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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을 산다는 것은 그 자체로 적자...
게시물ID : gomin_69153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무스탕소년
추천 : 0
조회수 : 345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3/05/12 01:30:31

자전적인 내용이라 어투가 딱딱한 것 양해 부탁드립니다.



모 방송사 조연출로 입사할 기회가 있었는데, 거절했다. 


개인의 능력이나 열정 문제도 있었지만 가장 큰 것은 월급이 적었기 때문이 아니었다 싶다. 


방송 편집이나 연출일이야 구체적인 툴이나 그 방송의 컨셉은 새로 배워야하는 문제였기에 그렇게 심각하지 않았다. 


월화수목금금금 야근을 밥먹듯이 하는 강행군도 버틸 자신은 있었다. 체력은 좋으니까. 


다만 월급이 너무나도 적은 것은 현실의 위협으로 느껴졌다. 


대략 1년은 세제후 100만원 이하 를 받고 생활해야한다. 


월세 및 각종세금 포함해 매달 지출하는 것이 50정도..  거기에 회사까지 이동하는 한 달 교통비, 식비를 포함하면 적자다. 


보험도 매달 내는게 십 만 원이다. 적어도 십 만 원 이상은 확실하게 적자인 셈이었다. 


솔직히 이바닥은 많아야 월급이 120~150이다. 서울에 집이 없는 상황에서 생활을 할 수 있는 정도의 월급은 2년 후에나 받는다. 


그것도 겨우 적자를 면하는 수준으로.. (물론 노동강도는 빡새고) 



열정이고 뭐고 떠나서 생활을 이어갈 수 없다는 결론이 나오니 결국 거절을 했다. 부모님 아시는 분 건너서 들어온 자리였는데 말이다. 


거절 전화를 하고 숨죽여 울었다. 일하는 것. 노동이라는 것이 무엇인데 부모의 마음을 이리도 신경쓰게 만들며, 


나의 자존감과 미래에 대한 걱정을 자꾸만 안으로 함몰시키는가. 



친구와 커피장사를 할 때도 한 달 150은 받고 교통비, 식비 지원까지 받고 일했는데. 


그 장사도 '내가 하고 싶은 일을 찾아서 해볼게. 글만지며 살아볼래' 라고 말하며 


친구를 남겨두고 졸라 호기롭게 나왔던 본인 스스로가 민망스럽다. 



한참을 울고있는데 문득 <위대한 켓츠비> 에서 일자릴 구하던 켓츠비의 모습이 떠올랐다. 


면접후 화장실 거울에서 웃으며 "돈이 필요하다구요. 돈." 하며 자조하던 켓츠비의 모습이 말이다. 


오 시바. 이게 몇 년 뒤 내모습이 될줄은 꿈에도 상상 못했는데... 




내 열정은 이미 현실의 무게에 압사했는지도 모르겠다. 




그저 생활을 유지할 정도의 금전만 있으면 된다. 그게 안될 뿐이지.   


이번 달이면 일할 때 모아둔 돈도 바닥이 난다. 


서울에 집이 있는 사람이 부러워지는 그런 밤이다.  적어도 월세는 안들어가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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