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963일을 맞이하는 12월 3일 오늘은 단원고등학교 2학년 10반 구보현 학생의 생일입니다.
구보현 학생입니다.
보현이는 연년생 오빠가 있는 두 남매의 막내입니다. 보현이는 애교 많고 발랄한 성격인데다 집안의 막내라서 부모님과 오빠는 물론 여섯 분의 삼촌들 사랑까지 독차지하는 귀염둥이였습니다. 엄마하고는 가방이나 목도리, 우산을 커플로 장만해서 하고 다니고, 아침이면 "엄마 엄마 일어나"하고 깨워서 "왜?" 하고 물어보면 "엄마 사랑해 헤헤" 하고 웃는 아이였습니다. 아빠 등에 매달려서 "나무늘보 놀이"라고 하기도 했고 아빠 다리에 매달려서 "그건 또 무슨 놀이니?" 하면 "코알라 놀이야 헤헤" 하고 가족들 모두에게 웃음을 주었습니다.
보현이는 기타도 잘 치고 드럼도 잘 치는 재주꾼이었고 비즈공예에도 소질이 있었습니다. 바느질을 배우고 싶어서 엄마한테 가르쳐 달라고 조르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손재주가 좋고 만들고 꾸미는 건 뭐든지 잘 해서 보현이는 인테리어 디자이너가 되는 것이 꿈이었습니다. 그 꿈을 이루기 위해서 보현이는 건축박람회가 있으면 빠짐없이 참여해서 앞날을 준비했고 공부도 잘 해서 단원고 장학금도 받았습니다.
보현이가 생활했던 10반 교실 전경입니다. 앞에서 두 번째 자리, 앵그리버드 인형 바로 다음 자리가 보현이 자리입니다. 책상 위 화분에 "보현아"라는 이름도 보입니다.
보현이를 어이없이 빼앗긴 뒤에 보현이 어머님은 집회와 피켓팅 등에 열심히 참여하며 진실규명을 위해 활동하고 계십니다. 그리고 지금 어머님은 안산 합동분향소 가족대기실을 지키시며 가족대기실 안에 있는 416공방에서 수예작업을 열심히 하셔서 매년 "엄마랑 함께 하장"에 출품도 하십니다. 보현이에 대해서, 세월호 참사와 진실규명에 대해서 인터뷰도 많이 하셨습니다. 보현이 오빠도 보현이가 곁에 있을 때 예쁘다고 사랑한다고 더 자주 말해주지 못했던 것을 안타까워하며 보현이에게 보내는 절절한 마음을 장문의 편지로 쓰시기도 했습니다.
안산 합동분향소 전광판 #1111로 문자 보내 보현이 생일을 축하해 주시면 보현이 가족분들은 물론 가족대기실에 계시며 분향소에 들르시는 모든 세월호 가족분들께서 보실 수 있습니다. #1111은 세월호 가족분들께 직접 마음을 전할 수 있는 가장 간단한 방법이며 무료입니다. #1111로 문자 보내 보현이 생일을 축하해 주세요. 귀염둥이 애교쟁이 보현이, 인테리어 디자이너의 꿈을 위해 힘껏 노력했던 보현이를 잊지 말아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