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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소개팅을 한 노처녀의 고민
게시물ID : humorbest_52703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달려라왕땅시
추천 : 76
조회수 : 33555회
댓글수 : 16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12/09/13 20:43:56
원본글 작성시간 : 2012/09/12 02:53:49

얼마 전에 "늙은 게 꼴깝한다"는 제목으로 http://todayhumor.co.kr/board/view.php?kind=member&ask_time=&search_table_name=&table=gomin&no=395435&page=1&keyfield=&keyword=&mn=120122&nk=&ouscrap_keyword=&ouscrap_no=&s_no=3451215&member_kind=total  을 올렸던 유저입니다.


저는 45살 미혼 여성이고요.

만난 남자분은 50살입니다.


아래에 왜 결혼안했냐 물으신 분이 있어, 

20대엔 마음에 드는 사람들이 다 10살 이상..바라만 보다 놓쳤거나 별로 결혼생각이 없었고,

30대엔 역시 마음에 드는 사람들이 다 10살 이상,..이미 그들은 기혼..다가갈 수 없는 사람들이 되었고,

그리고 30대중반, 서로 사랑했던 남자에게는 영화 <시라노연애조작단>의 엄태웅 대사처럼, 사랑보다는 믿음을 너무 강요하다

남자가 지쳐서 떠났고,...


 

오늘 아는 언니가 어떤 남자를 소개해줘서 소개팅을 했습니다.

오늘 만나기 전날, 카톡으로 서로 어색한 소개를 하다가 메신저로 대화를 2시간 정도 하고

정치관, 세계관도 비슷해서 만나기로 최종결정을 한 거지요. 사진도 서로 교환했고요.

그분이 저와 대화하면서 이렇게 멋진 여자가 결혼을 못한 건 세기의 미스테리다...캐쌌더군요.

특히나 저와 같이 야당 지지자였고,  같은 대학교 동문이시라 좀 더 호감이 갔습니다.


제가 나이가 40대 중반이니까 상대방이 사회생활을 갓시작한 20대가 아닌 이상,40대 말이니까

제가 집, 차, 재산, 직장이 있으니 상대방도 안정된 직장, 재산, 차, 집이 있으면 금상첨화아니겠냐고 말씀을 드렸고,


동시에 남자에게 그런 것을 바라지만 저는 주식으로 빚은 안졌지만 많이 날려서 현금재산이 몇 천 정도 밖에 안되고

직업도 허접한 자영업이라고 솔직하게 말씀드렸고, 

내세울 건 미혼이고, 얼굴 몸매 관리 열심히 해서 불쌍한 노처녀처럼은 안보인다고,

옆에 서도 쪽팔리는 타입은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이걸 무기로 들이댄 건 아니고 소개팅인데

자기 칭찬이라고 할 게 이거 밖에 없어서였습니다. 죄송합니다...


그분이 어떤 사람인지 몰랐는데 이혼했고, 자녀 한명은 이혼한 아내가 키우고 있으며 자신은

프랜차이즈 업체의 중역이라고 하였습니다. 하긴 그 나이에 이혼남이나 상처남이 아니면 이상한 거겠지요.


요즘 소개팅으로 만난 여대생이 강간당하고 죽은 뉴스를 본 터라 충격을 받은 상태여서

혹시나 불의의 사고가 생겨도 추가 피해가 안생기라고 신분증, 신용카드는 다 빼고 현금만 2만원 들고 나갔습니다.

제가 잘가는 괜찮은 커피집을 가고 혹시 밥을 먹으러 간다 해도 제가 커피값을 내든 밥값을 내든 2만원이면 둘 중에 하나는

해결할 수 있을 거라는 계산에서였습니다.


상대방 남자분이 나오셨고 저는 커피집에서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그 분이 오시더니 전날 메신저를 한 것도 있고 해서 좀 익숙해진 것도 있고 해서그런지 오시자마자

밥먹으러 가자고, 매우 배고프다고 하시더군요.


그래서 밥을 먹으러 제가 모시고 중국음식점에 갔습니다.

가는 동안, 저더러 하시는 말씀이 이랬습니다. 

첫인상이 좀..사람들이 어리벙벙해보인다고 하지 않나요?


저는 이것이 그 유명한 멘붕인 건가...라고 생각을 했지요.

하지만 저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자기 주장이 너무 강해보인다...는 말을 많이 들어서 눈에 힘을 빼고 있는 거라고,

첫인상을 바꾼 거라고 말했더니

아..그것도 가능한가 봐요?..라고 하더군요.

일단 괘념치 않고 넘어갔습니다.


식당에 가서...

저는 소박한건지, 빈티 나는 건지 그 분에게 면과 볶음밥 해서 3종류 시켜서 먹자고 말씀드렸습니다.

빈티 나서 너무 했나요 제가?

그런데 그 분이 10만원짜리 밥을 시키자는 겁니다. 아이고...

제가 너무 비싼건데 하면서 말을 흐리니 그분이 고맙게도 먼저, 내가 사는 거니 많이 드시라..고 하셔서

매우 고마워하면서 밥을 먹었습니다.


후식을 안주는 집이어서 우리는 이어서 커피집으로 가서 차를 마시고 저녁7시가 넘어가자 자리를 접고 일어났습니다.

이제 집에 가겠다고 말씀드려야지..하는데 그분은 전화를 받고 주차장에 올 때까지 계속 통화를 하더군요.


제가 이제 헤어지고 다음에 보자고 어리벙벙하게 말을 하니 방금 중요한 전화였는데 이 시각 뒤의 약속을 방금 취소하고

저와 같이 좀더 있기로 했다고 해서 제가 약속까지 취소한 사람을 가라 할수도 없고 해서 그러자고 했습니다.


그리고 같이 일식집에 갔습니다. 역시 10만원 넘게 계산이 나왔는데 그 분이 다 내셨지요.

어쩌겠습니까, 2만원 들고나온 제가...

그래서 미리 말씀을 드렸지요. 제가 이러이러해서 돈을 2만원만 들고나와서 커피집에서 계산을 하고 몇천원밖에 없어서

좀 가기가 곤란하다...그래도 그분은 자신이 계산한다고 같이 가자고 하셨습니다.


일식집에 가서 이런 저런 얘기를 하다가 전날 메신저 얘기를 그분이 꺼내셨지요.

저더러 전 남친은 어떤 면이 좋았느냐...라고 물어서 제가 말하기를,

예전의 남자들은 만나서 얼마 안되어 섹드립을 해대서 정말 싫었는데 예전 남친은 3개월이 지나도 전혀 섹드립을 안해서

좋았다..그리고 남친에게 왜 나에게 섹드립을 전혀 안해? 라고 물으니 사랑하는 사람을 아낀다면 섹드립은 죽지 않는 한, 헤어지지 않는 한

언제든지 할 수 있지만 지금은 그런 거 없이도 충분히 좋다...다음에 우리가 더 만족한 상태에서 서로 준비되었을 때 서로에게 말하자..라고

했다는 얘기를 해드렸습니다.


그 분이 얼굴이 변하더니,

그러면 섹스를 하고 싶어하지 않는 거냐? 라고 묻길래

그것은 3,4개월 등 충분히 시간이 지나서 서로 원할 때 하는 일이 아니냐고 했습니다.

그분도 알겠다고 하더군요.

일식집에서 식사를 마치고 밖으로 나왔습니다.

나와서는 갑자기 저의 허리를 팔로 감아 안으면서 10시밖에 안됬는데 다른 데 가서 백주 한 잔  더하고 가자고

하더군요. 40대 중반 여자에게는 아무렇게나 만져도 되는 건가..좀 서글펐습니다.


거의 대부분의 남자들이 정치관이고 세계관이고 나발이고 다 이런 식인가 봅니다...


하여간 그럼 12시에 헤어집시다..하고 광안리로 커피를 마시러 갔습니다.

이런 저런 얘기를 하다가 제가 앞으로도 가능하면 다른 남자들을 더 만날 수 있으면 좋겠다..

오빠도 많은 다양한 여자를 만날 수 있게 저와 같은 동호회에 가입하시라...

고 했더니 너는 섹스도 싫어하는데 남자가 붙을 리가 없다....고 하시데요.

헤어질 시각이 되서 제가 시계를 보고 있으니, 그분이 다시, 

네 나이가 몇인데 올해 지나면 틀렸다... 섹스를 싫어하면 더 틀렸다...이러더군요.


좋게 생각하고 다음 만남을 예상하고 있었는데 그런 섹드립을 넘어서서 모욕적인 2가지의 말을 들으니

매우 언짢았습니다. 그래서 그런 섹드립이 기분 상한다..고 했더니 자기가 그 말 한 번밖에 더했냐...고 하더군요.

그래서 아까 일식집에서 부터 지금까지 4번 계속 하셨어요...라고 했지요.


어쨌든 별일없이 택시를 타고 귀가를 하였습니다만,

그 분은 20여만원을 데이트에 썼는데 이렇게 허무(?)하게 헤어지니 열받았던 건가요?

제가 반이라도 냈더라면 그런 말을 안들을 수 있었던 걸까요?


제가 세상을 모르는 나이만 처먹은 병신인 걸까요?

아니면 역시 2만원만 들고나간 제가 병신인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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