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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트맨이 왜 슈퍼맨과 싸우느냐고 묻는 분들께
게시물ID : movie_5305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오세상에
추천 : 5
조회수 : 1068회
댓글수 : 9개
등록시간 : 2016/02/13 19:16:02
궁금해 하시는 분들이 많더군요. 그들이 왜 싸우느냐.
물론 dc 코믹스에 관심있는 분들은 당연하게 여기시겠지만, 의아해 하시는 분들도 꽤 계셔서 대강이나마 적습니다.
 
오유에서도 '배트맨의 개인적인 원한'이 아니겠느냐, '코믹스와 동일하게 슈퍼맨이 미 대통령의 지시를 받아서' 등의 말이 나왔고,
다른 커뮤니티에서는 심지어 '마블에 쫄리니 이런 무리수까지 두네요', 혹은 '무슨 배트맨 따위가 슈퍼맨이랑 싸운다고' 등의 글을 볼 수 있었습니다.
 
(사실 오유는 꽤 나은 편이죠. 히어로에 관심 있는 분들이 꽤 있어서인지 그래도 완전히 말도 안되는 소리까지는 드뭅니다.)
 
 
배트맨이 슈퍼맨을 경계하는 이유는 보다 대의적입니다. 웨인타워가 무너졌든, 거기서 누가 죽었든 그건 배트맨에게 부차적인 사유입니다.
돈옵저스티스의 최종 예고편에서도 직접적으로 말하고 있죠.
 
브루스 웨인 : "슈퍼맨은 인류를 멸망시킬 수 있는 힘을 갖고 있어요.
그가 우리의 적일 가능성이 단 1%라도 존재한다면, 난 그걸 확실히 대비해야만 합니다."
 
즉 브루스 웨인이 맨오브스틸 당시의 슈퍼맨과 조드를 보던 그 표정은, 원한이 아니라 무력감에서 온겁니다. 인류는 도저히 막을 수 없는 그 힘.
'나는 저 힘을 어떻게 봐야 하는가?'도 답이 안서는데, 심지어는 첫 발견에서부터 슈퍼맨과 그 동족들은 지구를 박살내고 있었죠.
 
.. 그에 따른 브루스 웨인의 결론은, '그를 힘으로 제어할 방법이 필요하다.'
 
첫번째 티저에서도 확실히 메시지를 전했었습니다. 군인들조차 슈퍼맨을 향해 무릎을 꿇는 상황.
비록 배트맨 자신의 말은 아니었지만, "압도적인 힘은 반드시 부패해요. 반드시." "역사적으로 단 한 번의 예외도 없었죠." 라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요컨대 범인류적 관점에서 슈퍼맨은 반드시 견제되어야만 한다는겁니다.
 
여기에 '그는 인간이 아니라 외계인이기에 더더욱 믿어선 안된다'는 전제까지 들어가면
(돈옵저스티스의 루터와는 다를 것 같지만) 렉스 루터의 사유와도 같습니다.
 
Brian Azzarello의 Luthor(이 세계관과는 관련없지만 참고는 할 수 있겠죠,)는 "모든 인간은 평등하다. 모든 인간은. 그러나 넌 인간이 아냐."라고
말하고, "난 널 믿지않아. 외계인."이라고 곱씹습니다.
 
 
결국 이번 영화의 바탕이 된 코믹스, 다크나이트 리턴즈의 브루스 웨인의 마지막 대사는 필연적으로 다음과 같아야만 했습니다.
"I want you to remember the one man who beat you."
 
악으로 가는 길은 선의로 가득차 있다고 합니다. 
어떤 이의 이상과 현실, 그리고 그에 따른 인과율이 결코 다수의 행복, 생존, 혹은 '옳은 일'과 직결되지는 않는 까닭입니다.
 
슈퍼맨은 반드시 기억해야 합니다. 그의 힘은 절대적이지 않으며, 지구의 누군가는 슈퍼맨을 막을 수 있습니다.
그렇게 견제세력이 존재한다는 것이 슈퍼맨에게,
그 힘을 독단적 선택 혹은 한 세력의 이해에 따라서 -가 아니라 공의와 타협의 과정을 거쳐 사용해야만 하는 당위를 부여합니다.
 
물론 이는 슈퍼맨 개인에게만 적용되는 사유는 아닙니다. 강력한 힘을 가진 히어로들에게는 협의체가 필요합니다.
논의를 통해 산출된 공동목표를 위해 협력하는 한편, 서로를 견제해야만 하니까요.
(모든 일에 앞서 가장 강력한 힘을 갖고있는 슈퍼맨조차도 '견제가 가능'하다는 바가 증명되어야만 했던 까닭이기도 합니다.)
 
'저스티스리그'의 시작이죠.
 
 
ps.
어벤저스와 저스티스리그는, 따라서 그 시작부터 큰 차이를 갖습니다.
외부의 강대한 적들에 대항해 시작된 어벤저스는 그 성격이 보다 명쾌하고 분명하지만, 저스티스리그가 사전에 거친 바가 생략되었던 까닭으로
(물론 다른 이유들도 있지만, 큰 흐름으로 보았을 때) 필연적으로 내분을 거치게 됩니다. '시빌 워'의 발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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