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향時香 / 고산돌
아비는
왜 그토록 이 차가운 거리에서
주름진 웃음을 팔며
늙어 갔을까
우리는 왜
검버섯 핀 그 거리를 떠나지 못하고
한술 서러운 것을 삼키며
저물고 있는 것일까
저마다 가슴에 뜨거운 것 하나.
사람내 나는
시時를 품고 사는 것은
참 고독한 일이다
내일도 이 거리에는
가여운 것들
가슴 타도록 뜨거운 향기 바람에 덜어내며
저물어 가고 있을까
또 그렇게 걸어가고 있을까
'사람이 향기로운 것은 사랑 때문이다.'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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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한 거장들의 시도 좋지만, 인성 좋고 품격이 아름다우신 시인의 시를 올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