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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서울-해남 1박 3일 여행기(1)
게시물ID : bicycle2_716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꼴쥐투윈수
추천 : 5
조회수 : 676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3/05/06 11:03:07

눈팅은 오래했는데, 가입하고 글 쓰기는 처음이네요. 나름 로드게이 지향이라 자전거게시판에 첫글 올립니다.


게시판 전입 신고 겸 해서, 2008년도 해남 다녀온거 올려봅니다.


저때는 핼멧도 안쓰고, 무식하게 다녔더랬는데..


올해는 장거리 여행좀 다시 시작하봐야겠네요. 벌써 5년전이네...


원래 블로그에 올렸던 글이라 반말입니다. 지송(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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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남을 염두에 두고는 있었다. 언젠가 놀러 가야겠다는 생각은 하고 있었는데 자전거로 가야겠다고 생각한 것은 얼마 되지 않았다.

올해 초 자전거를 사려고 마음먹으면서 언젠가 속초하고 부산, 해남 땅끝에는 자전거 타고 가야지... 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올해 여름이 될 줄은 몰랐다.

뭐...바람난 총각마냥 한번 계획하기 시작하니 땅끝에 대한 사랑은 끝이 없어서 계획을 짜는 하루하루가 행복한 나날이었다.

그리고 드디어 휴가가 찾아왔다.


1일차 : 파인딩 콩국수(07/30)

화요일에 휴가전날이라 수업을 날로 먹은후(원장님 죄송함다) 집에 와서 계획을 짰다. 코스는 여러가지로 계속 고심했는데 1번 국도를 타고가다 공주-논산-전주-광주-해남 이런 코스를 계획 했다가 결국 저번에 대전 갈때 1번 국도를 타봤다는 이유로 전날 코스를 변경했다.

자출사에서 바이크프렌드 팀이 짜놓은 코스를 타기로 했다. 과천-인덕원-안양-43번국도-안중-아산방조제-아산시-유구-부여-논산-전주-정읍-장성-광주-나주-영암-해남-땅끝 코스인데 대략 450키로로 바프팀들은 2일만에 간다고 하더라. 흐..... 암튼 다 새로운 길이어서 이 길로 가기로 했다.

이번에도 어김없이 결국 이것저것 준비 하다 보니 날밤을 깔 분위기가 되버렸다. 글래서 결국 새벽에 출발하기로 하고 30일(수) 새벽 2시 38분(정확하게 기억한다)에 출발했다.

우선 탄천을 건너 대치동 뒷길로 해서 과천까지 갔다. 

처음에 짐을 쌀때 이것저것 많이 넣었다가 결국 많이 뺐음에도 불구하고 출발한지 한시간도 안되어서 가방이 무겁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여사나 자출사에서 실패기들을 읽으며 짐은 말 그대로 짐이라는 말을 들었음에도 불구하고 좀 오버한 경향이 있었다.

내가 근육통은 잘 없는 편인데 이상하게 근육통이 좀 있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고, 무릎도, 엉덩이도 한시간도 안되었는데 상태가 안좋아지고 있었다. 아.. 이건 실패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과천을 지나서 좀 달려 인덕원에 도착하니 짧은 치마입은 언니들이 늦은시간까지 많이 다니고 있더라. 그 언니들 보다보니 아픈거 잊어 버리고 그냥 가게 되었다. 본능의 위대함이여!

인덕원을 좀 지나서 안장을 포지션을 교체했다. 안장 코가 좀 높은것 같아서 조정했는데 여행내내 나를 괴롭힌 안장이었다. 
나의 전립선이 매우 고생했다.

안양을 지나서 군포로 접어들어 43번 국도에 접어 들게 되었다. 

군포 시내를 빠져나오기전 편의점에서 간단하게 좀 먹고 갈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몇개의 편의점을 그냥 지나치다가 '다음에 나오는 편의점에서 사먹어야지'라고 맘 먹은 순간부터 편의점은 없었다. 진짜. 그 순간 부터 편의점은 커녕 가게는 하나도 없었다. 단 하나도!! 배고픔에 허덕여야 했다.

시작부터 별로 좋지 않았다. 가방은 무겁고, 근육 컨디션이 나쁘다는 생각이 계속 들었고, 배도 고프고, 날씨도 이상해지기 시작했다.

그래도 우선 갈때까지 가보자는 생각으로 떠났다. 안되면 포기하면 되지. 뭐. 가오가 좀 안살긴 하지만 어짜피 모든건 시간과 함께 망각 속으로

바프가 왜 이길을 골랐는지 모르겠지만 43번국도의 노견은 매우 훌륭했다. 1번 국도의 지저분한 노견과는 차원이 틀렸다. 짜잘하게 짜증나는 오르막도 별로 없고. 내리막은 시원하고... 그런데...

나는 출발전 이번 여행의 원칙을 몇가지 정했는데 

우선. 가장 중요한 '두발과 두 바퀴로만 땅끝에 간다''
'한번 간 길은 다시 돌아가지 않는다.' 
'언덕에서 끌고 올라가지 않는다.' 
'내리막에서 50키로 이상으로 속력을 내지 않는다' 
'선의는 거부하지 않는다' 등인데... 

다운힐에서 속력을 내지 않는 다는게 참 다행이었다. 

화성쯤 이었나.. 신나는 내리막중 저 앞에 뭔가 검은 봉지 같은게 보였다. 근데 어둡고(해가 안뜬 상황) 또 약 40키로 정도의 속도라 피하지 못하고 밟았는데 그게 검은 봉지가 아니고 콘크리트 덩어리였다. 도로 보수를 하고 그 옆에 그냥 놔둔거다. 순간 자전거가 덜컹 하면서 한 20센치 정도 점프 하지 않았을까 싶다. 마침 옆에 덤프트럭이 또 지나가주시는 바람에 하마트면 골로 갈뻔 했다.

암튼 어두울때는 무조건 다운힐은 안전 또 안전!

달리다 보니 왼쪽이 밝아 오고 있었다. 아.. 이제부터 해뜨면 안전하겠구나.... 싶은 마음에 안도하고 있었는데. 역시 하늘은 나를 포기 하지 않았다.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도로가 젖고 있었다. 

배도 고프고 힘도 들어서 헉헉 대고 있는 상황에서 굉음을 내뿜으며 지나가는 트럭들이 '목마르지?'하면서 흙탕물을 뿌려주고 있었다. 브라보.


어디지? 암튼 43번 국도 한참가다보면 있는 첫번째 주유소겸 편의점. 해가 뜨고 있다. 비도 오고 있다.

여기서 간단하게 아침을 먹으려고 했는데 입맛이 없어서 그냥 베지밀 하나로 때움. 얼음물도 구입.

훗. 된장남은 셀카질을 잊지 않는 법! 슷하뻑스는 아니지만 여기서도 한컷.

자전거는 발라당 자빠져 있음다.

우찌저찌 하던 다시 출발. 가자. 가자보면 뭔가 나오겠지. 다시 출발. 비는 계속 오고, 안장 상태는 계속 엉망이고. 물은 겁나 튀고, 안경은 젖어 안보이고, 대충 이런 상황이었다. 사실 아닌말로 1번 국도 타고 가다 수원쯤 갔으면 짜증나서 때려 쳤을런지도 모른다. 이 코스를 택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계속 갈 수 밖에 없는 상황. 집으로 돌아가려고 해도 평택까지는 가야하니까.

이 당시 내리는 비를 맞아 속도계가 맛탱이 갈랑 말랑해서 한 한시간 빼놨다. 총 거리 산정이 불가능해졌다.



안중가는길에 있던 할인상가? 상당히 뻘쭘한 위치에 있다. 많이 싸지 않으면 장사 안될 것 같은데.. 암튼 여기서 비상식으로 구비해온 스닉커즈 하나 까 주시고, 집에서 얼려온 보리차도 개봉했다.

그래도 뭣좀 씹어주고, 무엇보다 차가운 얼음물을 마셨더니 살것 같았다. 특히 얼음물의 위력은 정말 대단해서 여행내내 얼음물의 위대함을 느끼곤 했었다.

영업 안하잖아!! 뻥까긴! 젖은 장갑은 저 위에 살짝 올려 놓은 센스. 마르진 않는다.

분명히 출발 하기 전에 서울 경기 지방은 오후부터 비가 올 거라는 예보를 보고 왔다. 근데 뭐냐? -_-;; 
비는 그쳤는데 언제 다시 쏟아질지 모른다는... 구름도 매우 빨리 흘러 간다는...


아침 7시. 벌써 5시간이나 지났네... 출발한지 얼마나 되었다고 폐인모드 들어가주셨냐...

적당히 쉬다가 다시 출발. 안중을 향해 출발! 또 출발.

안중이라는 지명이 귀에 익어서 어디서 들어봤나... 하고 달리면서 고민 해봤더니...

예전에 신문사 다닐때 취재간다고 뻥까고 평택항에 놀라갈때 안중에서 평택한 가는 버스를 탔던 기억이 났다. 아직도 기억 나는게 그때 평택항에서 별 시덥지 않은 설명회가 있었는데 일하기도 싫고 해서 바람이나 쐬자는 심정으로 취재 갔다 온다고 했더니 차장아저씨가 거기 가봤자 볼 거 없다고 가지 말라고 했는데, 놀고 싶은 심정에 우겨서 결국 갔다. ㅎㅎ

뭐 결국 그날 평택에서 업체끼리 싸움 난거 독점 보도해서 내 최초 특종을 잡고, H그룹 계열사 사장에게 기사 삭제 해달라는 압박도 받고, 언론중제위원회에 고발 당할뻔도 했다. 

나름 쌈마이 기자시절의 추억이 있던 곳이었다. 그 생각도 나고 해서 평택항을 들러볼까 하다가 그냥 패스. 갔다가 다시 돌아오면서 새로운 코스를 짜는게 귀찮았음!

아산 방조제 도착!! 바닷 바람 시워~~~언 하고, 해 안떠서 날씨 죽이고, 방조제에 벌러덩 누워서 한 20분 쉬었다. 벌써부터 자전거만 새우면 눕는다.

왼쪽이 평택항에서 오는길? 그런것 같다. 난 오른쪽에서 왔다. 

저 멀리 보이는 서해대교.

갯벌? 그냥.. 찍었음. 아무 이유 없음.


빗물과 흙으로 버무려진 자전거. 대충 닦아 냈는데도 이렇다.

석양과 자전거... 라고 이름 붙이고 싶지만 석양도 없고, 또 아침이고...

기운만은 아직 쌩쌩하다. 출발할때보다 컨디숀은 더 좋아졌음.
아산 방조제에서 좀 쉬었더니 살것 같은 마음에 오케. 오늘은 진짜 무리해서 전주 지나서 정읍까지 가는 것으로 목표를 정했다. 새벽 2시 반에 출발했으니 정읍정도는 가줘야지. 못가면 안되지라는 말도 안되는 생각을 이당시엔 하고 있었다. 븅신...

우찌저찌 아산으로 출발. 아산방조제까지 오는 도로는 매끄럽게 잘 닦인 반면, 뭔가 자동차 전용도로 같은 도로라.. 시골길을 달리는 느낌이 없었는데 방조제를 지나서 아산으로 가는 길은 그래도 시골길을 가는 구나.. 하는 느낌이 들었다. 또 마침 출근 시간이라 버스를 타고 출근하는 사람들이나 등교하려고 기다리는 학생들 보면서 '훗. 당신들은 일하려 가는군요. 나는 놀러 가지용'하는 기분이 들어서 뭔가 기분 좋아졌다.  

뭐랄까.. 전역하는날 준비태세 걸린 기분이랄까? (나 전역하는날 준비태세 걸렸다. 매우 기뻤다.)

슬슬 가다보니 또 허기가 지기 시작했다. 적당한 버스 정류장에 출푸덕 하고 앉아서 스닉커즐 씹으며 아침으로 뭘 먹을까 고민했다. 날도 더우니 백반이나 찌게 종류는 별로 땡기지 않고, 냉면은 소화 안될 것 같은 기분이 들어서 뭘 먹을까 고민고민 하다가 여름의 별미 콩국수로 결정했다. 오케. 아산 가서 콩국수집 있으면 먹어야겠다. 중국집에서 하는 짭퉁 말고 전문점에서 먹어야 겠다고 결정했다.

그리고 콩국수를 찾는 첫날 일정이 시작되었다.

아산에 들어선게 9시가 안되었을 때였다. 그 당시 기분으로는 나름 빠른 진행이라고 생각했다. 아산 시내에서 콩국수집을 찾아볼까 하다가 그냥 가는 길에 나오겠지.. 하는 생각에 아산시를 관통했다. 그런데 없었다. 안나왔다. 가다보면 나오겠지... 하는 생각에 계속 갔다. 근데도 안나왔다. 계속 갔다. 딴 집에서 먹을까 생각했지만 그러기엔 지금까지 지나온 많은 식당들이 아까웠다. 어떻게든 콩국수를 먹기로 했다. 그래서 계속 가고 가고 또 갔다. 그리고 안나오고, 안나오고, 또 안나왔다. 

어느덧 시간은 아침 시간을 훌쩍 넘겨 10시를 향해 가고 있었다. 화욜 저녁에 밥먹고, 새벽 2시에 출발해서 초코바 2개밖에 못 먹었는데 이상하게 배가 심하게 고프지는 않았다. 그래도 에너지가 소진 되는 느낌이 확실하게 들었다. 뭔가를 먹긴 먹어야 하는데... 

그렇게 계속 파인딩 콩국수 하다가 순천향대에 도착했다. 대학가 앞이니 뭔가 있겠지.. 하는 생각은 대번에 깨져 버렸다. 마치 누군가 '병신아 방학이다' 하는것 같았다. hp는 거의 소진.. 세이브 하지 않았는데 게임 오버될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결국 순천향 옆에 신창 휴게소로 들어갔다.

휴게소에 들어서니 자전거가 한대 보였다. 그 옆에 어떤 아저씨가 져지 입고 2%를 드시고 계셨다. 

바이크를 타는 사람들 사이에서 전해오는 말 중에 반대방향으로 가는 사람은 친구, 같은 방향으로 가는 사람은 적 이라는 말이 있다고 하던데... 잔차를 타는 사람은 모두 다 친구다. 쌔끈하게 인사했다.

"안녕하십니까?"


"젊은 친구. 목적지가 어딘가?"

"해남 땅끝입니다."

"언제 출발했는데?"

"새벽 2시 반이요."

"언제까지 갈 예정인가?"

"내일이나 늦어도 모래까지 가고 싶은데요"
.
.
.
.
.

혼났다...-_-;;

그런게 여행이 아니다. 여행이란 여유로운 행보인데 그게 뭐냐. 무작정 목적지까지 가면 장땡이냐. 즐겨야 하지 않냐. 등등...

듣다보니 그 말씀이 정답이라. 고개를 주억 거리며 듣다보니 무조건 목적지만을 향해가는 내 자신이 좀 한심해 졌다. 

코스를 말씀 드렸더니 홍성으로 해서 대천으로 가라고 하신다. 가서 비키니 언니들도 보고, 계곡 찾아서 발도 담그고, 어디 가면 우리나라에 두그루 밖에 없는 하얀 소나무 백송이 있는데 그것도 보고 가라고 하신다. 오.. 좋구나... 

혹해 버렸다. 또 이 당시 까지는 개념이 없어서 무리하면 그런데 들려도 짤로 금욜에 도착해서 서울로 올라갈 수 있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 

그럼 그렇게 할까요? 그나저나.. 밥먹으러 왔으니... 식사 하셨습니까? 

응. 먹었어. 자네나 어여 들게.

콩국수 있나... 했더니 없다. 이 휴게소의 자랑은 가락국수란다.


맛이 없지는 않았는데 그닥 넘어가지 않더라.

아저씨 잔차. 자이언트. 비맞고 흙에 버무려진 내 잔차도 보인다. 흰색 깔끔하니 좋은데?

암튼 그렇게 가락국수를 깨작거리니 아저씨가 좀만 가면 자기 후배들이 해비타트 하고 있다고 가볼래? 하신다. 

오... 해비타트.. 그 사랑의 집짓기인가? 말로만 들었는데. 꼭 가보고 싶습니다. 하고 따라 나섰다. 

내가 또 대학다닐때 방학마다 노가다로 다져진 몸이라 용접빼고는 거진 다 가능한 고급 인력이라 자부 하기 때문에 오늘은 거기서 일좀 해볼까... 하는 생각을 했다. 하루 일하고 여유있게 가면 되지. 이것이 바로 여유로운 행보! 여행 아닌가?

아저씨를 따라서 한 1키로 달려 현장에 도착했다. 그나저나 좀 천천히좀 가시지... 따라간다고 죽는줄 알았음..ㅠㅠ

현장 도착. 건물 3채 정도를 만들고 있었음.

건설 현장. 뭔가 새로운 공법으로 만드는 것 같다. 노가다 할때는 무조건 철근 콘크리트 였는데.

쪼아! 엄청 마음에 든다. 근데 더듬이는 보호 안해도 되나? 그나저나 저건 정체가 뭐야? 그럼? 메뚜기 같은건가? 왠지 일안하는 배짱이가 생각나는데...

대학생 애들이 많았다. 자원봉사 온거라고 하는데.. 저 가운데 리더가(보통 건설회사에서 자원봉사 온 전문가)가 대학생들에게 작업지시를 한다고 한다.

참가 기업들. 후원규모순으로 적어 놓은 건가?

일정표. 4박 5일이구나. 강호동의 1박 2일팀. 와서 이런거나 좀 하지? 요즘 매너리즘 아냐? 거기?

암튼 사진을 좀 찍고 있자니 아저씨가 부른다. 예이~ 하면서 쫄르르 달려가니 갑자기 차에 타란다. 뭐지? 암튼 탔다. 뭔가 선의의 냄새가 났다. 선의는 거부 하지 않는다.

"야. 아까 가락국수 먹고 힘이 나겠어? 고기 먹고 가라." 

아싸, 자전거를 탄 사람은 모두 친구이자 동문이자  가족같은 사이. 위대하다 자전거족들이여!!
갈비에 육회비빔밥을 배터지게 먹고 있는데 무언가를 건내 주신다. 뭐지 이건? 선글래스다.

"싼거다." 하신다. 역시 선의는 거부하지 않는다. 밥도 얻어먹고, 썬글래스도 하나 얻고. 이거 첫날부터 완죤 잘 풀리는데. 잔차여행오길 잘했다고 백만번 생각하고 있었다.

도착하면 연락하라고 전화번호를 적어주신다. 도착하면 꼭 연락 드리겠습니다!! 하고 다시 길을 떠난다.  


홍성 가는길. 해가 잠깐 뜨더니 다시 구름이 끼며 시원한 날씨가 되었다.

산을 칼로 돌려낸것 같다. 대단하다고 해야할지... 산사태도 산사태지만 낙석 장난 아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시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어느 시골마을 경로당 처마밑에서 잠시 비를 피한다

빗줄기가 약해져서 다시 출발을 했다. 조금 가다보니 배가 아프기 시작했다. 아까 선의를 너무 무리하게 받아들였기 때문에 그런가... 아니면 오랜만에 육회를 먹었더니 위장이 놀래서 그런가.... 얼른 주유소 찾아서 화장실 고고싱!!


화장실 가서 일 보고 나오니 폭우가 쏟아지고 있었다. 사진엔 잘 안나오는데 천둥과 번개를 동반한 폭우였다. 한 30분 내렸는데 만약 배가 안아팠다면 이거 직타 맞을 뻔 했다. 배아파서 다행이었음!! 

다시 비가 약해지고, 출발.

갈림길에 도착했다. 한쪽은 원래 계획했던 유구로 가는길, 한쪽은 홍성으로 가는길. 주유소 아저씨에게 물어보니 유구로 가는게 빠르단다. 어쩔까 고민하던중 마침 걸려온 친구의 전화.

어디냐?

아산 지났다.

어디로 갈꺼냐? 

유구로 갈지 대천으로 갈지 고민이다.

당연히 대천이지!!

그...그럴까? 결국 대천으로 결정.

홍성을 거쳐 보령으로 가기로 결정했다. 출발하고 한 10분 되었나... 갑자기 또 폭우... 그러나 애석하게도 이번엔 비 피할데가 없어 고스란히 맞으며 갔다. 뭐 이것도 자전거 여행의 묘미지...라고 생각하며 맞으며 가고 또 가고, 또 갔다.

여기서 또 속도계님 비 맞아 멈추심. 한시간 동안 빼놓음

하지만 결국 그때까지 어떻게든 신발만은 안젖게 노력하고 또 노력하고 노력했지만 결국 젖어 버렸다... 옷이야 기능성이라 조금만 달리면 금방 마르니까 상관 없지만서도 신발과 양말은 결국 하루종일 젖은 상태로 달릴 수 밖에 없게 되었으니....



홍성 가는길에 어느 정류장 슈펴. 여기서 포카리&생수 구입.

신발 벗고 발도 말렸다. 두번째 발가락이 길구나.. 나는...  

시골의 한적한 도로.....가 아니다. 트럭들이 미친듯이 다닌다.

오..할매 캐릭터 귀엽다. ㅎㅎ

떡집은 오은정 떡집!(메탈리카 팬이라면 알듯..)

다나 다방. 저 마스코트 다리가 쉑시하다.

선양주조의 '숲속에서 맑을 린'소주. 근데 저거 어법에 맞는거야? 선양주조는 또 어데여? 그리고 저여잔 누구야?

사인보고 서인영인줄 알았는데 유인영이다. 누구냐? 넌?

젖은 내 신발. 이놈도 주인 잘 만났으면 어디 피트니스에서 런닝머신을 달리는데 사용되었겠지만 나를 만나서 개고생중이다.

한 20분 쉬워서 발도 말리고 다시 젖은 양말 신어주고, 젖은 신발 신어주고 출발. ㅠㅠ

이때부터 비가 왔다 안왔다를 반복하면서 체력이 급속도로 소진되는걸 느낄 수 있었다. 홍성까지의 길은 멀고도 멀고도 멀고도 멀게 느껴졌다.

하지만 달리다 보면 결국 나오게 되어 있는법! 결국 홍성에 도착. 여기서 콩국수 먹으려고 찾아다녔는데 없었다. 더군다나 속도계를 잘못 눌러서 지금까지 달린 거리, 시간, 평균속도, 최고 속도가 리셋 되어버렸다. 망할...ㅠㅠ

그래도 두번째 거리 기록이 남아서 결국 마지막에 총 거리는 대충 계산할 수 있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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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안올라가네요.  나눠서 올려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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