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깨비의 결말은 완벽한 해피앤딩입니다.
세드앤딩이라 생각되어 속상하셨던 분들은 글이 다소 길지만 읽어보세요.
마음이 풀리실 겁니다.
본 도깨비라는 드라마의 기본 배경은 불교의 윤회설을 기반으로 하고 있습니다. 물론 저는 무교지만 어떤 종교나 전통을 기반으로 한 드라마나 영화를 볼 때는
그 기본 원칙 테두리 안에서 봐주는 게 적절한 접근 방식이라 생각됩니다.
불교에서 부부의 인연은 칠천겁의 인연이 쌓여서 이루어진다고 합니다.
칠천겁이란, 불교의 시간단위로 일겁은 일천년에 한 방울 씩 떨어지는 물방울로 집채만 한 바위를 뚫는 시간을 말합니다.
부부의 인연은 일백년에 한번 씩 내려와 스쳐가는 선녀의 치맛자락으로 그 바위가 닳아서 사라지는 시간이라고 합니다.
이 원칙 안에서 도깨비의 최종화를 본 소감을 말씀드리면 완벽한 전개, 완벽한 결말, 완벽한 떡밥 회수, 그리고 작가의 배려라 평하고 싶습니다.
당연히 지은탁의 첫번째 삶은 세드앤딩이지만 최종 결말은 완벽한 해피앤딩입니다.
김신은 네번째 인간으로서의 마지막 삶을 완성하고 무로 돌아가는 삶이지만 신이 누군가의 수호신으로 살아갈 기회를 열어줍니다.
또한 현생의 지은탁은 첫 번째 삶에서 신이 던져둔 질문에 대해 “희생”으로 답하고
환생한 두번째 삶을 통해 불멸의 수호신이 된 김신과 다시 만나죠.
이제 지은탁은 인간으로서의 삶이 세번 더 남아있습니다.
바로 그 첫 번째 생이 신이 던지는 질문이고 그 첫 번째 생에 대한 답에 따라
나머지 두번째, 세번째, 네번째 생이 결정되는 중요한 열쇠가 된다고 봅니다.
(불교적 관점에서 전생에 지은 죄는 후생에라도 반드시 받는다는 것이 원칙입니다.)
지은탁이 첫번째 생에 대한 신의 질문에 "희생"으로 답하였기에
신은 지은탁이 인간으로서 남은 세번의 모든 생에서 김신과 부부의 연을 맺을 수 있도록 운명의 다리를 놓아줍니다.
단 한 번의 부부인연도 칠천겁의 엄청난 세월과 인연이 있어야 가능하기에
지은탁이 인간으로 살아갈 나머지 모든 생에 대해서
신이 인간에게 줄 수 있는 가장 크고 완벽한 선물을 지은탁과 김신에게 준 것입니다.
또한 김신은 지은탁이 삶과 죽음을 반복하면서 네번째 생을 마치고 인간으로서의 삶이 소멸되면 또다시 홀로 남아
사랑하는 누군가가 죽어가는 것을 지켜보는 고통의 벌을 받는 게 아니냐고 하시는데 지은탁도 공유와 마찬가지로
네번째 인간의 삶이 완성되면 누군가의 수호신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신이 선택의 기회를 줄 것이고
공유와 영원한 사랑으로 마무리 한다는 결말입니다. 아무리 신이라도 원칙은 정해져 있습니다.
그 것을 완성해야 다음의 기회를 주는 것이죠.
작가는 그간 던져진 모든 떡밥까지 완벽하게 회수하는 결말을 전개하였습니다.
심지어는 김우식의 아들로 김신이 태어날 운명이었던 것을 둘의 간절한 소망으로 그 운명이 바뀌었다는
떡밥까지 마지막 삼신할매가 중학생 여자아이(시간의 흐름상 김우식의 둘째딸)를 달래는 장면으로 모두 회수합니다.
아들이 태어났어야 하는데 운명이 바뀌어 여자아이가 태어났다는 걸 보여주는 것이죠.
또 하나 작가는 세심한 배려를 합니다. 환생한 지은탁의 이름이 박소민,
정말 여기서 작가의 배려에 깜짝 놀랐네요. 그간 이 드라마에서 가장 악역인 간신의
이름이 박중헌이라 은근히 왜 하필이면 또 박씨냐라는 아우성이 있었어요.
저도 박씨인지라 왜 이름을 하필이면 박중헌이라고 했는지 안 그래도 청와대에 있는
박씨 때문에 개망신인 상황인지라 ^^;; 속으로 은근히 욕하고 있었는데,
지은탁의 이름을 박소민으로 해서 박씨 가문들의 삐침까지 완전 다 회수하네요.ㅋㅋㅋ
(작가가 이런 세심한 사람인 걸 알았다면 환생할 지은탁의 성이 박씨인 것도 미리 예측 가능했을 것인데...ㅋㅋ)
불교적 윤회설의 관점에서 본다면 신은 인간인 지은탁에게 가장 큰 축복을 준 겁니다.
첫 번째 생에서 신이 던져둔 질문에 희생으로 답한 지은탁에게 나머지 세 번의 삶을 사랑하는
한 사람과 칠천겁의 시간을 건너 부부의 연을 맺을 수 있도록 운명을 만들어 준 것이죠.
바로 지은탁 목걸이의 뜻인 “하늘이 정한 운명”
윤회설은 전생과 환생한 모든 생을 결국 단 하나의 생이라 말합니다.
지은탁의 첫 번째 삶이 세드앤딩이었다면 두 번째 삶은 해피앤딩 결국 종교적 관점에서는
전생과 후생 모든 생을 하나로 보기에 김신과 지은탁의 최종 결말은 시나리오상 완벽한 해피앤딩입니다.
다만 시청하는 입장에서는 현생에서 도깨비 부부의 결실이 지속되지 못하고 다음 생을 기약하며
사라지는 것에 뒤따를 다양한 감정들이 복합적으로 이입되었기에
눈물이 흐르며 가슴이 먹먹하고 애잔한 해피앤딩일 것입니다.
========그리고 아래 글은 전에 제가 지은탁이 현생에서 죽고 환생하는 전개라고
예측한 글인데 여기에 많이 달렸던 비공들, 이제 모두 반사하겠습니다. ^^ㅋㅋㅋㅋㅋ=======
아침의 맑은 정신으로 14편 예고를 보니
은탁이의 현생은 그대로 죽음으로 끝날 것 같네요. ㅠㅠ
"아무나 제발 저 좀 살려주세요."
이 대사만 봐도 매일같이 죽음을 생각하며 참을 수 없는 고통에 9년을 힘겹게 살아왔다는 것
따라서 이 대사에 바로 죽음이 암시되어 있는 것 같습니다.
(특히 대사에 "아무나"가 들어 있다는 건, 신에게도 기도했을 것이고 많은 것들에 구원을
바랬지만 누구도 응답하지 않았다는 거죠. 그래서 이제 제발 누구라도 상관없으니 아무나 도와달라는...
그 고통이 이제는 견딜 수 없을 지경까지 왔다는 거죠. ㅠㅠ,
그렇다고 목숨을 끊거나 죽을 수도 없었겠죠. 저승이가 개입을 하고 있으니...)
그리고 예고 영상 후반부에 파도가 거꾸로 치는 건
그 바로 앞 영상에서 꺼진 촛불이 다시 타오르는 영상이 나오는데
그게 사실 영상만 제대로 보면 타던 초가 꺼지는 거에요.
파도 치는 영상을 굳이 반대로 넣은 이유가 앞의 영상도 꺼진 촛불이 다시 타는 게 아니라
그 촛불 영상도 반대라는 암시죠.
겨우 힘겹게 버티던 미약한 촛불마저 꺼진다는 결국 지은탁의 죽음을 암시했네요.
많은 분들께서 촛불이 다시 타오르는 영상을 보고 은탁이의 삶에 문제가 없을 거라 예상하시던데...ㅠㅠ
또한 거꾸로 치는 파도는 살려달라는 의미의 반대 결말이라는 설정
(도깨비라는 드라마 전반에서 촛불은 삶과 죽음을 의미하죠.)
반대로 생각해보면, 아마도 촛불이 타다가 꺼지는 영상을 예고편에 그대로 넣었을 경우
예고편의 흐름상 은탁의 죽음을 의미한다는 것을 눈치 채게 되니.... 반대로 넣은 거죠.
또한 도깨비의 검을 뽑았다고 기타누락자에서 제외된 것도 아닐 것이고,
어차피 지은탁은 죽었어야할 운명이죠.
그걸 선택해야 다음 생에서 공유를 만날 수 있는 것
다만 저승이가 개입하고 있어 생명을 이어왔는데,
저승이가 9년간 은탁이가 고통스러워 하는 모습을 보고 혹은 어떤 이유에서
더 이상의 개입을 안 하거나 못하는 거 같습니다.
그래서 현생의 삶은 주어진 운명으로 완성되고
다음 생에서 김신과 만나는 설정으로 생각됩니다.
신에게서 받은 운명을 선택하여 완성한 대가로 다음 생에서는 서로를 온전히 사랑할 수 있는 운명을 주는 것이죠.
(지은탁이 정해진 운명을 완성해야 김우식의 아들로 태어난 김신이랑 다음 생에서 비슷한 나이에 다시 만날 수 있습니다.)
지은탁의 현생의 삶이 죽음으로 끝나는 결말은 시청자들에게 엄청난 충격 그 자체일 것으로 보이네요.
은탁이는 신이 정한 운명대로 당연히 도깨비의 검을 뽑았고 선의의 삶을 살았는데
현생의 삶에서 공유가 바로 부활하여 행복한 삶을 살며 해피앤딩으로 진행될 것이라 대부분 예상했을 것인데...
마지막 퀘백의 레스토랑에서 재회할 때 지은탁의 목걸이의 뜻인 "운명"
그 현생에서 이루지 못한 사랑을 그 다음의 생에서 "운명"이라는 이름으로 완성하는 결말 예측됩니다.
또한 삼신할매가 은탁이가 도깨비의 검을 뽑지 않으면 죽는다는 것은 현생의 삶을 얘기한 것이 아니라 생각됩니다.
그 검을 뽑고 현생에서 주어진 서로의 운명을 완성해야 다음 생에서 만날 수 있다. 라는 얘기 아닐까요.
과거 왕여에게 김선의 반지를 받아 훗날 쓰일 데가 있을 거라고 아주 먼 미래의 인연까지 예측했던 게 삼신할매입니다.
그리고 현생에서 김선에게 반지를 전해주죠.
따라서 지은탁의 다음 생에서 그 목걸이도 삼신할매가 전해주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현생의 삶 세드앤딩, 그 다음의 삶 해피앤딩.
결국 종교적 관점에서는 4번의 삶을 하나의 삶으로 보고 있으니 최종 해피앤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