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전 지금 사는 집으로 이사를 왔습니다. 오면서 앵무새를 애완용으로 한 쌍 샀어요. 왕관앵무라고 머리쪽에 왕관마냥 깃을 들었다 놨다 하는 게 특징인데 이 깃은 긴장하거나 놀랐을때 바짝 세웁니다. 근데 이놈들이 밤 열한시만 되면 깃을 바짝 세우고 부모님 방을 숨을 거칠게 쉬면서 쳐다보는거에요 처음엔 대수롭지 않게 넘겼는데 다음날도 그 다음날도 계속 그러는거에요. 이쯤되니까 저희가족도 슬슬 무서워졌죠.
그러던 중 부모님이 결혼기념일 기념으로 두분이서 여행을 가셨어요. 놀기 좋아하는 동생은(당시 고등학생)이때다 싶어서 술빨러 나가고 전 혼자 거실에서 티비를 보고있었습니다. 그러다보니 어느새 괘종시계가 밤 열한시 종을 쳤고 저는 순간 괜히 등골이 오싹해지더라구요. 여름이었는데 이상하게 오한도 들구요. 그때 갑자기 안방에서 장롱이 끼이익 하고 열리는 소리가 났어요. 진짜 심장이 벌렁벌렁하고 무서워져서 제 방으로 뛰어들어가서 문을 닫는데 책상위에 있던 왁스통이 떨어지면서 빙그르르 도는데 그게 안멈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