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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 부모님은 경상도 부모님이세요...
게시물ID : sisa_53181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비커밍제이
추천 : 5
조회수 : 596회
댓글수 : 9개
등록시간 : 2014/06/20 21:23:34
방금 어머니와 통화를 했어요. 제게 논리를 좀 제시해주세요...
 
먼저. 제목 그대루 저희 부모님은 경상도 부모님이세요.
 
두분다 무조건 새누리 지지자시고, 특히나 아버지는 고 노무현 대통령의 열혈안티세요.
 
왜 그토록 지겹게 들은... 동네 똥개가 똥을 싸도 노무현 탓이라는 그런 전형적이 새누리 지지자지요...
 
뭐만 했다하면  항상 격앙된 목소리로 다 노무현 때문이라고 하시죠...
 
그럴때마다 그냥  아버지는 노무현 대통령이 뭐가 그리 싫을까... 속으로만 생각하며
 
저는 가슴속으로만 노무현을 사랑하는 사람이 되었어요...
 
그러다 정치에 관심을 가지게 된 시점부터 나의 아버지는 너무 좋으나,
 
노통을 경멸하는 아버지만큼은 싫었어요.
 
그러던중 작년이었던가 명절때 아버지랑 다투게 되었어요.
 
노통이 뭔 잘못을 그리했느냐고. 노무현 대통령이 3년동안 쓴 돈을 지금 계신 저분은 몇개월만에 다 썼다고 했던가...
 
여튼 그렇게 따지고 들었어요.
 
그랬더니 아버지께서 뭔소리냐고 노무현 정부때 공무원을 많이 만들어서 지금 나라가 이모양 이꼴이 되었다는데,
 
순간 뭐라고 받아쳐야 하긴 하는데
 
노통께서 그러셨나? 그런 제도가 있었나? 정말 그랬나? 머릿 속이 하얘지면서 말문이 막히는 거예요...
 
그때 저는 생각했어요. 내가 정확히 알고, 내가 자세히 알아야
 
누군가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고, 정화할 수 있다고요.
 
그때부터 오유에 올라오는 정치 관련 글들은 거의 빠짐없이 읽고, 캡쳐해두고
 
제 주위에 정치에 관심 없는 무조건 새누리 지지자 친구들에게 팩트를 제시하고 마음을 움직이게 만들었어요.
 
어차피 정치에 대해 전혀 모르는 친구들이라 제가 정치 빠꼼이가 아니어도
 
어느정도 증거와 어느정도 팩트를 제시하면 그대로 흡수 하더라구요.
 
그래서 이번 지방선거때도 투표에 마음이 전혀 없는 친구를  오래 설득하여 결국 투표를 하게 만들었고,
 
오거돈 후보가 아쉽게 패배하고 그친구도, 저도 많이 마음 아파했어요.
 
그런데 저희 부모님만은 제 친구들처럼 아예 백지 상태가 아니라 잘못된 정보에
 
이미 오랜 세월 노출되어서 설득이 어렵더라구요.
 
그렇다고 제가 아주 논리정연하게 정치적 사안들이 머릿속에 백과 사전처럼 잡혀있는 것도 아니구요...
 
오늘은 방금 어머니와 통화를 했어요.
 
아버지 세금이 얼마나 나왔다 벌어도 세금으로 다 나간다 그러시길래 순간 욱해서 제가 그랬어요,
 
그 세금 누가 뺏어가서 어따 썼냐고. 지금 정부가 하는게 친기업. 상위 몇프로의 사람들만 잘 살게 해주는
 
그런 공약들. 서민들 등쳐먹는 그런 당을 왜 지지 하느냐고요.
 
이제 의료민영화에 서민들을 위한 모든 공공기관은 다 팔어치우는데
 
내 지금 심정으론 앞으로 우리나라는 저 필리핀 가서 사느니만 못한 나라라고...
 
정말 이 나라 떠나고 싶다고 했더니 어머니 말씀하시길.
 
아이고 야야~ 모르는 소리 하지마래이. 우리 나라만큼 복지가 잘된 나라가 없다드라.
 
일본 사는 느그 이모도 한국 복지는 정말 잘 되있는거라 그러고,
 
이번에 캘리포니아 가서 살고 있는 조카도 미국 이민 온 한국 사람들은 하루 세시간 자고 일하고,
 
인건비는 거나 여나 비슷하고 물가도 여~보다 쪼금 싸다든가 비슷하다든가 마 그렇단다~
 
이러시길래, 어머니께 그랬어요 우리 나라가 복지가 잘 되있어요?
 
그래서 세모녀가 지하 단칸방에 살면서 자살했어요?
 
그러니까 또 어머니께서 아이고~ 그 사람 가계부 써놓은거 못봤드나
 
담배값에 맨날 치킨 사묵고 머 사묵고. 그라고 다큰 딸이 둘이나 있고 나가서 알바만해도
 
세식구가 왜 몬사노. 나이 오십도 안됭기 당뇨가 있어서 일을 하러 못나갔다는데
 
그 나이에 당뇨 있는 사람이 한둘이가..  느그 아빠도 당뇨 있어도 돈 벌러 안가나. 돈도 없능기 담배는 와 푸노.
 
가계부는 꼬박꼬박 잘 썼드라만은 나는 그렇게 노력도 안하고 사는 사람은 불쌍치도 않다 마. 이러시는 거예요.
 
그래서 이번엔 제가 OECD국가 중에 어쩌고 저쩌고 들먹이면서
 
우리나라가 인건비가 세계 몇위고 노동시간이 몇위고 복지가 몇윈데 그런 말씀 하시냐고
 
(저것도 정확히 몇윈지는 말도 못했어요...)
 
안재욱이 못봤냐고, 우리나라에선 몇천만원이면 할 뇌수술을 미국에서 몇억을 주고 해서 지금
 
소송하는거 못봤냐고. 그래도 의료민영화가 문제 없느냐고. 선진국에서도 부러워 하는 우리나라 의료법을
 
왜 바꾸느냐고. 이제 아프면 병원비 없어서 병원도 못간다고 했더니.
 
다시 어머니 말씀하시길. 아이고 야야~ 의료 민영화가 뭐가 문제고.
 
의료 민영화 되도 아프면 병원가면 되는거고 병원비는 보험이 다 알아서 해줄낀데. 그러시는데
 
순간 말문이 막혔어요... 머릿속이 다시 하얘지면서 그런가? 보험이 알아해주나??
 
그동안 내가 숱하게 읽었던 정치. 의료민영화 그 모든 내용들이 공중에서 분해 되듯 뿌얘지더군요.
 
이어서 그라고 마~대한민국은 아직 살기 좋은 나라다 정치인들이 국민들 잘 살구로 해주지
 
못살구로 해줄라고 민영화 하고 그라긋나. 그러시길래.
 
뭘 잘 살게 해줘요. 우리나라가 복지에 돈을 다 써서 돈이 없다고요?(이건 저번에 하셨던 말씀)
 
돈이 없는게 아니라 도둑놈 같은 정치인이 많아서 그런거예요 그랬더니
 
니는 도둑놈 같은 정치인이 우리나라에만 있는거 같나~ 딴 나라는 도둑놈이 없는거 같나 그러시는거예요.
 
그래서 아~ 딴 나라에도 도둑놈 있으니깐 우리나라에도 있어도 되네요?
 
뭐 이러쿵 저러쿵 얼버무리다 끝이 났어요.
 
저희 어머니가 말빨이 쎄세요. 한번도 어머니를 이겨본적이 없어요. 그냥 제가 지쳐서 포기해버리는 수순...
 
그 말빨이 쎄다는 것이 논리정연한 말빨이 아니라 무조건 억지를 부려서라도 이기고야 마는 성격이세요.
 
대화를 하다보면 제 입장이  진중권 교수님의 "알아먹질 못하니 이길 자신이 없네" 딱 그런 느낌이예요...
 
세월호때는 정부를 옹호하시면서 그러니깐 뭐하러 수학여행을 갔느냐고.
 
혹시 니네는 앞으로 배 탈 일 있으면 구명조끼가 어딨는지 잘 보고 타면 되지 머가 문제고.. 이러시길래,
 
아이고 그러면 수학여행 가서 사고가 났으니 수학여행 없애고
 
학교에서 사고 터지면 학교 없애고, 군대에 문제 생기면 군대 없애고, 문제 생기는것마다 없애고
 
나중엔 나라까지 없애면 되겠네요?! 그랬더니
 
아이고 야야. 니 그거 모르나 한 이삼십년 지나믄 나라가 없어진단다
 
마 정치에 관심 가질 필요 없고 나는 지금처럼 맛있는거나 묵고 고양이 밥이나 주고 재미나게 살란다
 
니도 마 쓸데없는 정치에 관심 가지지 말고 재미나게 살믄 된다. 그러시더군요...
 
도대체 이삼십년 후에 나라가 없어진단건 뭔 소린지...
 
차라리 정치에 관심 없고 공약에 관심 없고  당만 보고 뽑을거 같으면 그런 사람들은 투표 안했으면 좋겠어요
 
라고 질러버리고 끝이 났었죠...
 
그냥 어렸을때부터 어머니랑 다투면 순 어거지에 없는 말까지 지어내며 자기 주장을 펴는 그런 스타일이세요...
 
이런 에피소드가 너무나 많지만 글이 지루해질 듯 하고.
 
딱 두가지. 첫번째.. 참여정부때 노통께서 공무원의 수를 기형적으로 많이 늘렸나요?
 
그랬다면 거기에 대한 폐혜가 현재와도 연결이 되는게 사실인지요.
 
그리고 의료민영화가 되더라도 보험이 있으면 상관이 없는건가요.
 
누가 무지한 저를 위해 간단하고 정확한 논리를 제시 해주실 분 안계실까요.
 
다음번에 또 비슷한 대화를 했을 때, 무지함으로 꼬리를 내리고 싶진 않아요... 
 
또 다른 억지 주장을 펼치면 또 막히겠지만. 그걸 떠나서라도 노 대통령께서 그러셨는지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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