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하이퍼인플레이션에 대해 최근에 글을 올렸었는데, 달린 댓글들을 보면 아직 많은 분들이 하이퍼인플레이션이 아직은 상당히 먼 나라 얘기로 생각하고 계신 것 같습니다. 그러나 제가 분명하게 말씀드리건데, 하이퍼인플레이션은 이번 버냉키의 QE3 공표와함께 확실히 시작되었습니다. 다만, 지금은 그 초기일 뿐입니다. 그래서 아직 피부로 와닿지 않는 것 뿐입니다.
그렇다면, 제가 왜 하이퍼인플레이션이 시작되었다고 확신을 할까요? 가장 확실한 증거는 미국채금리의 상승입니다. 버냉키가 QE3를 공표한 직후 미국채금리가 버냉키의 말처럼 하락했다면 저는 하이퍼인플레가 시작되었다고 말씀드릴 수 없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와는 반대로 무제한 자산매입을 발표하는 직후 오히려 미국채금리는 상승했습니다.
자, 생각해보죠. 미연준이 자산을 매입하면 금리는 낮아져야 합니다. 그러나 오히려 올라갔습니다. 이것은 무엇을 의미하냐면, 버냉키가 MBS를 무제한 매입하므로써 모기지금리를 낮추고 이를 토대로 부동산시장의 부활을 꾀하면서 이것이 곧 고용촉진을 일으켜주길 원하여 시행한 QE3인데, 미연준의 생각과 달리 금리가 오히려 폭등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것은 미연준의 생각과 달리 오히려 금리의 상승이 숨통을 트려고 하는 미국 부동산시장을 다시 얼어붙게 만들 수 있다는 얘기가 됩니다.
미국채금리의 급등은 미국채를 보유하고 있던 고객들(국채투자자들 혹은 국채투자국)이 미달러에 대한 신뢰를 저버렸음을 의미합니다. 즉, 미연준이 매입하려고 시도하는 자산보다 이들이 미국채를 내던지는 자산이 더 많음을 의미합니다. 어떤 분들은 미국채금리의 상승은 위험선호심리가 강화되어 미국채를 팔고 위험자산을 사기 위해서라고 말합니다. 그러나 QE1과 QE2때는 버냉키가 양적완화를 발표하거나 신호를 주었을 때 미국채금리는 하락했습니다. 즉 국채가격상승에 돈이 몰렸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그렇지 않습니다. 무제한 자산매입은 단순하게 생각하면 국채금리의 무제한 하락을 의미하고 이는 곧 국채가격의 무제한 상승으로 받아드릴 법도 하여 오히려 국채를 사야할 것 같은데, 시장은 완전히 다르게 반응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는 단순히 지금까지 수십년간 그래왔던 것 처럼 주식이나 상품거래를 하기 위해 안전자산의 비중을 줄이는 포트폴리오조정적 성격의 행위가 아닐 수 있다는 것입니다. 단도직입적으로 얘기하면 시장은 "그래도 다시 한번", "마지막 희망의 끝을 부여잡고"있던 달러에 대한 신뢰성을 이번 버냉키의 무제한 국채매입 선언으로 그 마지막 투자자들의 미련까지 싹 긁어가버렸다는 것이 필자의 생각입니다.
미국채투자자들은 이미 미국채를 보유하고 있는 것 자체가 "화를 불러오는 것"으로 간주하기 시작했습니다. 얼마전에 미국채 만기 때 경매시장에서 발행물량이 턱없이 부족했었던 것을 기억하실 것입니다. 그것이 국채시장에서 나타난 달러신뢰붕괴의 최초의 시그널이었습니다. 아마도 앞으로 미국채만기 때 이런 일들이 비일비재하게 될 것 같습니다.
QE3와 미국채금리의 상승... 이것은 비로소 하이퍼인플레이션이 시작되고 있음을 알리는 가장 중요한 시그널일 수 있습니다. 이것을 이미 수개월전부터 눈치챈 투자자들이 곡물을 끌어올렸던 것이고 이제 귀금속과 곡물을 함께 끌어올리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