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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소설- 우주 (上)
게시물ID : panic_4673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풀뜯는사자
추천 : 14
조회수 : 955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3/05/01 17:08:33

도대체 얼마나 긴 시간이 흐른걸까?
1달일수도 있고 1년일수도 있다.. 아마 그보다 더 긴 시간일지도..
나는 단지 이 광활한 어둠속을 정처없이 유영하고 있을 뿐이다.


" 이진혁씨 "

마지막으로 내이름이 불리웠을때 얼마나 가슴이 벅차올랐나.
나는 정말로 쟁쟁한 S급 엘리트들과 나란히 역사속의 주인공이 된 것이다.
1967년 암스트롱의 달착륙이 희대의 사기극으로 밝혀지고 120년이 지난 2087년이 되어서야
대한민국은 세계 최초로 달착륙에 도전하게 되었다.
그리고 공군대령을 필두로 우주물리학자 ,기계공학자, 지질학자로 구성된 엘리트그룹의
건강을 책임지는 의사의 역할로 나는 우주비행의 영광을 얻게 되었다.

우주왕복선이 날아오르고 창문에 비치는 무한한 검은 공간속에서 지구를 보았을 때..
나는 비로소 내가 우주여행을 하고 있음을 실감하였다.
지구란 참 작구나.. 그곳에서 조금이라도 더 쟁취하기위해서 서로 싸우는 인간들이란...

마치 현자라도 된듯 여러가지 잡생각들을 하며 나만의 세계에 빠지려고 하는 찰나에 지질학자인 상태형이
현실로 나를 잡아 끌었다.

" 진혁아 머리가 좀 띵한거 같은데 두통약 같은거 없나? "

" 형 원래 그런거에요 비행기타면 귀멍한거랑 비슷하다고 생각하세요
그리고 우주에서는 웬만하면 약같은거 안먹는게 좋아요 "

" 짜식이 두통약 하나가지고 쪼잔하게.. 얼렁 내놔봐 "

상태형은 나랑 고등학교 동창이다
대한민국에서 뽑힌 5명중에서 고등학교 선배가 있다니 정말 놀랄만한 인연인 것이다.
평소 털털하고 화통한 성격으로 소심한 나와 죽이 잘 맞았다.
사람은 자신과 다른 종류의 사람에게 매력을 느낀다고 했던가?

" 박상태씨 의학적인 부분은 철처하게 진혁씨 말을 따르이소. 안그라면 진혁씨를 데꼬올 이유가 없지 않습니꺼 "

괄괄한 부산사투리의 김형태 대령이 나의 편을 들어준다
그는 의리를 중요시하는 믿음직한 성격으로 우리팀의 리더격이다.
그리고 서른네살밖에 안되었지만 우리중에서는 나이가 가장 많다
대한민국의 첫우주비행은 체력과 도전정신에 중점을 두고 경험보다는 젊음을 택했던 것이다.

" 도착까지는 5시간 30분 남았어요. 달에도착해서는 할일이 많을테니 잠이라도 푹자두는게 좋을걸요 "

우리팀의 유일한 홍일점인 반서영씨가 주의를 준다.
그녀는 우리가 타고 있는 우주선을 직접 설계했을 정도의 천재다.
IQ가 200을 넘는다는 말이 있는데 나도 어디서 주워들은 말이라..

" 누나 드디어 3년전에 무인탐사선이 발견한 그 구축물을 직접 눈으로 볼수 있겠네
난데없이 그안에서 문어대가리 외계인이 툭  튀어나오는거 아냐? ㅋㅋ"

낙천적이고 유머러스한 성격의 여민석이 우스갯소리로 팀원들의 긴장을 풀어준다.
그는 대한민국 우주국을 창설한 천재물리학자 여병추의 아들이다.

나랑 친하게 지내긴 하지만 천재인지 바보인지 종잡을 수 없는 녀석이다. 

3년전이라….
2030년대 세계 2차 대공황을 기점으로 경제대국으로 부상한 대한민국은 막강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미국이 포기한 우주사업을 인수하여 여러 대의 무인탐사선을 달과 화성으로 보냈다.
그러던중..
달의 뒷면을 탐사하던 미르17호가 보낸 3분짜리 동영상하나가 대한민국 우주국을 발칵 뒤집어 놓았다.
도저히 자연적인 현상으로는 만들어질 수 없는 인위적인 구축물이 여러 개 발견되었던 것이다.
그것은 무인탐사 정책으로 일관하던 우주국으로 하여금 유인탐사선을 만들게하는 계기가 되었다.

쿠쿠쿠쿠쿠……………

 

얼마나 지났을까?
격렬한 진동과 함께  잠에 취해 흐리멍텅했던 눈이 또렷해진다.
왠지 모를 불안감과 함께 죽은 시체의 살결처럼 희멀건 달표면이 나의 눈속으로 들어오기 시작한다.

 

" 착륙 5분전, 착륙 5분전, 자동으로 안전장치가 가동됩니다. 자리에서 움직이지 마십시오"

 

아름다운 여성의 목소리를 빙자한 기계음이 잊었던 긴장감을 상기시킨다.

나는 그 비정상적인 구축물에서 도대체 무엇과 마주하게 될까?

인류최초의 달착륙을 눈앞에 두고 설레임인지 불안감인지 모를 감정이 나의 심장을 점점 옥죄어 가고 있다.

 

 

- 반응좋으면 더 만들어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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