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이 되어 치른 첫 선거때 부재자투표신고를 하며 귀찮다고 투덜거렸던 일을 생각할때 사전투표제를 한 이번선거는 투표율이 많이 증가할 거라고 생각했다. 근데 투표율을 보니 참 실망스럽다.
선출직 공무원은 막강하다. 일반 회사원, 공무원이 일을 추진해서 실패를 하면 징계감이다. 그러나 선출직 공무원은 부정이나 비리사항이 없다면 [나는 잘해보려 했으나 결과가 실패로 드러나 죄송할 따름이다.] 이걸로 땡이다. 국민이 국민의 손으로 그들에게 권한을 주었기 때문에 그렇다. 그들의 책임은... 열심히 일할 의무만 있다. 그들이 열심히 일했다는데 뭐라고 할건가?
이 대표적인 사례가 4대강 사업이다. 2메가바이트가 4대강에 수조를 때려박았어도 뚜렷한 비리가 없다면 짜증나고 화가나더라도 우리는 받아들일 수 밖에 없다. 그것이 대표를 뽑은 국민의 의무이기 때문이다.
국가의 권력이 3개로 나뉘어져 서로를 견제하기에 최소한의 정의가 지켜진다. 마찬가지로 선출직 공무원의 권력도 견제받아야만 최소한의 정의가 지켜질 수 있다. 그리고 그 견제는 또다른 선출직 공무원이 아닌 주권을 가진 바로 나, 국민이 되어야 한다.
그래서 난 정권심판론에 동의하지 않는다. 정의로운 국민들이 주권을 행사하면 굳이 심판하지 않아도 대표자격이 없는 사람이 낙선되는게 당연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세상에서 정의만큼 나약한 것이 또 없다. 욕심 앞에서 정의는 바람 앞의 촛불과도 같다. 그래서 난 40대 50대를 비난하지 않는다. 그것이 정의롭지 못하더라도 그게 사람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20대인 나는 아직 욕심보다는 정의가 살아 숨쉬는 곳에서 살고 싶다. 그래서 나는 투표한다. 도찐개찐이라 후보 중 투표할 사람이 없다고 하더라도 그 중 한 후보가 단 1%라도 다른 후보보다 정의롭다면 난 이전보다 1% 더 정의로운 사회를 위해 투표한다. 그 1%가 모여 언젠가 100%가 될 것이라 나는 믿기 때문이다.
그러니 투표를 하자. 세월호 사태를 보며 분노하는 그 정의로운 마음을 좁은 방구석에 가둬두지 말고 투표장에 가서 투표로서 표현을 하자. 세상이 바뀌지 않는다고 화만 내지 말고 세상이 바뀔 수 있도록 투표를 하자.
이번 선거는 이렇게 끝이 났지만 우리에게는 또 다음이 있음을 기억하자. 그리고 그때에는 투표로서 표현을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