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위 학력과 전과 누락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고 있는 창조한국당 이한정(57·사진) 비례대표 당선자의 과거가 조금씩 베일을 벗고 있다.
이 당선자가 2000년 선거법 위반 등의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았을 당시의 법원 판결문에 따르면 그의 사기 행각은 24세이던 1975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는 당시 알고 지내던 광주의 여인숙집 딸을 고속버스 회사 경리사원으로 취직시켜 준다며 2만 원을 받아 챙겨 사기죄로 징역 10개월을 선고받았다.
출소한 뒤에는 주로 방송사 기자나 직원을 사칭하고 다녔다.
그는 1978년 한 방송사 총무부장을 가장해 서울의 한 정육점 주인으로부터 쇠고기 6kg(10근)을 편취했고, 이 방송사 기자라고 신분을 속인 뒤 한 대기업 계열사로부터 2만 원을 챙겨 징역 1년을 선고받았다.
1981년에도 한 제과회사에 자신을 방송 기자로 소개한 뒤 제품이 썩었다고 협박해 10만 원을 갈취했다. 또 제약회사와 식품회사 7곳을 상대로 8회에 걸쳐 14만4000원 상당의 물품을 가로채 공갈죄 등으로 징역 10개월을 선고받았다.
6년 만에 전과 3범이 된 그는 한동안 법정과 거리를 두는 듯했지만 2000년 16대 총선에서 민주국민당 후보로 경기 이천에 출마하면서 다시 수사선상에 올랐다.
이 당선자는 전과 경력이 문제가 되자 연설회장에서 "1975년 T건설을 설립해 운영할 당시 직원의 잘못으로 건물주에게 고소를 당했고, 1978년에 세운 디자인 회사의 로고가 한 대기업의 로고와 비슷해 고소를 당한 것"이라며 "기업을 하면서 벌어진 일이지 개인 범죄가 아닌데 (상대 후보가) 파렴치범처럼 다루니 이렇게 정치가 힘들다"고 호소했다.
그러나 당시 검찰 조사 결과 T건설은 1986년에 다른 사람이 설립한 소규모 전기공사 업체로 이 당선자는 이 회사로부터 월 60여만 원을 받고 '공사 브로커' 역할을 해온 것으로 확인됐다.
그는 당시 공문서 위조 및 선거법 위반 등의 혐의로 조사를 받다 1년 전 경기 이천의 M호텔을 상대로 국세청 내 친분을 과시하며 세무조사를 벌이겠다고 협박해 이용료 139만 원을 내지 않은 사실까지 드러났다.
이 당선자는 연회예약실 팀장에게 "내가 중부지방국세청장을 잘 아는데 세무조사를 시키면 이 호텔이나 이 호텔 M 회장은 박살이 난다"고 윽박질렀다고 판결문에 나와 있다.
한편 창조한국당은 이 당선자가 자진 사퇴를 거부한 채 '버티기'에 들어가자 21일 대법원에 당선무효 소송을 내기로 했다. 정당이 소속 의원당선자를 상대로 당선무효소송을 낸 일은 유례가 없다.
이에 앞서 수원지검 공안부(부장 윤웅걸)는 20일 이 당선자에 대해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유포 및 공·사문서 위조 및 행사, 업무방해 등의 혐의로 사전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18대 총선 당선자에게 사전 구속영장이 청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