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있잖아, 엄마. 결혼하면 같이 살자는 말, 생각해 봤어?" "안돼. 무슨 말을 하는거야. 기껏 신혼생활인데. 신이치씨에게도 민폐지 않니." "괜찮다니깐. 신이치씨네 집은 자산가에다 집도 크니까. 별로 신경 쓸 필요 없다니깐." "그런 문제가 아니잖아. '혼수에 쓸 데 없는 것까지 딸려왔네'라며 비웃음 당하면 엄마는 부끄러워서 그 집 가족 얼굴도 못 볼 거야." "아하하하, 속도위반 결혼으로 시집가는건데 새삼 부끄럽고 할 것도 없다니까 그러네." "어머... 큰 배를 부여잡고 마구 웃고... 나이먹고 애 같이.. 너 이제 30이잖아? 조금은 얌전해지거라." "아직 29살이네요! 어쨌든 결혼하면 같이 살자. 오늘은 이제부터 신이치씨랑 데이트니까 잘 얘기하면 괜찮다니깐." "싫다니까, 엄마는. 동거라니, 분명 신이치씨도 싫어할 게 틀림없어." "그래도, 이대로 이 집에서 혼자 살 수도 없는 노릇이잖아. 20년전에 아빠가 죽고, 이제 저금도 거의 없는데, 어떻게 생활한다는거야?" "아르바이트라도 하면 한사람 먹고 살만큼은 벌거야." "지금까지 일한 적 없으니까... 나이먹고 이제와서 일하러 나간다니 무리야." "정말, 얘는 입만 살아서는... 자 이제 슬슬 신이치씨가 데리러 올거야. 준비해야지." "어라, 그러네. 그럼 엄마, 용돈 줘." "어휴, 얘 좀 봐라..이제 곧 서른이 되는데... 자 이걸로 맛있는거라도 먹고 와라." "감사요 엄마. 그럼 스시라도 먹을까" "배고프다고 너무 많이 먹으면 안돼. 배가 너무 커지면 몸이 안좋아지니까." "넹 다녀오겠습니다아"
"신이치씨, 많이 기다렸어?" "무슨 일 있어? 꽤 시간 많이 걸린 것 같은데." "미안해요. 아들 상대하다보니 시간이 걸려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