....속이 탈때마다 입을대고 마셔야 겨우 그게 수그러드는거였어..
....근데 한병을 다 마셔도...더 올라오는건...슬픔이겠지...
옆방에 자는 처자식을 생각해도...치밀어오르는 이 기분은....당연히 슬픔이겠지..
책임감도 어쩔 수없을만큼의 슬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