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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산병의 일과.
게시물ID : military_5260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미생물하나
추천 : 3
조회수 : 1120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5/01/25 13:57:33
뭐 부대마다 다르겠지요.
 
하지만 크게 다르지 않을거라 생각합니다.
 
제가 있던 부대는 강원도 철원군의 모 부대입니다.
 
첫 전입신고때 돌아본 부대는 신문과는 전혀 다른...부대전경이였죠.
 
본부동에 생활인원은 100여명이 넘었고.
 
생활관은 2개 였습니다.( 제가 상병을 달때쯤 신막사가 완공되었고 반은 (구)구막사 반은 (신) 신막사에서 생활했습니다.
 
구막사의 경우 내모난 직사각형 구멍이 뚫린 관물대가 하나있고(20인처정도 되는 모니터 사이즈) 절반은 관물대위에 걸린 줄위에 수건을 걸어 막고 나머지 절반은 전투복등을 각잡아 놓아 깔끔히 보이도록 뒀었지요.
 
어쨌든 부대가 이러한 부대다 보니. 전산병의 임무는 통신이 절단된곳으로 달려가 통신을 가능케 해주는것이 주 임무였습니다.
 
대부분 오래된 네트워크 구성으로 전산실은 막사에서 빠르게 걸어서 10분거리의 지통실에 있었지요.(지통실은 언덕위에 있었습니다.)
 
 
 
임무 1. 스파이더가 안된다. 와라.
 
스파이더가 죽어 중요한 전화를 할 수 없는 상황이 왔습니다.
 
어렵지 않습니다. 유선반 후임을 부름니다. 끝과 끝에서 단말기를 붙여 서로 신호를 줍니다.
당연히 끊겨져 아무런 통신이 되지 않습니다.
부대 곳곳에는 중간 연결단자함이 있었고. 각지에 흩어져 서로 통신이 되는 구간부터 끊어진 구간을 찾습니다.
해당 구간이 찾아지면 가설병이 빵차를 등에 메고 단자함으로 달려옵니다.
그 전 구성이 어떻게 되어있었는지 모르지만 일단 최대한 나무와 나무를 이용해 머리위로 야전선이 지나가도록 합니다.
(임시방편이지만 임시방편이 아닙니다.)
통신이 잘 되는것을 확인 후 간부님께 보고하면 임무는 종료됩니다.
 
 
 
임무 2. 컴퓨터가 안되.Waba
 
"컴퓨터가 안된단다. 가봐라"
 
"어디가 뭐가 어떻게?.... 안됩니까?"
 
"가봐"
 
"네.알겠습니다."
 
모릅니다. 가봐야 압니다.
지통실을 통해 접수된 장애보고 위치를 확인 후 해당 장소로 갑니다.
(대대는 매우 컸습니다. 포병부대로써 대대에는 알파를 제외한 브라보 차리 본부 3개 대대가 있었으며 생각보다 먼 거리에 막사와 지통실 등이 있어
이동하는 거리가 제일 컷지요.)
 
대대의 PC는 대부분 오래된 삼성 브랜드의 PC를 사용합니다. 아직도 지억나는 Z97 Z87 등등의 모델명들...
 
어쨋든 가보면 컴퓨터가 안되는게 아니라 인터넷이 안된다거나, 안켜진다거나, 모니터가 안나온다거나, 멀티탭이 죽어있거나, UTP가 뽑혀있거나,
고정아이피를 할당하게 되어있는데 마음대로 변경했거나, 상부에 보고할것이 있지만 지금 당장 보고할 수 없기때문에 일단 통신이상으로 신고 후 나중에 보고하겠다거나 등등의 아주 많은 경우가 있습니다.
 
보통의 경우 네트웤이 연결되었다 말았다를 반복하게 되는데 이경우 RJ45를 툴을 이용하여 한번더 쿡찝어주어 통신이 잘 된다면 철수하게 됩니다만
이런경우가 아니라면 임무1에서 수행한 구간찾기가 다시 반복됩니다.
 
다른경우 보통 여름에 많이 일어나는 경우인데
여름의 경우 산악지대에 위치한 저희부대는 비만오면 낙뢰피해가 아주 컷습니다.
전산실에 그라운드작업이 잘 되어있는것이 아니기 때문에 낙뢰한번이면 대대의 PC 60여대중 한두대는 꼭 통신단절이 되곤 했고 저희는 항상 LAN 카드를 교체하곤 했지요.
 
임무3. 낙뢰조취.
 
여름이면 어김없이 장마기간이 있기마련이고 이기간은 전산병에게 있어 죽음의 시간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보통 전산병도 일반 병사들과 다름없이 야간근무를 들어가게 됩니다.
저같은 경우 통신병이기 때문에 실내 무전대기를 하기때문에 일반 경계근무에 비해 몸이 편안합니다.(앉아 근무하기때문입니다.)
다만, 근무시간이 일반 경계근무의 경우 1시간정도이지만 무전대기의 경우 2시간30분으로 경계근무와 비교하여 2배이상 오랜 근무시간을 자랑합니다.
 
그런데...
낙뢰조치 명령이 떨어지면...
 
분명 그날 경계근무 명령서에는 제이름이 없지만 불침번이 깨웁니다. 낙뢰조치입니다....
"낙뢰 조치입니다."
 
"낙뢰 조치입니다."(<-글자포인트 18포인트)
 
뭐 어쨋든 ... 일어나서 지통실로 달려갑니다.
 
온갖 장비를 전부 전원 차단 후 지통실에 보고합니다.
지통실에서 얼마간 낙뢰조치를 유지할 지 정한뒤 저에게 통보해줍니다. 보통은 짧게 30분 정도에 끝내지만 생각보다 긴 시간이 걸린다면...
 
일단 다시 막사로 내려와 잠을 자다가 다시 해제입니다 라는 말소릴 들으며 네트워크선을 이어주러 가게 됩니다.
 
그런데... 이 낙뢰 조치라는게 하루에 한번만 이뤄지는게 아니라는거죠. 하룻밤새에도 2번 4번 등등 여러번 이뤄질 수 있는것이며 이것은 잠을 못잔다는것과 똑같습니다.
 
게다가 낙뢰조치가 이뤄지는 시기는 비가 많이 오는 시기이며 이시기에 촉촉한 판초우의를 뒤집어 쓴채로 부대의 언덕에 있는 지통실까지 걸어갔다가 조치후 내려온다면... 잠은 다시 자기 힘든경우가 많지요....
 
아아... 내 인생이여...
 
 
 
 
 
 
그외 임무. 보안감사.
 
매달 보안 감사가 있기때문에 보통은 하지 않는 패스워드를 걸게 됩니다.
 
이게 또 엄청난게 보안감사 2시간을 위해 걸어둔 패스워드는 보안감사가 끝나면 패스워드를 까먹은 각종 간부들의 전화가 빗발칩니다.
 
저는 또 부대를 휘젓고 다닙니다....
 
 
 
그외 좋은 점.
사실 좋은점도 참 많습니다.
일명 뺑끼를 부릴수 있는점도 많은것인데요.
 
가령 예를들면 전산실은 아무나 출입할 수 있는공간이 아니지만 전산병인 저에게있어서는 안락한 나만의 공간이기도 하지요.
(지통실 깊숙한 곳에 존재하기때문에 이곳을 구경도 못해보고 전역하는 부대원들이 대부분이고 대부분은 별일 없으면 출입이 허가되지 않지만 워낙에 많은 일들이 이뤄지기때문에 저만의 경우 항상 오픈되어있었지요.)
 
또한 각종 부대 간부님들에게 있어 비록 몸은 고된경우도 많지만 도움을 많이 받을 수 있는 부분도 있습니다.
때문에 좋은 군생활을 지낼수 있었지요.
 
지금와서 생각해보면 당장 내일만 바라보고 또, 전역날만 바라보며 지내던 그때가 가끔은 그립기도 하네요.
물론 다시 돌아가라면 안할겁니다만...
 
지금은 너무 힘들기도해요.
 
 
모든 현역장병 및 대체군생활 하시는 대부분의 군인 여러분 화이팅 입니다.
다 지나고보면 추억입니다만... 힘든 군생활이 편하다는건 아닙니다. 여러분 화이팅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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