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30대 초반에 접어들고 있는 처녀입니다.
다름이 아니라 엄마가 바람을 피고있는 것 같네요... 어떡해야할까요.
지금도 손이 덜덜 떨려서 어떻게 글을 시작해야 할지 모르겠네요.
우선 제가 의심하게 된 정황들을 말씀드릴께요.
1. 전화내용
30이 되었지만 학생인지라 방학때는 고향으로 내려옵니다. 제 방은 거의 창고처럼 쓰이고 있어서 난방비도 아낄겸 엄마방에서 같이 자는데요. 저번학기에 자고 있는데 새벽에 통화하는 소리에 문득 잠이 깼습니다. 9시에 출근하니까 내가 거기로 7시까지 가겠다 거기서 보자 뭐 이런 말을 하는 엄마의 목소리였습니다. 제가 깬 것을 눈치챘는지 엄마는 바로 전화를 끊더라구요. 제가 평소에 과다망상끼가 있어서 비몽사몽간에 남자랑 통화한건가 뭐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2. 망고주스
저번학기, 혹은 바로 전학기방학때 냉장고에 망고주스 한 캔씩이 자리잡고 있었습니다. 제가 음료수를 좋아해서 보일 때마다 바로바로 마셨는데 1주일, 혹은 2주일에 한 번씩 한 캔이 생기더라구요. 그냥 별 생각없이 엄마한테 어디서 자꾸 생기는 거냐고 여쭤보니 아는 분이 주셨다고... 이번 방학에 내려와보니 마찬가지였습니다. 그런데 번뜩 생각이 든 건 어제였습니다. 어제 집에 와보니 식탁위에 옥수수수염차와 오렌지스퀴즈가 있더라구요. 모텔 몇 번 가보신 분들은 알겁니다. 모텔 냉장고에 있는 음료. 스퀴즈 사과, 오렌지, 포도 옥수수수염차, 망고, 매실. 저도 남자친구랑 모텔갔다가 안마시면 아까워서 들고 올때가 있는데 갑자기 깨닫게 되더라구요. 이까지 생각하게 되니까 아는 분이 주셨다는 말이 좀 이상하다는 것도 느꼈습니다.
3. 통화목록
위까지 생각하게 되니까 확신이 어느정도 들게 되더라구요. 상대로 의심되는 사람도 있었구요. 그래서 계속 신경쓰고 있는데 오늘 어떤 분이랑 장난스럽고 친근하게 통화를 하십니다. 통화가 끝나고 엄마가 어디로 가자마자 통화목록을 확인해보니 여자이름입니다. 전화번호를 확인하고 제가 의심하는 그 남자와 엄마가 활동하는 회원목록 전화번호랑 비교해보았습니다. 네. 맞더군요. 예를 들어 그 남자이름이 민수면 휴대폰에는 민경이처럼 누가보면 여자라고 생각할 수 있는 이름으로 저장돼있었습니다. 통화목록을 더 아래로 내려보니 하루에 통화하는 횟수가 15회 이상이구요. 아 참고로 제 눈앞에서, 그리고 다른 사람들 앞에서는 두 분이 매우 공손한 말투로 대화하십니다. 반면 그 남자로 예상되는 전화에서는 친구처럼 반말로 통화하시더군요. 방금 바로전에도 확인했구요.
4. 문자
통화목록에 문자메세지가 오고간 기록은 있는데 문자는 모두 삭제되어있습니다. 다른 사람들과 한 문자는 모두 남아있는데 말이죠.
이외에도 매우 사소한 몇몇 의구심이 드는 것들이 있지만 적지는 않겠습니다. 최대한 차분하게 글 써보려고 하는데 진정이 안되네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아빠한테 말해야할까요. 아니면 엄마와 얘기해야 할까요. 아니면 그냥 모른척하고 있어야 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