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년 전 서강대 1년생인 박근혜를 좋아하는 남학생이 있었다. 같은 학교 학생이었다. 시골에서 자란 청년이었다. 그는 점찍은 여대생이 박정희 대통령의 딸인 줄 몰랐다. 그래서 거리낌이 없었다. 어느 날 그는 박근혜에게 다가갔다. “저랑 빵 드시러 가지 않을래요?” 지금은 촌스럽게 보일지 모르나 당시엔 주로 그런 식으로 데이트 신청을 했다. 청춘남녀의 만남은 대개 빵집에서 이뤄졌다. 박근혜는 얼굴에 홍조를 띠더니 “글쎄요”라면서 그냥 지나쳤다고 한다. 하지만 남학생은 끈질겼다. 매번 헛물을 켜면서도 박근혜를 따라다니며 빵을 먹자고 했다. 하루는 등교하던 박근혜 앞에 그가 나타났다. “빵 안 드실래요”라고 하던 순간 체격 좋은 청년 4~5명이 그를 에워쌌다. 그러고는 빵을 가득 담은 상자를 내밀면서 “실컷 먹어”라고 했다. 이 일은 전날 박근혜가 아버지에게 무심코 “자꾸 빵을 먹자는 남학생이 있다”는 말을 한 뒤 발생한 것이란다. 그 학생은 봉변을 당하고 나서야 번지수를 잘못 짚었다는 점을 깨달았다는 얘기가 전해진다. 이후 박근혜의 사전엔 데이트란 단어가 지워져 있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