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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삶] 때로는 무관심하게...
게시물ID : humorbest_5234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truelife
추천 : 18
조회수 : 1509회
댓글수 : 2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04/08/06 15:46:55
원본글 작성시간 : 2004/04/24 11:08:11
결론적으로 큰 일이 아니여서 다행이지만, 요 며칠전 병원 응급실에 다녀올 일이 있었습니다. 그나마 그날 병원 응급실은 '한산'한 편이라서 조용하더군요.

병원에 가 있자니, 예전에 입원했던 기억이 떠 올랐습니다.

환자의 병을 치료하는 의료진을 보면서 저와 같은 생각을 해 보신 분들이 적지 않으실 것 같습니다.

'내가 얼마나 아픈지 알지도 못하면서... 자기가 아퍼봤나...'

수 많은 반복을 통해 무감각해진 의사와 간호사의 손길에서 때론 매정함이나 사무적인 냄새가 풍기고는 합니다. 그런 생각이 드는 와중에 던져지는 대사는 확고함을 전해주지요.

'아파도 참으세요!  뭐가 아프다고 그래요?  원래 아픈거예요...'

물론 자상하고 따뜻하게 말씀해 주시는 분도 많이 있으며, 위와 같이 말했다고 해서 그분들이 환자에 대한 사랑이 없는 것이 아님은 압니다. 하지만, 저런 말을 듣고 좋은 생각을 하기는 쉽지 않죠.

병원에서 퇴원하고 조금 더 철이 들고 나니, 나름대로 이해하는 방법이 생깁니다.

만일 병원의 모든 의료진이 나의 가족이라면 그들이 나를 치료할 수 있을까?
내가 내 자식과 부모의 환부를 째고, 도려내고, 봉합할 수 있을까?
가족의 죽음을 본인 스스로 선고할 수 있을까?

그렇습니다. 그들의 직업적인 무관심(환자에 대한 사랑과는 엄연히 다른)이 아이러니하게 우리의 상처를 치료하는데 필요충분조건과도 같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대부분 본인의 잘못에는 관대하다고 하지만, 많은 경우 우리는 자신에게 관대하지 못함으로써 자기를 미워하게 되고, 학대하게 됩니다. 그로인해 괴로워하고 때로는 극단적인 선택에 이르기도 하지요.

때로는 남이 되십시요!

잘못을 저지른 자식과 친구를 용서하고 그들에게 조언해 주듯이 자신에게 말하십시요. 다 괜찮다구요. 다시 하지 않으면 된다고 말이죠.

우리는 큰 잘못을 저지른 '타인'을 용서할 수 있는 잠재된 힘이 있습니다. 한가지 잘못을 저지른 자신을 용서(반성이 전제된)하지 못한다면 열개를 잘못한 가족과 친구와 타인은 어쩌란 말입니까?


꽃 피는 봄입니다.
이제 여러분 스스로 대자연이 되어서, 꽃피는 기회를 다시 베푸시길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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