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명화, 주말의 명화, 명화극장..
제가 어렸을 때 무척이나 기다리던 프로그램이었지요. 재미난 영화들이 내 눈을 호강시켜줬으니까요.
지금은 OCN, 채널CGV 등등이 그들을 대신하지만 그래도 저 프로그램보다는 정감이 덜하네요.
한때는 유선을 통해서 보는 영화전문방송채널이 좋아서 더빙으로 방영되는 저 프로그램은 없어도 상관없다고 생각했던 적도 있엇죠.
아마 많은 사람들이 그리 생각했을 것이고 각 방송사들도 그런 사람들의 중력에 의해 썰물빠지듯 빠지는 시청률을 보고는
저 프로그램들을 접었을 겁니다.
그런데 어린 자식들을 키우는 요즘 문득 저 프로그램들이 다시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참 간사하죠?? ㅎㅎ 사람은 가끔 세월이 지나면 입맛이 변하듯 생각도 변하나 봅니다.
제가 기억하기로는 국민학교 2학년 쯤부터 저 프로그램들을 즐겨 봤던거 같아요.
물론 그 이전부터 부모님과 같이 본 적이 있구요. 즐겨보기 시작한 것은 2학년인 것 같네요.
그렇게 영화를 접하기 시작하면서 영화에 눈을 뜨고
국민학교 6학년 때는 용돈을 모으고 모아서 혼자 터미네이터2를 보러간 적도 있었죠. 끝나니 늦은 시간이어서 집에와서 호되게 혼났지마요..ㅎㅎ
(왜 국민학생인 저를 18세 관람가인 터미네이터2를 의심없이 입장시켜줬는지는 지금도 미슷훼리입니다.ㅎ)
그렇게 혼자 영화보러 다니기 전에는 온 가족이 모여서 몰려오는 잠을 쫓아내며 기다려서 봤었고 그게 큰 추억이네요.
근데 그렇게 제가 영화를 좋아하게 된 계기가 저 세 프로그램이었어요.
지금으로 치면 초딩2~3학년이 에일리언이라던지 스타워즈를 보고 상상력을 키우고 영화에 눈을 뜬거죠.
그게 가능했던게 바로 더빙이었던 것 같습니다.
지금 전문채널에서 하는 자막영화는 아직 어린 아이들이 보기에는 조금 힘도 들고 몰입도 잘 안되죠.
그런데 그때 당시에는 자막이 없이 전문 성우가 해주는 더빙판을 보면서
아버지와 어머니와 함께 희희낙낙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초딩이 에일리언과 다이하드, 터미네이터, 스타워즈, 대부 등을 보고 재미를 느꼈으니까요.
그런 기분좋은 기억들은 성인이 된 제가 영화를 보는 것을 즐겨하게 만든 원동력이었고
기꺼이 극장 혹은 VOD에 지갑을 열도록 만드는 밑바탕이었다고 봅니다.
어른이 되고 자식을 두게되고 보니(아직 어린 애기들입니다.ㅎ) 제 자식들과는 저런 추억은 없을 것 같아서 좀 아쉽네요.
물론 애들이 커서 중학생이 되면 같이 극장도 가고 하면되지만
코흘리개인 아이들이 집에서 아빠랑 같이 재미나게 보면서 또 무서운 장면은 아빠 등뒤에서 숨어 보면서
같이 희희낙낙거리는 추억은 없을 것 같아서요.
그냥 그런 넉두리를 해봅니다.
아무런 거부감없이 멋드러진 연기를 하는 성우분들의 더빙판 영화들이 가끔 그리워요.
가난해서 다같이 극장에 가기 힘들었던 시절에 TV를 통해서 온 가족이 영화를 보던 그 시절도 그립구요.
나이가 들긴 들었나 봅니다.
더빙해주는 토요명화, 주말의 명화, 명화극장.
그립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