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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라노의이변 전FC서울 감독 귀네슈 인테르를 꺽다!
게시물ID : soccer_530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고아
추천 : 2
조회수 : 933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1/09/15 13:54:02
 밀라노의 이변, 그 중심에 귀네슈가 있었다 

 
원정에서 인터밀란을 꺾으며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1라운드 최대 이변을 일으킨 트라브존의 세놀 귀네슈 감독  
[풋볼리스트] 서호정 기자= ‘별들의 전쟁’ 2011/2012 UEFA 챔피언스리그 32강 본선 첫 경기가 끝났다. 가장 관심을 모은 바르셀로나와 AC밀란의 빅뱅을 시작으로, 챔피언스리그에 첫 모습을 나타낸 맨체스터 시티, 스페인 원정 징크스를 깬 바이에른 뮌헨, 포르투갈 원정에서의 무승부로 놀라운 시즌 초 기세가 주춤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등이 화제를 모았다. 하지만 조별리그 1라운드 최고의 화제는 따로 있었다. 2009/2010시즌 챔피언스리그의 주인공 인터밀란(이하 인테르)이 홈에서 터키의 복병 트라브존 스포르(이하 트라브존)에게 패한 것이다.

트라브존은 한국 시간으로 15일 새벽 이탈리아 밀라노의 쥐세페 메아차에서 열린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1차전에서 체코 출신 공격수 온드레이 첼루츠카의 결승골에 힘입어 인테르를 1-0으로 꺾었다. UEFA와 유럽 언론들은 밀라노에서 벌어진 1라운드 최대의 이변을 트라브존의 별명을 따 ‘흑해의 폭풍(Karadeniz Fırtınası)’이라고 표현했다. 그 폭풍의 중심에 선 인물은 바로 2009년까지 K리그 FC서울을 이끌었던 명장 세놀 귀네슈였다. 서울을 떠난 뒤 고향 팀이자 자신의 분신과 같은 트라브존으로 복귀한 귀네슈 감독은 유럽 무대의 중심에서 자신의 이름을 다시 널리 알렸다.

 
첼루츠카의 득점 이후 기뻐하는 트라브존의 선수들 (사진=연합뉴스)
 
기적 같았던 챔피언스리그 본선행
트라브존이 자신보다 훨씬 강한 인테르를 꺾은 것도 놀라웠지만 그들이 챔피언스리그 본선까지 오는 항해 역시 기적의 연속이었다. 그들의 챔피언스리그 본선 진출은 라이벌인 페네르바체가 준 안타까운 선물이었다. 트라브존은 터키 축구를 지배해 온 ‘이스탄불의 삼두(三頭)’ 페네르바체, 갈라타사라이, 베식타스에 맞선 비(非)이스탄불 축구의 선두에 선 클럽이다. 2009/2010시즌에는 최종전에서 페네르바체의 발목을 잡으며 또 다른 비이스탄불 클럽 부르사스포르가 승점 1점 차의 극적인 리그 우승을 달성하는 것을 도와줬다. 당시 부르사스포르의 우승은 26년 만에 비이스탄불 클럽이 정상을 차지한 것이었다. 부르사스포르 전까지 비이스탄불 클럽의 마지막 우승 기록도 바로 트라브존이었다.

트라브존과 페네르바체의 악연은 지난 시즌에 정점에 달했다. 치열한 선두 경쟁을 펼친 두 팀은 승점이 82점으로 같았지만 골 득실에서 페네르바체가 4골 차로 앞서며 우승했다. 트라브존은 터키 슈퍼리그의 2위 자격으로 챔피언스리그 3차 예선부터 참가해야 했고 그들이 만난 상대는 포르투갈의 강호 벤피카였다. 트라브존은 벤피카 원정에서 0-2로 패한 뒤 홈에서 1-1 무승부를 기록하며 탈락했다. 하지만 본선에 자동 진출했던 페네르바체가 선수, 심판을 매수한 승부조작으로 우승을 차지한 전모가 밝혀졌다. 페네르바체는 2010/2011시즌 터키 챔피언의 자격을 잃었고 UEFA도 챔피언스리그 출전권을 취소했다. 박탈된 챔피언스리그 출전권은 트라브존에게 양도됐다. 유로파리그 3차 예선에 한창이던 중에 트라브존은 예상치 못한 선물을 받았다.

승부조작 관련 인사와 선수가 줄줄이 검찰에 구속되고, 리그 개막이 한달 넘게 연기되는 뒤숭숭한 사태 속에 트라브존은 1984/1985시즌 이후 26년 만의 챔피언스리그 본선 진출의 영광을 누렸다. 그 전에는 2004/2005시즌과 2005/2006시즌에 챔피언스리그 예선전에 참가했지만 각각 3차, 2차 예선에서 탈락했었다. 귀네슈 감독은 기적적으로 본선 진출이 확정된 뒤 “이제 우리는 챔피언스리그에서 트라브존이 아닌 터키를 대표해야 하는 책임감이 있다”며 승부조작으로 실추된 터키 축구의 명예 회복을 선언했다.

 
트라브존은 절대적인 찬스는 적었지만 강력한 압박과 팀플레이로 약팀이 강팀을 잡는 교과서적 과정을 보여줬다 (사진=연합뉴스)
 
약팀이 강팀을 잡는 교과서를 보여주다
기적 같은 챔피언스리그 본선 진출에도 불구하고 트라브존에겐 행운이 따르지 않았다. 그들은 인테르를 비롯해 프랑스 리그1 챔피언 릴OSC, 러시아의 최강자 CSKA 모스크바와 함께 B조에 묶였다. 귀네슈 감독 부임 후 하릴 알틴톱, 로베르트 비텍, 디디에 조코라, 마렉 체흐 등을 영입하며 알찬 전력 보강에 성공한 트라브존이었지만 객관적 전력 차는 분명했다. 조별리그 첫 경기를 위해 그들이 이탈리아에 입성할 때만 해도 트라브존이 과연 얼마나 거센 저항을 할 수 있을지 정도가 관심사였다.

그러나 쥐세페 메아차에서 트라브존은 이변을 썼다. 잘 조직된 플레이, 헌신적인 수비, 거기에 행운까지 더해지며 승리를 낚았다. 수비의 핵 아르카디우슈 글로바키는 인테르의 A급 공격수들을 저지했고, 주장인 골키퍼 콜가 젠긴은 위협적인 슈팅을 잇달아 막아냈다. 미드필더 구스타보 콜만은 적극적인 수비 가담과 긴 패스를 찔러주는 효과적인 중원 플레이로 선수비 후역습을 이끌었다. 찬스의 숫자는 인테르가 압도했지만 트라브존은 경기 시작부터 종료까지 자신들의 페이스를 일관되게 유지했다. 볼 점유율에서도 밀리지 않았다.

결국 후반 21분 트라브존은 인테르를 무릎 꿇렸다. 알틴톱의 환상적인 발리 슛이 크로스바를 맞고 나오자 올 여름 슬라비아 프라하에서 이적해 온 첼루츠카가 페널티에어리에서 다시 공을 잡아 인테르 수비수들을 끌고 간 뒤 예상치 못한 위치에서 넘어지며 슛을 날린 것이 골키퍼 훌리우 세자르의 손을 벗어나며 골망을 흔들었다. 이날 트라브존이 기록한 5개의 슈팅 중 하나이자 유일한 유효 슈팅이었다.

완벽하게 준비된 역습 축구로 승리를 낚은 귀네슈 감독은 자신들의 전사들에게 한없는 찬사를 보냈다. 그는 “패배했어도 결코 실망하지 않았을 텐데 우리 수비와 골키퍼진의 대단한 활약으로 승리를 거뒀다. 첼루츠카의 골은 우리에게 승리를 향한 동기를 부여했다. 경기 내내 하나의 팀이 돼 상대를 압박하는 모습이 긍정적이었다. 누구 하나 부족한 활약이 없는 밤이다. 자랑스러운 결과다”라며 경기 후 인터뷰에서 짜릿한 승리의 쾌감을 밝혔다.

 
시즌 초반 3연패로 위기를 맞고 있는 인테르의 신임감독 가스페리니  
3연패의 인테르, 자중지란에 빠지다
귀네슈 감독이 또 다시 트라브존의 영웅이 된 것과 달리 챔피언스리그 첫 경기에서 예상치 못한 패배를 기록한 인테르의 지안 피에로 가스페리니 감독은 다시 한번 팬들에게 실망감을 안겨줬다. 지난해 여름 전관왕의 주역 주제 무리뉴가 레알 마드리드로 떠난 뒤 라파엘 베니테스를 선임했지만 시즌 중 경질했던 인테르는 그의 대체자였던 레오나르두마저도 지난 시즌이 끝난 뒤 정리했다. 새롭데 팀을 이끌 선장으로 인테르가 선택한 인물은 제노아에서 성과를 낸 전략가 가스페리니였다. 그의 선임을 놓고 이탈리아 여론과 인테르 팬들은 제노아를 탄탄한 팀으로 만든 성과와 빅 클럽에서의 경험 부족으로 확실시 갈리는 모습이었다.

결과적으로 가스페리니는 시즌 개막 후 치른 세 경기에서 후자의 모습으로 가고 있다. 수페르코파에서 AC밀란에게 1-2로 패했고 세리에A 개막전에서는 팔레르모에게 3-4로 패했다. 특히 이 두 경기에서 가스페리니는 수비전술은 스리백을 채택해 논란이 됐다. 수비안정을 꾀하기 위한 선택이었지만 팔레르모 원정에서 4골이나 허용하자 여론의 인내심은 폭발했다. 결국 가스페리니는 트라브존과의 경기에서는 포백으로 돌아섰다. 하지만 이번엔 공격력과 미드필드 운용이 문제였다. 하비에르 자네티, 캄비아소, 오비, 스네이데르 등 미드필드진의 전혀 창의적인 플레이를 보여주지 못하고 트라브존 스포르의 압박과 기동력에 밀렸다. 공격진에는 라치오에서 임대를 온 마우로 사라테와 지난 시즌 중 야심 차게 영입한 지암파올로 파찌니가 나섰지만 결정적인 찬스를 살리지 못했다.

트라브존의 소극적인 공격에 수비 불안감은 어느 정도 감출 수 있었지만 이번에는 공격의 무기력이 발견된 것이다. 인테르는 팀 공격의 절반을 책임지던 에투의 공백을 처절하게 느꼈다. 에투는 지난 8월 중순 연봉 2천만 유로를 약속한 러시아의 안지로 이적하고 말았다. 에투를 대신하기 위해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에서 활약하던 디에고 포를란을 이적시장 마감 직전 영입했지만 포를란은 아틀레티코 소속으로 유로파리그 3차 예선에 출장한 탓에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까진 출전이 불가능하다. 가스페리니 감독은 경기 후 “납득할 수 없는 패배다. 우리가 보여준 전체적인 플레이는 만족하지만 많은 찬스에서 운이 따르지 않았다”며 쉽게 패배를 인정하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인테르는 이제 겨우 3경기를 치렀을 뿐이고 시즌은 지금부터 시작이지만 귀네슈 감독에게 당한 가스페리니 감독의 행보는 불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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