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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나에게 상처를 주지 않을 자신이 있는가.
게시물ID : love_529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하늘참푸르다
추천 : 10
조회수 : 799회
댓글수 : 20개
등록시간 : 2016/06/25 05:29:39
취업을 했다며 언제 한번 밥한번 먹자는 당신.
실로 오랜만이었지. 

기억이 떠오른다. 운동하겠답시고 당신과 거리를 걷던 그 시간은 참으로 내게 즐거운 시간이었다.

서로에게 연인이 생기고 연락도 소원해졌던 우리가 자연스럽게 어떨결에 영화까지 보게 되었다.

내가 골랐던 영화가 당신에겐 지루했는지 중간에 잠들어 버렸고 나는 목이 아파 보이던 당신에게 어깨를 내주려 했지만 아무리 허리를 세워도 나보다 훨씬 큰 당신에겐 닿지 않았다.

영화가 끝나고 미안하고 민망한 마음에 그렇게 지루했냐고 영화를 잘못고른거 같다고 웃으며 놀리는 투로 이야기 하자 머쓱해하며 어깨라도 내주지 그랬냐고 말하는 당신. 나는 웃어 넘겼다.

예전 추억을 곱씹으며 맥주잔을 기울이던 시간이 지나고 술을 아주 못먹던 예전의 나를 생각했는지 잡아주겠다며 팔을 잡는 당신. 
팔뚝살이 신경 쓰여 민망하니 팔잡지 말고 차라리 손 잡으라고 웃으며 말했는데 손을 잡아버리는 당신 때문에 말문이 막혀버렸다. 

거리의 수많은 사람들 속에서 손을 잡으며 걷는 우리.
이따끔 내머리를 쓰다듬는 당신 때문인지 난 고개를 들수가 없었다.

동전노래방도 가고 볼링장도 가고 즐거운 시간을 보낸 우리는 어느덧 밤늦은 시간에 서있었다. 

밤거리를 거닐며 집에 가기위해 택시를 타러 가는길.
슬며시 깍지를 끼는 당신에게 내가 무슨말을 할수 있을까.

당신은 알까. 나는 그때보다 술을 더 잘마신다. 나는 아주 멀쩡했지만 일부러 비틀거리는 척도 해본다. 

그런 내가 걱정 됐는지 택시를 타고 당신의 집보다 훨씬 먼 우리집까지 데려다 준다했을때 그러실 필요가 없다고 극구 거절했을때 자기가 그냥 해주고 싶다던 당신.

우리는 현관문 직전까지 손을 잡고 걸었고 나는 알수 없는 감정에 사로 잡혔다.

서로의 컨디션을 안부삼아 묻던 다음날 우리는 저녁밥을 먹게 되었고 내 얼굴을 뚫어져라 쳐다보는 당신때문에 민망했던 나는 내내 고개를 들수가 없었다.
 
후식으로 빙수를 함께 먹으며 예전의 추억을 이야기 하던 그때 전여친과의 일은 이제 말끔히 잊었다는 당신. 

나에게 헤어진 이유를 되물었을때 난 바람났던 전남친과의 예전일이 떠올라 나도 모르게 울상을 지어버렸다. 꼴불견스럽게도.

고개를 숙인 내 모습을 보며 당황하던 당신. 위로의 의미 였는지 괜찮다며 팔을 쓰다듬는다.

데려다 주겠다며 당신의 차로 데려가던 길. 
우리는 공원의 산책로를 걸으며 슬며시 어깨를 감싸던 당신의 손이 부담스럽게만 느껴져 술에 취하지도 않았고 운동화를 신어서 안 잡아줘도 된다고 거절해버렸다.

한참 뒤에 손을 잡는 당신을 보며 그냥 가만히 있었다. 그렇게 한참을 걷다가 술에 안 취했는데 손을 잡고 걸었다며 웃으며 말하는 당신. 

한참 서로의 손크기를 비교하다가 당신은 나를 데려다 주었고 우리는 너무 아쉬웠다며 다음 만남을 기약했다.

전남친과 헤어진지 거진 1년이지만 그때의  기억만 떠오르면 난 아직도 마음이 무거워진다. 
당신에게 말하지 않았지만 난 질척거리고 지저분한 그때의 끔찍한 기억을 종종 꿈으로 꾼다.

당신과의 행복한 미래를 꿈꾸다가도 언젠간 헤어질거란 생각에 망설여지게 된다. 
너는 이런 나에게 상처를 주지 않을 자신이 있는가.

아직도 과거에 사로잡혀 헤메이는 나는 너에게 상처를 주지 않을 자신이 있는가.

지금 당신이 보여준 행동이, 내가 느끼는 감정이 섣부른 판단일까 두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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