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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군 훈련소에서 썼던 일기들.txt
게시물ID : military_5255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나옹이
추천 : 1
조회수 : 3739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5/01/23 22:47:20


저는 2012년 12월 3일 공군 병 722기로 입대, 2014년 12월 2일 부로 전역한 예비역병장입니다.

짐 정리를 하다가 훈련병 때 쓰던 일기가 나왔는데, 몇 일 정도 적어볼께요 ㅋㅋ


2012년 12월 3일 (입대날)
군대 첫 날, 피곤하다. 엄마 보고 싶다. 
난 스마트폰의 노예였던 것 같다. 친구들 좀 더 만나고 올 걸....


2012년 12월 4일 
잠을 몇 번을 깬 지 모르겠다. 동절기 수면 시간 6시 30분이라더니 6시에 기상해서 30분 간 대기 하고 밥 먹으러 갔다.
새벽의 연병장은 너무 춥다.. 밥은 고기가 없는 순수 채식 식단이었는데 고기 없이 밥먹은 건 정말 오랜만인 거 같다.

오늘 신체 검사한다는데 시간 정말 안간다 / 피 뽑는다고 해서 내려갔다가 다시 올라 왔다. 무한 대기다. / 신체검사를 했다.
항문, 고환 검사, 소변, X-Ray검사를 했다. 저녁에 감이 나왔는데 감을 깎아주시던 어머니 생각이 났다.


2012년 12월 6일
네번 째 아침, 오늘 아침 점호에 정밀 신검대상자들이 불려갔다. 우리 소대 기수도 불려가고, 26살 형도 불려갔다. 그 덕에 내가 아침 식사점호
기수를 맡았다. 재밌다 ㅋㅋ 대기하다 이발을 했는데, 입대 전에 15mm로 밀었던 게 의미가 없을 정도로 짧게 잘랐다. 진짜 짧다. 머리를 감고
수건으로 머리를 터는데 수건이 뒤로 넘어가지 않는 정도다. / 간단한 제식 동작을 배웠다. 차렷, 열중 쉬엇, 필승 등을 배웠다. 꽤나 힘들다.
어디더라 어떤 강당에가서 교육을 받았다. 토요일에 722기 입교식을 하는데 간단한 동작과 간호장교님의 항공의무대 소개, 3대 종교 설명회를 했다.
어짜피 불교에 갈 마음이었는데, 불교 군종장교분이 너무 재밌어서 불교에 가기로 했다. 저녁에 메타콘이 나왔는데 너무 맛있었다.
웬일로 샤워를 일찍 시켜줘서 깨끗하고 개운하게 잘 씻었다. 어느덧 4번 째 밥이다. 시간이 점점 빨리간다.


2012년 12월 8일
여김없이 6시가 되었고, 일어났다. 오늘은 싸제옷이 아닌 군복을 처음입었다. 강당에서 722기 입교식을 하고, 여러가지 교육을 받았다. 이따가는
사진을 찍으러 간단다. 확실히 입단식이 끝나고, 신분이 입대장병에서 훈련병으로 바뀌고 조교님들의 우리를 대하는 행동이 달라진 걸 느낀다.
우리 생활관에서만 4~5명이 동기부여 받으러 나갔다. 나는 안걸렸다. 좀더 행동과 언행을 조심해서 딱 중간만 갔으면 좋겠다. 사회에서 가져온 물건들을 정리하면서 어머니가 몰래 써주신 편지를 발견했다. 사랑하는 아들... 보는 순간 울컥해서 편지 못읽다가 겨우 읽었다.
여기서 지낸지 이제 일주일이 다 되어간다. 벌써 1/6이나 했다. 다음주면 시간이 더 빨리 간다고 하니 얼릉 시간이 갔으면 좋겠다.
집에가면 어머니 꼭 안아드릴거다. 옷을 동체련복으로 갈아입고 쉬고 있다. 앞으로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모르겠는데, 그냥 순탄하게 지나갔으면 좋겠다.
저녁 먹고 생활관으로 돌아오고, 김지우 조교님이 메인관물함 정리법을 알려주셔서 정리하고, 어제 받은 물품들도 관물함에 정리했다.
군대에서 처음 맞는 주말인데, 법적 공휴일인 내일은 무엇을 할 지 궁금하다. 얼추 일주일이 지났다. 정말 많은 것을 배웠다. 다음 주 부터 진짜 시작이다.


2012년 12월 10일
"수동 속의 능동" 혼났다고 기 죽지마라. 시인하고 고쳐나가라. 김성두 조교님이 하신 말씀이다. 오늘도 정신 없이 시간이 갔다.
특별병영기간 첫 날이라 2대대 모두 점호장에 집합하여 일조 점호를 진행했다. 그 후 밥을 먹고, 학과장으로 가서 실내학과를 들었다.ㄱ
공군 핵심가치, 일반학을 배웠다. 점심먹고는 소대장님, 조교님에게 첫 야외학과를 들었다. 간단한 도수 제식을 배웠는데, 정지, 제자리에 섯은 쉬운데
행진 중 방향 전화이 많이 어려워서 많이 혼났다. 급양도우미가 되어서 식판 받고 털기를 했다. 잘한다고 칭찬받았다. 
생활관으로 돌아와서 소대장님이 교육하셨는데, 몇몇 소대원들이 개념없는 질문을 해서 소대장님이 화가 많이 나셨다. 그 후 일석 점호 후 소등했다.
쓸 내용은 많은데 쓸 시간이 없어서.. 생각은 많고 고민이다.


2012년 12월 13일
어제 무리해서 그런지 아침부터 몸이 쑤셨다. 안에서 일조점호를 받았고, 아침을 먹으러 갔다. 먹고 체육관에 가서 심폐소생술 실습을 받았다.
오래 무릎꿇고 앉아있으면 아픈 사람 찾길래 손을 들었더니 다리환자로 분류하여 제외시켜버렸다... 그래서 체육관 벤치에서 실습하고 시험 봤다.
그 후 점심먹고 이름표 바느질하다가 대강당으로 학과받으러 갔는데 졸려서 죽는 줄 알았다. 돌아와서 옷갈아입고 구보를 뛰는데, 구보 중에 애국가
나와서 멈추고, 대운동장 앞에선 쓰레기 줍자고 또 멈추래서, 돌아왔더니 환복도 못하고 밥먹으러 갔다.. 병영생활교육 쪽집게 강의 듣고 돌아오나 했
더니 부재자 투표 교육받고 용지 받고 돌아오니 9시... 점오대기하고 소대장님의 일석점호 받고 이제 자나 했는데, 조교님의 급 관물함검사로 인해
찌~~ㄴ 한 동기부여 받고 관물함도 털렸다.. 서럽다... 안보이는데 정리하다가 잠이 들었다.


2012년 12월 16일
군대에서 두번 째 맞는 일요일이자 종교참석 첫 참여날이다. 일요일인 만큼 6시 30분에 일어났고, 일조점호 후에 밥을 먹었다.
밥먹고 8시 20분 쯤 점호장에서 천주교 불교 기독교 순으로 정렬하고 출발했다. 법당에 앉자마자 자연스레 잠에 빠져들었고, 너무도 빨리(?) 끝났다.
점심먹고 사진찍고 효전화도 했다. 총기수입을 했는데, 칫솔 같은 거에다가 LSA유를 발라 닦은 후 헝겁으로 닦아주면 번쩍번쩍 광이 난다. 
무릎앉아와 동기부여서 앉았다 일어나기가 늘어나고 있는데, 점점 무릎에 무리가 가는 것 같다. 갑자기 이상하게 빡쎄졌다. 벌써 조교들이 2번이나
휩쓸고 지나갔다. 


몇 일 안썼는데 꽤나 스압이 되네요 ㅡㅡㅋㅋ

입대 후 2주동안 일기 중에 쓸만 한 것들 몇 일 적어봤는데

감회가 새롭네요... 하 저게 벌써 2년전이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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