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나이 스물에 "애국을 하면 삼대가 망하고, 매국을 하면 오대가 흥한다."라는 말이 있어 광분한 기억이 있다.
당시에는 간간이 TV 뉴스에 독립운동의 후손들이 얼마나 비참하고 힘들게 살아가는 지를 비쳐주곤 했는데 MBC 의 카메라고발이 날카롭게 칼날을 세우던 시절이니 지금 생각해보면 꽤 먼 이야기다.
동아일보에 가끔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독립운동가를 연재로 소개하는 코너도 있었다.
백산선생.
그나마 이름이 좀 알려진 분이 이분이다.
엄청난 부를 독립운동에 지원하시고 아낌없이 후원하셨는데 그 후손은 지금 13평짜리 임대아파트에 살고 계신다.
그래도 그분은 고조할아버지 되시는 분을 존경한단다.
만약 그분이 매국을 하셨으면 어땠을까?
강남의 노른자위 땅에서 최고급 외제승용차를 굴리며 정계와 관계에 두루 친분을 걸치고
자식들은 금수저를 물고 태어난 것처럼 죽을 때까지 직업이란 걸 따로 구하지 않고 살지 않을까?
개같은 상상이지만. 더럽고 추잡한 비약이지만
일제강점기와 비슷한 상황이 오면 여러분은 어떻게 하시겠나?
후손들에게 한몫 뚝 떼어서 기득권을 확보해주는 어른이 되시겠나, 아니면 밥 한술 도움 되지도 않는 개 같은 독립운동 하느라 집안 다 거덜내고 자손들 지지리 궁상으로 못살게 만든 어른이 되시겠나?
나라가 미쳤다.
내가 사랑하고 목숨을 바치겠다고 감히 말할 수 있는 건 대한민국인데 미친 매국노들 눈에는 그 대한민국이 한 마리 닭이라고 생각하는 모양이다.
아니 그들이 사랑하고 목숨 바쳐 지키려드는 건 엄밀히 말하면 닭도 아닐 것이다.
그들은 지금의 부와 권력을 영원히 손에 넣는 것. 누가 나라를 말아먹든, 누가 댓통령을 하든, 내가 알아서 뒤를 다독일 테니 너는 나를 건드리지 마라.
건드리면 누구꼴 나서 죽어서도 비아냥 받는 존재가 된다라는 게 아닐까?
중국에 오성칠가(다섯 성씨로 구성된 일곱가문)라는 조직이 있다.
이들은 절대 황제를 하지 않는다.
다만 병권은 이 오성칠가 출신이 무조건 잡고, 다음으로 정승, 그리고 재력을 놓치지 않았다.
중국 역대로 이들의 손밖으로 병권과 정권, 그리고 재력이 벗어난 적은 없다.
지금 대한민국이 그짝이다.
디지털 시대다. 아날로그 시대에서는 개천에서 용이 나지만 디지털 시대에서는 버튼 하나만 누르면 출신 성분과 과거를 한눈에 보게 된다.
거슬리는 놈들은 무조건 떨어져 나가는 시대. 돈이 없으면 아무리 머리가 좋고 똑똑해도, 배경이 없으면 아무리 장학금 받고 유학을 다녀와도 국내에선 지방의 어디 한구석 겨우 자리를 받는 시대가 되었다.
다시 위기가 닥쳤을 때,
나는 나라가 미국에 홀랑 팔려간다고, 대기업이 모조리 외국 기업이 된다고 해도, 내 새끼 금붙이 안 내놓을 거다.
전쟁이 터지면? 나는 최선을 다해 외국행 비행기를 탈 것이다. 가능하다면 지금부터라도 모나코 국적이라도 취득할 생각이다. 모나코 국적을 가진 이가 대한민국 국가대표를 하는 마당이니 이것이 죄가 될리가 없지 않은가.
그리고 기회가 된다면...
매국노가 되는 것만은 고려하겠다.
아직 그만큼은 독한 마음이 안 생긴 건지는 모르겠지만 아무리 화가 나도 그것만은 못하겠다는 생각이 든다.
부탁이다.
여기까지만 하자.
제발 부탁하자.
여기서 더 가면..... 나라를 팔아먹더라도 잘 사는 놈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하거나, 다시 소주병에 휘발유 채우고 심지 꽂을 것만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