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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은 책] 이별 없는 세대
게시물ID : readers_720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beok
추천 : 2
조회수 : 1380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3/05/02 03:29:51


  이별 없는 세대(http://book.daum.net/detail/book.do?bookid=KOR9788932011813)를 읽었습니다.


  이 책을 쓴 볼프강 보르헤르트는 독일에서 나서 26살에 요절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누구나 책을 읽으며 이 작가가 왜 천재작가로 불렸는지 알 수 있을 만큼 강렬한 텍스트를 지니고 있는 책입니다. 이는 10대에 이미 2차 세계대전으로 끌려가 전쟁을 겪어내야 했던 작가가 처했던 시대상황으로부터 나온 힘이었을까요.


  마음이 서로 만날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하는 것이 편지를 쓰기 위한 잉크와 종이, 공중전화에 넣기 위한 동전이었던 때가 있었습니다. 지금 필요한 것은 배터리와 적당한 기계가 되었네요. 얼굴을 보면서 통화할 수 있을 정도로 우리는 가까워졌습니다. 만남은 쉬워졌는데, 마음을 나누는 것은 여전히 어렵습니다.


  까페에 앉아서 핸드폰을 보고 있었던 커플이 있습니다. 그와 그녀에게 만남이란 무엇일지요.





Wir sind die Generation ohne Bindung und ohne Tiefe. Unsere Tiefe ist der Abgrund. Wir sind die Generation ohne Gluck, ohne Heimat und ohne Abschied.

Unsere Sonne ist schmal, unsere Liebe grausam und unsere Jugend ist ohne Jugend.


우리는 서로 만남도 없고, 깊이도 없는 세대다. 우리의 깊이는 나락과도 같다. 우리는 행복을 모르고, 고향도 잃은, 이별마저도 없는 세대다. 우리의 태양은 희미하고, 우리의 사랑은 비정하고, 우리의 청춘에는 젊음이 없다.


Darum sind wir eine Generation ohne Abschied.

Wir verleugnen den Abschied, lassen ihn morgens schlafen, wenn wir gehen, verhindern ihn, sparen ihn - sparen ihn uns und den Verabschiedeten.

Wir stehlen uns davon wie Diebe, undankbar dankbar und nehmen die Liebe mit und lassen den Abschied da.

 

그렇듯 우리는 이별 없는 세대에 살고 있다.

우리는 이별을 부인하며, 우리가 떠날 때엔 아침마다 이별을 잠들게 한다. 이별을 막고 이별을 아낀다. - 우리들을 위해서, 또한 떠나는 사람들을 위해서 그것을 아낀다.

마치 도둑처럼 이별 앞에서 몸을 숨기며 사랑을 가진 채 이별을 남긴다.

 

Wir sind voller Begegnungen, Begegnungen ohne Dafur und ohne Abschied, wie die Sterne.

Sie nahern sich, stehen Lichtsekunden nebeneinander, entfernen sich wieder:

ohne Spur, ohne Bindung, ohne Abschied.

 

마치 하늘의 별처럼 우리는 무수히 만나지만, 만나도 그것은 짧고, 진정한 이별은 없다.

하늘의 별들은 서로 가까이 와서 잠시 자리를 함께 하지만, 다시 멀어진다.

흔적도 없고, 연결도 되지 않으며, 이별도 모르는 채 멀어진다.

 

Wir begegnen und auf der Welt und sind Mensch mit Mensch

- und dann stehlen wir uns davon, denn wir sind ohne Bindung, ohne Bleiben und ohne Abschied.

 

우리는 이 세상에서 만나, 서로 함께 지낸다.

- 그러고 난 다음 각자 몸을 감춘다. 우리는 아무 만남이 없고, 오래 머물지도 않고, 이별도 하지 않기 때문이다.

 

Wir sind eine Generation ohne Abschied, die sich davonstiehlt wie Diebe, weil sie Angst hat vor dem Schrei ihres Herzens.

Wir sind eine Generation ohne Heimkehr, denn wir haben nichts zu dem wir heimkehren konnten, und wir haben keinen, bei dem unser Herz aufgehoben ware

- so sind wir eine Generation ohne Abschied geworden und ohne Heimkehr.

 

우리는 이별을 모르고 제 가슴에서 나는 소리를 두려워하며, 도둑처럼 그 자리에서 몸을 숨기는 세대다.

왜냐하면 우리는 고향이라고 할 만한 돌아갈 곳이 없기 때문이다.

우리의 가슴을 어루만져 줄 만한 사람이 우리에게는 없다.

- 우리는 이별 없는 세대가 되었고 돌아갈 고향이 없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민게시판의 글들과 모르는 사람에게 남기는 친절한 댓글을 보거나, 할아버지가 제주도에 여행을 다녀오실 수 있도록 마우스를 누른 67만개의 손을 상상해보면, 우리는 서로 지금까지와는 다르게 연결되어 있는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래서 기억하고 싶어지는 구절은 이별 없는 세대」라는 책 제목과는 역설적입니다.


  우리는 이 세상에서 만나, 서로 함께 지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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