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즐겨찾기
편집
드래그 앤 드롭으로
즐겨찾기 아이콘 위치 수정이 가능합니다.
동정 탈출했습니다^^
게시물ID : gomin_52403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콰르릉
추천 : 2
조회수 : 1379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2/12/31 14:25:44

  고양이와 함께 지낸지도 어언 3년 남짓. 간간히 활동하던 고양이 카페에서 정모를 한다고 하기에 참석을 하게 되었는데, 거기에서 운명의 그녀를 만났다.

 정모는 서울의 한 고양이 카페에서 이루어졌다. 놀랍게도 모이기로 했던 인원 6명 가운데 4명이 개인적인 사정으로 인해 참석하지 못하고 그녀와 나 달랑 둘만 모이게 되었다. 마치 소개팅이라도 하는 듯한 묘한 분위기가 내 주위를 감쌌다. 그녀도 그것을 느꼈는지 이따금 헛기침을 했다. 무슨 말을할지 곰곰히 이것저것 생각하고 있었는데‥‥‥ 새하얀 원피스에 장식이라곤 가슴 부분에 붉은색 리본이 전부인 수수한‥‥‥ 허리춤까지 내려오는 검은 생머리를 찰랑거리며 수줍게 미소짓던 그녀가 먼저 말을 걸어왔다.

“뭐라도 드실래요?”
그녀가 내민 것은 레몬에이드였다. 거절하는 것은 예의가 아닌 것 같아서 그녀가 내민 레몬에이드를 받아들고 오른손으로 뚜껑을 비틀었다. 그러자 '뽕'하는 경쾌한 소리와 함께 레몬 쥬스의 뚜껑, 아니 레몬 쥬스병 자체가 공중을 향해 날아갔다.

'철퍼덕!'

 젖은 원피스 상의로 비치는 분홍빛깔의 속옷. 그리고 수치심으로 붉게 물든 그녀의 두 뺨‥‥‥. 그렇다 쥬스를 쏟아버린 것이다. 하필이면 그녀의 가슴에 말이지‥‥‥. 나는 너무나도 당황한 나머지 '죄송해요. 닦아 드릴게요.'라는 말을 연발하며 한쪽 손에 손수건을 지닌채 그녀의 가슴에 손을 대고 말았다. 손바닥으로 전해지는 짜릿하고 부드러운 느낌이 오른손을 걸쳐 목을 타고 머리까지 순식간에 올라온다. 당황한 그녀는 얼굴을 더욱 붉히며 '읏'하는 의미불명(?)의 소리와 함께 양손으로 가슴을 가리려고 했으나 그 와중에 균형을 잃었는지 몸이 기울어져 내쪽으로 넘어지고 말았다. 그리고 나의 시야는 암흑에 휩싸였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그저 얼굴에서 느껴지는 부드러운 감촉만이 생생하게 머릿속에 전달될 뿐이다. 그녀는 허겁지겁 내 얼굴에 있던 수박 두 덩어리를 치우고 양손으로 그것을 가리며 어찌할바를 모르겠다는 표정을 지었다.

“이미‥‥‥ 돌이킬 수 없는 걸지도‥‥‥.”
라는 알 수 없는 말을 작게 중얼거린다. 그러더니 뭔가 결심한듯 굳은 표정으로 나를 쳐다본다. 그리고 갑작스레 나에게 안겨온다. 그녀의 온기와 젖은 원피스 상의의 촉촉함의 하모니가 절묘하게 나의 마음을 요동치게 한다. 그녀는 약간 흥분한 듯한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저기‥‥‥ 저기‥‥‥ 그러니까‥‥‥ 저는 그‥‥‥ 괜찮아요. 그‥‥‥ 하셔도‥‥‥.”
의미를 알아차린 나는 그녀의 따스한 온기를 조금 더 느끼기 위해 양팔로 그녀를 감싸 안았다. 오묘한 온기가 느껴짐과 동시에 내 시야에 이미 내용물이 비어버린 텅 빈 레몬 쥬스 병이 보인다. 델몬트 레몬에이드다. 델몬트 레몬에이드는 델몬트 사에서 만든 레몬에이드다. 열량은 1캔(240ml)당 70kcal이며 탄수화물 17g, 나트륨 5mg이 포함되어 있다.

전체 추천리스트 보기
새로운 댓글이 없습니다.
새로운 댓글 확인하기
글쓰기
◀뒤로가기
PC버전
맨위로▲
공지 운영 자료창고 청소년보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