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즐겨찾기
편집
드래그 앤 드롭으로
즐겨찾기 아이콘 위치 수정이 가능합니다.
[읽은 책] 잊혀진 질문
게시물ID : readers_730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beok
추천 : 0
조회수 : 305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3/05/10 02:04:29

  차동엽 신부의 잊혀진 질문(http://book.daum.net/detail/book.do?bookid=KOR9788976777188)을 읽었습니다.


  이병철 회장이 정의채 몬시뇰에게 남겼다고 전해지는 질문들에 차동엽 신부가 답하는 글을 엮은 책입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그 무엇보다도, 고민게시판의 누군가에게 읽어주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시인 라이너 마리아 릴케가 아주 좋은 방법을 가르쳐주고 있습니다.

"너의 마음속에 해결되지 않은 모든 것을 향하여 인내하라. 그리고 문제 자체를 사랑하려고 노력하라. ... 답을 찾으려 하지 말라. 그것은 너에게 주어질 수 없다. 왜냐하면 너는 그 답과 더불어 살 수 없을 것이기 때문에, 중요한 것은 그대로 모든 것과 함께 살아가는 것이다. 문제 속에서 그대로 그냥 살자. 그러면 먼 훗날 언젠가 너도 알지 못하는 사이에 서서히 답 속에서 살게 될 것이다." / 38.


야스퍼스는 이렇게 읊조렸습니다.

"나는 왔누나

온 곳을 모르면서

나는 있누나

누군지도 모르면서

나는 가누나

어디로 가는지도 모르면서

나는 죽으리라

언제 죽을지 모르면서" / 43.


'불안'은 반드시 생각의 결과로써 생깁니다. / 60.


정신분석가 이승욱의 분석은 실제 현상과 딱 맞아떨어집니다.

"외로움이란, 내가 말할 대상이 없는 데서 비롯된 상처가 아니라, 내가 누구에게도 말 걸어지는 대상이 아니라는 데서 비롯된 것이라고 했다. 말 걸어지는 대상이라는 것은, 존재감의 확인이다. 우리에게는 말 걸어주기를 진정 원하는 사람, 오직 한 사람, 또는 소수의 몇 명이 있다. ... 그러나 자신의 일부만이 받아들여지는 느낌은 어중간한 외로움을 만들어낸다. 그래서 많은 이들의 외로움은 대체로 어정쩡하다. 절절히 외롭지도 않지만, 그렇다고 외롭지 않은 것도 아니다." / 126.


조병준 시인의 글을 발췌하여 소개합니다.

" ... 쓰레기터에 버려진 아기들을 보면서 어찌 신의 존재를 회의하지 않을 수 있을 것이며 구더기가 파먹고 있는, 그러나 아직 살아 있는 육신을 만지면서 어찌 신의 부재를 의혹하지 않을 수 있을까. ... 이미 여러 번 말로 했고 글로 썼던 이야기지만 오늘 한 번 더 반복하련다. 내가 마더 테레사와 사랑에 빠졌던 그 아침의 이야기를. 새벽 6시에 시하는 수도원의 아침 미사, 마더 테레사는 언제나 바로 저 자리에 저 자세로 앉으셨다. 그리고 어느 날, 그 새벽 미사가 진행되는 동안 잘 알아들을 수 없는 신부님의 강론에 졸리고 지겨워 내가 여기저기 둘러보고 있을 때 거기서, 마더 테레사는 고개를 끄덕이며 졸고 계셨다. 아,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그리하여 너무나 신성한...... 가톨릭 신자가 아니었던, 앞으로 가톨릭이 될지 말지 아무도 모르는, 내가 신을 만난 순간이 바로 그 순간이었다. 저 연약한, 저 부서지기 쉬운 몸을 가진 인간이 그렇게 위대한 일을 해냈구나......" / 134.



몇 년 전 고 서정주 시인의 시 <단편>을 우연히 읊조리다가 애써 눈물을 참은 적이 있습니다.

"바람뿐이드라, 밤허고 서리허고 나 혼자뿐이드라.

거러가자, 거러가보자, 좋게 푸른 하눌속에 내피는 익는가.

능금같이 익는가. 능금같이 익어서는 떠러지는가.

오- 그 아름다운 날은 ...... 내일인가, 모렌가, 내명년인가." / 317.




  신이 죽었지만 선은 죽지 않았다고 생각할 수 있게 만들어 준 책이었습니다.


꼬릿말 보기
전체 추천리스트 보기
새로운 댓글이 없습니다.
새로운 댓글 확인하기
글쓰기
◀뒤로가기
PC버전
맨위로▲
공지 운영 자료창고 청소년보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