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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가신 외할아버지 도깨비불 만난 이야기
게시물ID : panic_4728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마눙이실타
추천 : 12
조회수 : 1425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3/05/10 02:17:50

외할아버지 돌아가신지가 12년이 넘었는데

아직도 가끔 할아버지 생각이 납니다.

 

외증조할아버지께서 동네 훈장선생님이셔서 어릴 때부터 선비처럼 사셨던 분이셨지요.

할아버지 고향은 경상남도 산청군입니다.

 

할아버지께서 한 40대전후 가 되셨을 때였답니다.

 

우리 할아버지께서 살고 계셨던 곳은 산이 많은 산청군에서도 산골에 있는 곳입니다.

할아버지 동네에서 읍내까지 가려면 적어도 네시간은 걸어야했습니다.

하루는 할아버지께서 읍내에 볼일 이 있어 아침 일찍 자전거를 타고 몇시간을 읍내로 가셨답니다.

 

그렇게 읍내에서 사람들을 만나고 이것저것 사고나니 해가 벌써 넘어가고 있더랍니다.

할아버지께서는 경호강줄기를 따라 집으로 서둘러 오시는데 그날 따라 뭔가 오싹하셨데요.

 

그렇게 강에서 마을로 가는 양갈래길을 지나 오시는데..

거기 넓은 터가 있습니다.

 

6.25때 포탄이 떨어져 사람들이 꽤나 많이 죽은 곳이래요.

할아버지께서는 무서운 마음에 거기를 자전거를 타고 쌩쌩 달리셨답니다.

그렇게 달리고 있을 때 길옆 산 비탈에 누가 불빛을 비추고 있더랍니다.

야밤에 사람이 있을리도 만무하고..

할아버지는 자전거 속도를 줄여 누군지 보기 위해 그옆을 천천히 지나가는데거기

세상에 무덤 봉분 위에 떠있는 도깨비 불이 었답니다.

 

할아버지께서는 아..이제 죽었구나..

하는 생각에 집으로가던 발걸음을 도깨비불로 돌리셨답니다.

 

그리고 도깨비불 밑에 업드려 빌면서

할아버지께서 살면서 잘못했던 일을 얘기하셨데요.

지금 생각해 보면 참 법없이도 사실 분인데

무슨 잘못하셨었는지 궁금하기도하네요..

 

아무튼 잘못을 말하고 아직 키워야할 자식들이 많다고

눈물 콧물 쏙빼가면서 비셨답니다.

 

그렇게 한참을 비시는데 이 도깨비불이 아무 반응이 없었답니다.

할아버지께서는 굉장히 무서웠지만

용기를 내서 고개를 들어보니 도깨비불이 아니라

 

반딧불 수십마리가 한대 모여있던 거였데요.

 

 

할아버지께서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는 한편으로는  곤충한테 잘못했다고 빌고 있던 당신이 너무 창피하고 웃기기도하셨답니다.

눈물 콧물 쏙뺀 할아버지는 다리에 힘이 풀려서 거기서 자전거 까지 거의 기어오셨데요.

 

할아버지께서는 살아 생전에 이이야기를 몇번 해주셨었는데

말씀하실때 마다 살아생전 그렇게 무서웠던적은 없었다고 하셨습니다.

 

요즘 조선 시대 퇴마사를 주제도 영화 시나리오와 소설 그 중간쯤 되는 글을 쓰고 있는데

글쓰다 할아버지 생각이나서 이렇게 글을 적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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