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 다음에 연재되었던 순정만화의 후속작은 "미스테리심리썰렁물"이다. (물론 제목이다..) 미심썰(줄여서..)의 미스테리한 사건은 전부 아파트에서 벌어진다. 어느 독일인이 그랬다던데, 우리나라에 오면 가장 흥미로운 것 세가지가 길거리의 커피 자판기, 어딜 둘러봐도 야산이 보인다는 것, 그리고 엄청난 수의 고층아파트 단지였단다. 그러고보니 아파트... 참 재미있지 않은가..? 사람 바로 위에 사람이 살고 사람 바로 옆에 사람이 살며 가장 가깝고 많이 몰려 살면서도 소통은 잘 이뤄지지 않는다. 게다가 창문만 열면 맞은 편 아파트에 사는 사람의 생활이 보이는 구조이니.. 미심썰의 모든 사건은 사람이 가장 쉽게 마주칠수 있으며, 가장 막혀있는 구조이기도 한 한 오래된 아파트에서 벌어진다. ------------------------------------------------- 그동안 미심썰의 배경이 될만한 아파트를 찾아 헤맸다. 조건은 사실 단순했다. 베란다형의 복도일 것. 두 동이 마주보는 아파트의 구조일 것. 15층 이상의 고층일 것. 오래된 아파트이지만 너무 후져 보이진 않을 것. 어쩐지 조금은 음산해 보일 것. 그런데 의외로 저런 조건에 들이맞는 아파트는 흔하지 않았다. 고덕동 둔촌동 오금동 잠실 수서 등등.. 온갖 아파트가 많다는 동네를 다 뒤지고 다녔지만 내가 생각하던 아파트는 찾기가 쉽지 않았다. 거의 포기할때 쯤에서야 눈에 딱 걸린 아파트가 있었다. 바로 대치동의 은마 아파트. 뭐랄까..들어선 순간, 장면들이 떠올랐다고나 할까. 꽤 오래된 아파트임에도 불구하고 후져보이는 느낌은 아니었다. 어차피 아파트 그림이야 뭉뚱그려서 명랑만화처럼 그리겠지만 느낌이 중요했다. 직접 저런 아파트를 보고 싶었다. 저곳에 가서 서성대면서 막혔던 콘티가 두개나 뚫렸다. 이제 한주 남았다. 으랏싸!! 미스테리심리썰렁물.. 앞으로 잘 풀려가길 바란다. ------------------------------------------------- 사진을 찍으러 다닐 때마다 경비 아저씨들께 너무나 많은 의심을 받았고 제지를 당했다. 외모가 문제인가..하아.. 저 사진들은 그나마 겨우 찍었으나 내심 더 찍어왔으면 하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