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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위로 좀 해주세요
게시물ID : gomin_53136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익명ZGdpb
추천 : 1
조회수 : 122회
댓글수 : 7개
등록시간 : 2013/01/05 23:25:51

 

 

 

이모댁 보증 서주면서 저희집은 망하기 시작했어요

부모님 두분 다 받은거 없이 배움도 짧아서 가진거 없이 시작하셨으니

끝도 없이 바닥을 파고 들었죠

아빠는 한탕을 바라는 분이셨고 엄마는 성실했지만 무능력해서 수입이 적었어요

이모 부부는 뻔뻔했고 우리 가족은 항상 가난했어요

가난은 불행을 줄줄이 불러들였고 엄마는 저를 학대했고 아빠는 외면했어요

그렇게 오래오래 살았습니다

고등학교 졸업할때까지 맞았어요 그 전에 맞다가 죽을 줄 알았는데 오래도 버텼어요

졸업 후 피시방이나 편의점 알바를 전전하며 술담배를 배우고 앞날 없이 살고 있고

아빠는 보험금을 남기고가 사고를 위장해 자살했고

보험금으로 빚은 갚았지만 엄마는 여전히 나를 학대해서 집에서 나왔어요

그리고 저는 여전히 한심하게 배우는거 없이 시간을 흘려 보내다보니 서른이 가까워옵니다

달라져야겠다고 자주 다짐하지만 사람은 변하지 않는다는것만 뼛속 깊이 느꼈어요

내가 한심해서 짜증나고 그래서 술담배만 생각나고 성격도 이상해져서 이제 친구도 없어요

그런데 이모에게는 저와 동갑인 사촌이 있어요

이모집도 가난해서 빚을 못 갚아주는것이기에 어쩔도리가 없고 그 애도 힘들겠지라고 생각하며

감히 동정도 했었어요

최근에 그 아이 소식을 들었는데 가난하지만 배워야 한다고 학원을 다녔으며 과외도 했고

유행하는 옷을 사입기도 했고 대학에 갔고 취업은 못했지만 3년간 지원받으며 공부해서 공무원 시험에도 합격했고

괜찮은 남자친구도 꾸준히 있었다고 하네요

사진을 보니 가난하지만 사랑받고 자란 표정이 역력했어요

대학에 갔다거나 공무원 시험에 붙은 노력을 폄하하는건 아니예요

그 아이도 거저 얻은게 아니지만 제 인생이 억울해서요

저도 중학생때 학원에 가고 싶다고 말했더니 엄마에게는 칼로 위협 당했고 아빠는 한달 학원비를 내줬지만

그 이후로 학원비가 밀려서 학원 벽보에 붙어서 부끄러워서 다닐수가 없었어요

아 그런데 그 와중에 제 남동생은 태권도도 다니고 학원에 다니긴 했어요

어떤 상황에서도 열심히 살아 온 사람은 있겠죠 멋있고 부러워요

그래도 억울하네요 돌릴 수 없는 내 인생에 미안하고 울면서도 살아 온 습성이 변하지 않는것도 원망스럽고

전성기라는 20대에 반지하방에서 숨어있는 기억만 가득해서

이제는 건강이 망가져서 알바하기도 힘들어요

제 탓은 하지말고 그냥 위로 좀 해주세요 저 못난거는 이미 차고 넘치게 알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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