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게는 서른 중반을 넘어가는 형이 하나 있습니다. 동생도 있구요. 이 얘기는 제 형과 형수님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지금은 서른 중반을 살짝 넘은 젊은 나이에 벌써 300억대 부자지만 예전엔 정말 한심한 청년백수에다 형수님은 술집아가씨 출신인 두분의 입지전적인 이야기입니다.
제 형은 어릴 적부터 머리가 비상해서 주위 사람들의 기대를 혼자 독차지 하며 자랐습니다. 지금 생각하니 그게 형한테는 큰 부담이 되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드네요. 늘 1등만 하던 형이 고등학교에 들어가면서부터 공부에 흥미를 잃기 시작하더니 끝내는 지방에 별로 유명하지도 않은 대학에 들어가더군요. 군대도 다녀오고 졸업까지 했는데 취직도 못하더니 자기 방에서 하루종일 인터넷만 하더군요. 게임을 하는 것도 아니고 그냥 하루종일 각종 포털사이트를 넘나들며 인터넷만 하더군요. 쓰잘데기 없는 인터넷 뉴스부터 각종 정보검색으로 하루종일 시간 때우고 말이죠.
저러고 말겠지, 곧 취직하겠지 하면서 기다려주곤 했지만 몇년 째 그러고 있으니까 가족들은 답답하죠. 사람도 안 만나고 햇볕도 안보고 외출도 안하고 방에 틀어박혀서 몇년 째 그러고만 있으니 정신병인가 싶기도 했죠. 그런 사람이 한두번 외출을 하기 시작하더니 회사를 다닌다고 하더군요. 큰 회사는 아니고 직원도 몇 명 안되는 아주 작은 회사라고 했습니다. 월급도 정말 터무니 없이 적게 받고..
제 형을 묘사하자면 아주 순진하고 선량합니다. 그런데 숫기가 별로 없는 성격이었습니다. 꼭... 안철수 교수님과 아주 비슷한 타입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언제나 허허 웃고 마냥 사람 좋아 보이는.. 이런 형이라서 연애를 못하더라구요. 직원이 몇명 안되니 사내연애도 불가능하고 그렇다고 동호회를 다니며 연애를 해보려 시도하는 성격도 아닌 것 같구. 보다 못해서 제 후배 중에서 예쁘고 똑똑하고 모든 면에서 괜찮은 애들을 몇 명 소개시켜 줬습니다.
그런데 얘들이 하나같이 하는 말이, 사람은 좋은데 재미가 없다고, 남자로서의 성적매력이 없다고, 그냥 삼촌같다고 이렇게 애프터를 거절하더라구요. 하긴, 옷도 세련되게 못 입고 농담도 잘 못하고 차도 없는 사람을 그 친구들이 좋아할 리가 없겠죠. 그런 형이 언젠가부터 연애를 한다고 하더라구요. 그런가보다 하고 말았는데 반년?? 아니 8개월쯤 되었나??? 결혼하겠다면서 여자분을 하나 데리고 왔는데 와아~~ 이건 뭐 쑥맥같은 형하고는 어울리지도 않을 정도의 미인을 데려 왔더라구요. 키도 170 이 넘어 보이고 날씬한데다가 얼굴도 얼마나 예쁜지... 제가 지금껏 봐왔던 미인들 중에서 다섯손가락 안에 꼽을 정도로 상당한 미인이었습니다. 아무튼 어찌어찌해서 결혼을 하고 작은 전세방을 구해서 나가더군요.
지금부터는 형이 주말에 우리를 형 자택으로 불러서 해준 이야기입니다. 형집에 도착해서 간단한 요리와 맥주를 마시면서 고백할 게 있다면서 말하기 시작했습니다. 형이 회사를 다닐 때 형이 아이디어를 냈던 프로젝트가 하나 끝났다고 전부 여자 데리고 노는 룸 있는 술집에 갔는데 그런 데를 처음 가보는 형한테 가장 잘노는 여자분을 붙여주더래요. 그런데 형은 그게 너무 부담스럽더랍니다. 자기가 너무 놀 줄을 몰라서 피해를 줄까봐. 놀고 나서 2차를 또다른 술집으로 옮겼는데 거기선 아예 형한테 가장 예쁘고 차분한 아가씨를 붙여주고 그냥 구석에서 얘기나 하라고 했다네요.
둘이서 구석에서 어색하게 앉아있다가 맥주 서로 따라주며 홀짝거리면서 얘기 주고받았는데 형은 그 아가씨가 참 마음에 들더래요. 그렇겠죠. 연애가 처음인 형이니까. 다른 직원들은 각각 파트너를 데리고 호텔로 갔고 형은 그냥 조금 걸었으면 좋겠다고 하면서 아가씨와 길을 걸으면서 이런저런 얘기를 나눴답니다. 좋아하는 노래, 영화 같은 얘기부터 별의별 얘기를 다 나눴다더군요. 정말 오랜 친구같은 느낌이 들더랍니다. 지루한지 모르고 얘기 나누며 그렇게 걷다가 호텔로 갔대요.
사장이 준 호텔비로 룸을 하나 얻고 아가씨를 객실 안까지 같이 가주고 그냥 나왔대요. 매일 원치도 않은 술 마시고 사랑하지도 않는 낯선 남자와 밤을 지내야 하는 게 얼마나 힘들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 그날만큼은 남자한테 시달리지 않고 푹 쉬도록 혼자 방에서 숙면 취하라고 말해주고 나왔다고 하더라구요. 근데 형이, 부탁이 하나 있는데 이렇게 재미있게 대화를 나눠 본 게 처음이라고 친구하면 정말 기쁠 것 같다고 해서 전화번호를 얻었답니다. 그렇게 문자도 주고받고 가끔 전화도 하면서 친구가 되었다고 하더군요. 또 친구에서 연인으로.
형수님 말씀으론, 매일매일 그런 일상에 몸과 마음이 너무 힘들었는데 형같은 친구는 다른 세계에 사는 친구를 하나 얻은 듯한 느낌이었고 지친 일상을 잊게 해주는 휴식같은 사람이었다고 하더군요. 그렇게 가까워지면서 연인으로까지 발전했는데 형이 결혼하자고 할 줄은 사실 기대하지 않았답니다. 그런 일 하는 걸 알면서도 결혼하자고 하는 사람은 없으니까요.
그런데 형과 많은 얘기를 나누면 꼭 그런 일을 하기 전, 아직 때묻지 않은 꼬마였을 때의 형수님으로 돌아간 것 같은 느낌도 받고, 항상 술시중 들어야 하고 남자들 진상부리는 걸 받아줘야 하다가 형을 만나면 정상적인 생활을 하는 평범한 여자로 존중받는 기분이 너무 좋아서 형처럼 착한 남자라면 넉넉하지 않아도 사랑받으며 살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는 종종 하게 되더랍니다.
그렇게 서로 마음을 확인하고 결혼하기로 약속을 했고 형수님은 다행히 빚이 없어서 큰 탈 없이 업소일을 그만 둘 수 있었답니다. 결혼 후에 형이 회사를 관두고 음식 파는 가게를 시작하고 싶다고 해서 부모님께 2억을 빌려서 가게를 냈고 예상 밖으로 돈이 더 들어서 형수님이 예전에 일하면서 모아 둔 1억4천만원까지 보태서 시작했는데 3개월 정도까지 안되다가 점점 단골이 늘고 해서 소문이 나면서 북적이기 시작했답니다. 한번 불 붙으니까 걷잡을 수 없이 장사가 잘 되었다고 하더군요. 돈버는 재미에 힘든 줄 모르고 일했답니다.
그러다가 창의력이 뛰어난 형이 남녀노소 좋아만한 신메뉴도 개발하고 마케팅도 하다보니까 동업하자는 사람들도 찾아오고 분점을 내달라는 사람들도 찾아오더래요. 그렇게 투자받아서 인테리어도 정비하고 정식으로 프랜차이즈로 등록하고 몇년 동안 전국으로 가맹점을 내주기 시작해서 지금은 이름 대면 한번쯤 들어봤을 법한 회사로 성장시켰답니다. 소스제조랑 가공법에 대한 특허도 출원하고 원재료 가공 납품하는 공장도 세웠고 해외수출계약도 했다더군요.
회사 관두고 해본 적도 없는 음식사업에 도전한다고 했을 때 다들 말렸죠. 세 집 건너 한 집이 음식점이라고. 그런데 형수님은 당신이 하고 싶고 자신이 있으면 하라고 응원해주더랍니다. 망해서 다 털어먹어도 동네에서 분식점 하면서 살면 되지, 설마 이렇게 젊고 건강한 두 남녀가 산 입에 거미줄 치겠냐면서 해보라고 했다더군요. 자기가 모았던 1억4천만원 통장까지 내주면서.
정말 힘들었답니다. 그런데 프랜차이즈로 등록시키고 가맹점 내주면서 더 힘들었답니다. 자기가 까딱 잘못해서 자기 믿고 가맹점 낸 점주들이 망하면 가맹점 하나 당 가정 한개가 파탄난다는 책임감 때문에 잠을 못 잤답니다. 하루에 2~3시간 정도 밖에 안자면서 소스개발, 메뉴개발, 투자자들 찾아 다니고 시장분석하러 다니고, 점주들 장사 잘 하라고 자기노하우 담은 책자 제작해서 돌리고 그랬답니다.
창업시장은 엄청 위험해서 열에 여덟, 아홉은 망한다면서 한달 새에도 수없이 많은 새로운 프랜차이즈들이 생겨나고 사라지는데 외국자본을 등에 업고 국내진출한 외국계프랜차이즈나 대기업계열 프랜차이즈가 아니면 꽤 잘한다고 하는 프랜차이즈들도 수명이 5년 넘기기 힘들다고 하네요.
다행히도, 저희형 프랜차이즈는 그 기간이 훌쩍 넘었는데도 이제 안정적으로 자리잡아서 아직도 꽤 후한 평가를 받고 있답니다. 그래서 지금은 형 나이대에 흔지 않을만큼 큰 돈을 벌었고 반포에서도 상당히 큰집에서 살고 있습니다. 형수님이 이제 내조만 하는 가정주부로만 지내고 싶다고 해서 형이 양평 쪽에 전원주택을 지으려고 했는데 형수님은 형이 출퇴근하는 데 너무 힘드실 거라고 서울 복판에 집을 얻었다고 하더군요.
그렇게 숫기 없어서 연애도 못해보고 거절만 당하던 형이 이젠 물 만난 물고기처럼 완전히 딴사람이 되었습니다. 자신감과 의욕도 넘쳐보이고 완전히 노련한 사업가처럼 보입니다. 비싼 맞춤수트 입고 기사까지 있는 차를 타고 다니니까 제 형이지만 참... 다른사람처럼 느껴지더군요. 이래서 사람팔자 알 수 없다고 하나 봅니다. 엉뚱하고 세상물정 모르는 샌님 같지만 워낙 기발한 사람이어서 언제가 되었든 늦게라도 성공은 할 것 같다고 마음 한구석에 믿음 같은 건 있었지만 이렇게 근사하 게 되리라곤 예상을 넘어서서 신기하더군요.
형은 하루하루가 돈이랍니다. 하루하루 들어오는 돈도 돈이지만 하루에 하는 결정 하나로 큰 이익을 벌어들일 수도 있고 다른 아이템을 찾으러 다니고 사람들 만나러 다니는 게 전부 돈을 보장해주는 일들이라서 너무 시간이 부족하답니다. 그래서 집에 늦게 들어가고 주중에 형수님과 시간을 보내주지 못해서 늘 미안해서 수시로 형수님한테 전화 걸어서 사랑한다고 말해준답니다. 그리고 주말,주일은 정말 중요한 일이 있지 않은 한 오직 형수님과 아기만을 위해서 시간을 보낸다더군요. 주말,주일은 형이 청소하고 설거지하고 요리까지 해서 먹인답니다.
주중 동안 그렇게 일하고 주말까지 그러면 힘들지 않냐고 하니까, 자기는 사랑하는 아내랑 아이를 위해서 음식하고 설거지하면서 쉬게 해줄 수 있다는 게 너무 행복하답니다. 아내랑 아이 얼굴만 봐도 행복해서 피로가 풀린다고. 형수님은 업소일 하면서 너무나 간절히 평범한 생활을 꿈꿨었기 때문에 집에서 집안일 하고 아기 키우고 형 옷 세탁하고 다림질 하는 게 너무너무 행복하답니다. 부자고 가난하고 하는 건 애초에 그런 건 상관하지 않았기 때문에 지금도 돈 쓰는 것에 재미가 생기지 않도록 주의한다고 하더라구요.
저희 형수님 그렇게 부자가 되었는데도 명품백이나 시계나 외제구두 같은 거 갖고 있지 않은 것 같습니다. 형수님 말로는 주말에 형님이랑 정원에서 배달시킨 치킨이랑 맥주 한캔씩 먹으면서 얘기하는 게 너무 행복하답니다. 딱 그만큼의 행복도 감당할 수 없을 정도라면서. 형이랑 2마트 가서 카트 밀고 다니며 같이 시식도 하고 장 보는 게 백화점 쇼핑하는 것보다 더 행복하답니다. 그토록 간절하게 꿈꿔 온 것들이 바로 이런 것들이라고. 이게 전부랍니다. 그걸 잊지 않고 살려고 노력하신다면서. 더이상 바라는 거 없다고.
형수님은 매달 부모님께 월급 정도의 용돈도 넉넉하게 보내주시고 우리한테는 볼 때마다 용돈도 주십니다. 형수님은 저보다 한살 어리십니다. 그런 형수한테 학생도 아닌 번듯한 직장 다니며 나름 연봉도 꽤 받는 제가 용돈 받는 게 웃기는 것 같아서 우리가 애도 아니고 용돈 주지 마세요 했더니 형수가 자기가 번 돈이 아니라 형님이 번 형 돈이라고 자기는 단지 전해주는 것만 할 뿐이고 아무리 나이가 들어도 형한테는 언제나 어린 동생들이니 형이 용돈 주고 싶어할 거라면서 받으라고 하는데 이것참 난감하더라구요. 저는 상황도 좀 우스운 것 같고 해서 안 받고 싶은데 막내놈은 낼름낼름 잘도 받습니다.
막내는 강남에서 규모는 작아도 꽤 말끔한 양주 비즈니스클럽을 운영하는데 수입이 꽤 큰가 봅니다. 그걸 차리는데 형한테서 돈을 빌렸다고 하더군요. 모든 일을 형수님과 상의하는 형은 그때도 그말을 형수님께 말을 했더니 형수님은, 당신이 번 돈이니 빌려주고 싶으면 빌려줘라 하지만 큰 액수니만큼 돈을 빌려주는 사람으로서의 운영에 대한 권한을 보장받아서 막내도련님이 잘못된 판단이나 잘못된 운영을 할 때는 막을 수 있도록 권한을 보장받는 게 좋을 거라고 말을 했다더군요. 우리형수님 참 대단한 사람 아닙니까?
형은 회사운영에 관해 큰 결정을 앞두고 늘 형수님과 상의를 한다고 합니다. 회사운영에 대해 아무 것도 모르는 형수님이지만 시간이 날 때마다 형이 하고 있는 일을 큰것부터 작은 일까지 모두 얘기해주는 게 남편으로서의 의무라고 하더군요. 집안일만 하는 아내가 얼마나 심심하겠냐면서.
부모님은 형수님을 참 좋아하십니다. 형수님이 흠 잡을 데가 없거든요. 남편한테 잘하고 시부모님께 잘하고 참하고 인물도 훌륭하고 뭐 보는 사람마다 며느리 칭찬을 하니까요. 저희 아버지어머니도 형수님을 딸처럼 아끼십니다. 늘 우리딸 우리딸 그러시거든요. 처음엔 형수님 외모가 너무 바비인형 같아서 어리숙한 형 등쳐먹으려는 꽃뱀이 아닐까 하는 의심도 했었지만 지금은 존경스러울 정도입니다.
시부모님과 우리가 형수님께 너무 잘 대해줘서 형수님은 자신의 과거에 대해 숨겨온 것에 대해 지금껏 늘 죄책감을 갖고 살았답니다. 그래서 털어놓고 싶어서 지금에서야 우리한테 말하는 거라고. 그래서 저는, "누가 뭐래도 형수님은 우리식구들이 가장 좋아한 우리 형수님이었고 앞으로도 그럴 겁니다. 형님과 형수님이 성실하게 살았다는 건 알았지만 그렇게 남들보다 몇배로 애를 쓰며 살았다는 것까진 몰랐네요. 형수님 앞으로도 우리 형님 잘 부탁드립니다. 고맙습니다." 하면서 절을 하니까 형수님이 고맙다면서 우시더라구요. 저까지 마음이 아프더라구요. 얼마나 마음고생을 하셨으면..
인간적으로 존경스럽더라구요. 잠도 못자고 남들보다 더 애쓰며 살았고 그 정도의 큰 규모의 사업체를 잘 이끌어 가고 있고 부자임에도 사치하지 않고 참 건전하고 예쁘게 사는 걸 보니 내 형님, 내 형수님이지만 인간적으로 너무 보기 좋습니다.
아버지어머니께는 아직은 말씀드리지 않는 게 좋겠다고 했습니다. 저희야 젊으니까 이해할 수 있지만 어른들은 그렇지 않을 수가 있거든요. 죄책감을 덜기 위해 말씀드렸다가 혹시나 더 큰 걸 감당하셔야만 할까봐. 서로 상처가 될 수 있는 사항이잖아요.
막내 이놈은 그 자리에선 형들 의견이 그렇다면 자기도 따르겠다고 해놓구선 나중에 우리끼리 나가서 한잔 할 때는 이런 말을 하더라구요. "난 큰형처럼 절대 못해. 내 여자 과거가 그런 걸 모르면 또 몰라도 알면서 어떻게 결혼해? 솔직히 잠자리 할 때나 얼굴 볼 때마다 과거 이 여자가 뭔짓을 했을지 자꾸 생각나서 도저히 결혼은 안 될 것 같어." 그러니까 형님은, "담배 하나 끊는 것도 그렇게 어려운데, 과거를 끊어내기가 얼마나 힘들었겠냐. 그 과거는 아마 니들 형수가 죽을 때까지 가슴에 짐처럼 얹혀져 있을 거다. 할 수만 있다면 컴퓨터처럼 완전포맷해서 니들 형수 기억 속에서 싹 지워주고 싶은데 그렇게 할 수 없어서 네 형수 얼굴 볼 때마다 애써 밝게 보이려고 노력하는 것 같아서 안쓰럽고 불쌍해서 난 가슴이 아프다.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은 니들 형수가 그걸 의식하지 않고 살도록 너무 행복해서 그런 거 떠올릴 겨를도 없을만큼 행복하게 만들어 주는 거다. 나한텐 세상에서 가장 고마운 사람이고 가장 아픈 사람이다. 니들도 곁에 있어주는 것 하나만으로도 고마운 그런 사랑 만나게 된다면 형 심정 이해할 거다." 라고 말하더군요.
그때 형을 소개시켜줬던 그애들 중 몇명은 아직도 시집 못가고 저 만날 때마다 친구나 후배 중에 좋은 사람 있으면 소개시켜달라고 징징거립니다. ㅋ 얘네가 사람 보는 안목만 있었더라면 팔자가 달라졌을텐데 말이죠.
형은 여자에게 너무나 헌신적인 사람이어서 (웬만한) 어떤 여자분과 결혼했어도 다정하고 행복하게 살았을 겁니다. 형수 또한 (웬만한) 어떤 남자를 만나 결혼했어도 내조 잘하고 참한 아내로 훌륭한 가정 만들어 갔을 겁니다. 둘이 만나게 된 건 우연도 아니고 운명도 아니고, 오직 행복한 결혼생활 그 하나만을 꿈꿔 온 간절함의 톱니가 서로 맞아떨어져서 둘이 하나로 블록처럼 끼워맞춰진 게 아닌가 합니다. 다른 사람들을 만났었어도 인연이 되지 못한 건 서로에게 기대하는 이상이 달랐기 때문에 끝내 인연이 될 수 없었던 것이고.
으음... 저희형님과 형수님 이야기는 여기까지입니다. 어떻게 마무리를 지어야 할 지 모르겠네요. 즐거운 금요일입니다. 남자분들은 우리형수님처럼 과거의 실수보단 미래를 기대할 수 있는 현명하고 심성 좋은 여자분 만나시길 바라고, 여자분들은 우리형님처럼 당신 하나만 변함없이 애틋하게 봐 줄 수 있는 그런 남자를 만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