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 목에 칼침을 놓지 못한 선거가 되어서 안타까워 하시거나 무승부나 다름 없다고 하시는 분들은 이해하겠는데
냉소적으로 야당이 완벽히 진거다 드립치면서 인정할건 인정하자는 아큐들 및 패배주의자들은 이해안갑니다.
릴베충새끼들이 정신승리 하는 것 중 하나인 "세월호 사건에서도 이정도면 야당 패배"라는 드립에 동조해주는 저의는 무엇입니까?
근데 그거 아세요? 한 달 전만 해도 서울시장 여론조사에서 박원순 지지율을 정몽준이 크게 위협했던 것 다 잊으셨나봅니다?
"세월호 영향에서도 이정도밖에..."가 아닙니다. 세월호 사고를 겪는 상황에서조차 새민련이 새누리 지지율을 넘어서지 못하고
박근혜 지지율이 50%로 회복되는 떡같은 시점의 새누리 콘크리트속에서 이정도 한 거면 그래도 다행인 것인겁니다.
고작 따져봐야 판정승 정도이지만 승리는 승리입니다. 대전, 세종을 포함한 충청도 석권은 예상 못한 일이었고,
여기서 경기, 인천, 부산 중 한곳만 먹었어도, 압승이라고 할 수 있는 성적이었죠. 그걸 못해서 아쉬운건 아쉬운거지만, 패배라뇨?
물론 어찌되었건 환경이 유리하게 조성됨에도 불구하고 이런 결과밖에 못 낸 지도부가 무능했다라는 주장은 상관 없습니다.
근데 그렇다고 해도 더 큰 승리를 못하고 고작 작은 승리밖에 못하게 만든 전략 미스에 대한 비판이 되어야지
왜 되도않는 패배했다라던가 사실상 패배한거다라는 말을 들고 나와서 비판을 합니까.
각설하고 일단 왜 승리했는지 먼저 말해보겠습니다.
일단 중구난방적인 승리 기준을 좀 배제하자면,
지선의 승리의 기준은 딱히 없지만, 대체로 광역단체장 선거 결과가 중심이 되어 승패를 나눕니다.
기초단체장이나 광역의원, 시의원이 중요하지 않다는 것은 아니지만,
지선 결과상 중앙정부를 대비로 의미있는 힘이 되어주거나, 혹은 견제를 할 수 있는게 광역단체장들이니까요.
광역단체장의 결과는 아시다시피 이렇게 되었습니다.
일단 의석의 量을 봅시다.
새민련이 서울, 대전, 세종, 충남, 충북, 광주, 전남, 전북, 강원으로 9석
새누리가 경기, 인천, 부산, 울산, 경남, 대구, 경북, 제주로 8석
일단 단순한 것이지만 첫째로 중요한 것 중에 하나인 광역단체장 수에서 앞섭니다. 제일 간단한 판정 기준이지요.
물론 가까스로 이긴 것이지만, 이긴건 이긴겁니다.
그렇다면 의석에 質에서는?
서울시장의 가치는 다른 광역자치단체장과 비교할 수가 없습니다.
인구 수로는 서울시보다 더 많은 경기도의 장인 경기도지사와도 영향력 면에서 차원이 다르기 때문이지요.
대한민국 수도의 수장,
현 직선제 하에서 가장 유력한 미래 권력(차기 대선 등)에 해당하는 자리,
광역단체장 중 인지도 및 언론노출도 최상,
법적 권한이나 입지도 타 광역단체장보다 높습니다.
솔직히 말해 경기도지사 + 인천시장보다 가치가 큰 게 사실입니다.
만약 현재와 완전 정반대로 정몽준, 김진표, 송영길 후보가 각각 서울시장, 경기도지사, 인천시장을 먹는 결과와
지금의 상황과 양자택일 한다면, 저는 단연코 현재 상황을 선택할 겁니다.
결론적으로 그 서울시장을 포함하고 9석입니다.
만약 서울시장을 포함한 8석을 획득한 당이 있고, 경기+인천을 포함한 9석을 획득한 당이 있어도 무승부라고 볼 정도인데
서울시장을 포함하고 의석도 앞서는 9석을 획득했는데 어떻게 패배라는 말이 나오죠?
물론 서울시장에 수도권 하나정도 더 먹었으면 정말로 압승이죠.
근데 거기서 기대를 못미친 대신에 충청도 4곳을 먹은 것은 정말 큰 승리 아닙니까?
여론조사 내내 권선택 후보가 대전 승리 예상도 못했던 곳입니다.
득표의 質에서는?
수도권에서 어쨌든 2:1이지 않느냐? 수도권에서
서울시장은 13%차이로 새민련 박원순 후보의 압승이었습니다. 이런 경우의 압승이 이전에도 있었나 할 정도의 큰 폭 승리입니다.
경기도지사은 0.8% 차이로 새민련 김진표 후보의 너무 아쉬운 석패입니다.
인천시장은 1.8% 차이로 새민련 송영길 후보의 패배입니다.
결론적으로 수도권 전체의 광역단체장 득표 수를 따져볼까요?
새민련은 5,802,142표 vs 새누리는 5,236,352표
수도권 전체적으로 새민련 51% vs 새누리 46%라는 무려 5%의 차이입니다.
새누리 콘크리트층 생각해보면 대한민국 인구 절반인 수도권에서 5% 차이가 작나요?
그리고, 수도권도 기초단체장은 오히려 새민련이 앞섭니다.
심지어 서울 뺀 경기도도 기초단체장의 수에서 더 앞서구요.
단순 수만 아니라 질에서도 수원시장, 성남시장, 고양시장, 부천시장, 안산시장 등 굵직한 특정시들에서 다수 당선했죠.
(참고로 기초 이겼으니 경기도에서 무승부다 하려는게 아닙니다. 경기도지사 선거에서 석패했으니... 경기도에서는 진 거 맞습니다.)
다만 인천은 기초에서도 이기지 못했으니 안타깝네요.
어디까지나, 수도권에서 2석을 못 얻은건, 약간의 운이 없었을 따름입니다. 진인사 대천명이라 어쩔 수 없는 겁니다.
물론 운 이전에 지도부의 수도권 전략 미스는 비판받아야 마땅하겠네요. 진인사를 다 하지 못한 것 같아서 말이죠.
여러가지 정황을 보면
결론은 새민련이 아쉽고 부족한 승리이긴 해도, 명백히 이긴 선거입니다. 정신승리가 아닙니다.
세월호 정국 상황까지 포함해서 유리한 환경이 조성되었음에도 이정도에서 더 의석을 얻지 못한 부분에 대해
비판적으로 보는 것을 감안해도 무승부로 볼 상황이지 패배는 나올수가 없습니다.
글고 당최 유리한 상황이라고 승패에 무슨 관계가 된답니까?
예를들어 브라질 홈에서 브라질과 싸워서 한국이 2:1으로 졌다고 합시다.
한국이 사실상 이긴건가요? 브라질은 한국을 1점밖에 앞서지 못한거니 사실상 패배고?
브라질이 이긴거죠. 한국은 졌지만 나쁜 조건속에서 선전한거고.
똑같아요. 새민련이 이겼어요.
오히려 정신승리는 이 상황에서도 릴베충들처럼 새누리가 이겼다고 개드립하는거.
어디까지나 새누리는 졌지만 선방한겁니다.
가까스로 광역단체장에서 경기, 인천 이기고, 대전 및 충청 전체 뺏기고, 강원도도 졌는데 딸딸이 칠 상황 아니에요.
애시당초 텃밭 제외하면 제주, 경기, 인천밖에 못먹은 악조건인데요? 그것도 경기도는 겨우 이긴 신승인 상황이고 말입니다.
뭣보다 차기 대선에 있어서 새누리 유력 후보군 중 하나인 정몽준은 정치적으로 큰 내상을 입어버렸는지라
그것만으로도 새누리는 큰 타격입니다. 만약 서울 패배하고 설령 경기, 인천 포함 10석 먹었더라도 야당이 잃은게 더 많았을겁니다.
서울시장 선거에서 박원순 후보가 예상보다 쉽게 이겼다고 당연한 승리라고 생각하시는건 잘못된 겁니다. 이건 매우 값진 승리입니다.
물론 최대 격전지였던 부산, 인천, 경기 중 하나 획득해서 당장 박근혜 레임덕 조기화는 이루지 못해서 아쉽지만,
오히려 이번 지선으로 야당은 여러가지를 얻은 셈입니다. 새누리는 당장은 운좋게 매를 맞지 않았을 뿐이지 많이 잃었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