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나를 만날 자격이 없어.
나는 너를 만날 자격이 없어.
모든것들 다 끊어버리고 아무말도 하지 않고
머릿속에 남은 기억이 저 깊숙한 곳으로 들어가서
기억하려고 애쓰지만 않는다면 기억나지 않을때까지.
다시는 생각도 대화도 아무것도 하지 않을거야.
새해 첫날만 기다리고 있던 내게 눈은 참 미워할수 밖에 없는 존재.
이유도 모른채 눈이 오면 못볼것 같다는 말을 듣고 나서,
12월 내내 고시원 구석에 처박혀 책을 보고
지나간 일주일동안 단 한마디도 말하지 않았다는 사실에 우울해하면서도
너를 볼 수 있다는 하나의 이유로 너무나 기대했던 새해 첫날이
사라졌다는 기분이 나를 너무 서럽게 했어.
전화를 해도, 문자를 해도 연락은 없고. 다음날 오후 세시.
하루 종일을 우울해하다가 온 문자 하나가 너무도 무심해서
나는 할말을 잃어버렸다.
그 무심함...그건 나를 너무 미치게 했어 항상.
새해의 마지막 날 지하철에서 울먹이는 덩치 큰 남자를 보고
사람들은 무슨 생각을 했을까.
언제나 그렇게 항상 차가웠던 집에 도착해서
작은 난로 하나에 온기를 느끼면서 마신 커피한잔이
이상하게도 왜 그렇게 썼는지 잘 모르겠다.
아마 1년동안 내가 느꼈던 가장 슬프고 화가 나고
비참한 심정이었다고 말한다면 너는 이해를 못할거야.
언제나 그랬듯이.
넌 아마도 너와 나의 관계속에서 내가 왜 화가 났는지
대부분 이유를 항상 몰랐던 것 같아.
나는 지금 너무 쌓이고 쌓였어.
그래서 너무 지쳤어.
이해같은건 바라지도 않아.
너는 내가 '우리는 서로 너무 맞지 않는거 같다'고 이야기 할때 마다
기분 나빠 했지만 그 말 외에 다른 말은 생각 나지 않았어.
저번에 1년 반만에 너를 봤을때.
나는 내 상처를 너무나도 이해해 주길 바랐지만
아주 작은 위로 한마디 듣고 싶었지만
너도 그동안 나와의 관계속에서 받은 상처 때문일까.
어쨌든 우리는 서로를 이해하지 못했잖아.
거의 6년동안 너를 좋아하고 아파했던 나의 20대 절반의 시간들이
내게는 즐거운 기억으로는 전혀 남지 않은거 같아.
상처뿐이었고 가슴이 아프다는 말을 처음으로 알게 되었고
정말 애증이라는 단어를 절실히 이해했고
너무 많은 정신적인 고통의 시간을 보냈지.
나로 인해서 너가 받은 상처를 알아.
너가 가끔씩 힘들어 하는 것도 알아.
어차피 이 글을 볼지 볼수 없을지도 모르겠지만
나 때문에 너가 들어야 했던 말도 안되는
그 많았던 말들을 모두 잊을 수 있길 바랄게.
진심으로 미안해. 사과할게.
우리 다시는 연락하지도,마주치지도 말자.
그게 너에게나 나에게 모두 좋은일이 될것 같고.
6년 동안 너는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나 혼자 삼켜야했던 정신적인 고통을 해결할때가 온 것 같아.
너가 원하는 모든걸 할수 있는 사람이 되길 바래.
고마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